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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기 걷기 - 어두운 숲길의 절박한 낙상자

[낙상사고 투병기 334] 하루 종일 계곡에서 고사리 찾다가 늦게서야 숲길 걷기 후 저녁 먹고 헬스장과 월드컵경기장 재활과 딴짓을 병행하다보니 늘 시간이 쪼인다. 오늘은 잔뜩 흐렸지만,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고사리를 찾아 도감용 사진을 찍어 보내주어야 한다. 험한 계곡에 스틱을 잡고 천천히 다가가서 바위가 많은 건천을 올라가는 개고생을 한 후에야 겨우 고사리 사진을 찍고 내려오니 늦은 오후이다. 오후 4시40분 현재 데이터를 보니 3,400보였다. 이크 야단났네 자동차를 강창학경기장으로 달렸다. 강창학 숲길을 크게 한 바퀴 걸으니 5시50분 컴컴해진 숲길를 작게 한 바퀴를 더 걸은 6시20분에야 13천보를 완수했다. 집에와 저녁을 먹고 쉬지도 못하고 헬스장으로 갔다. 다리운동 중심으로 헬스운동을 하는데 ..

바위솔 보고 맨발 걷기 - 협제.금릉해수욕장, 월드컵경기장 축구경기

[낙상사고 투병기 334] 예쁜 바위솔을 보고 해변을 맨발로 걷고 님도 보고 뽕도 딴듯 바위솔의 아쉬움을 달래려 한림으로 달린다. 2년전에 와봤던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먼데 주차하고 해변을 걸으며 찾았다. 어짜피 걷기운동할 겸 말이다. 걷다가 풍성한 해국도 보았다. 그런데 찾아도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걸어 바위솔 위치 확인 중 바로 앞에 있다. 이런 제길, 조금만 더 찾을 걸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놓고 바로 이름이 생각나듯 2년전보다 사흘 앞섰으나 양지의 바위솔을 시들어간다. 음지에서 예쁜 바위솔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정수리에 꽃을 활짝 핀 귀여운 바위솔 바위솔의 꽃말은 근면이다. 근면한 바위솔이 척박한 바위에서 예쁜 꽃기둥을 올렸구나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이제 걷기운동 차례이다. 여기까지 ..

제주올레10코스 - 화순 중앙로의 추억의 풍경, 찬란한 송악산 둘레길

[낙상사고 투병기 333] 1주일 만의 올레길 10코스 화순 중앙로의 추억의 풍경에 아련했다. 그리고 올레 10코스 6시간30분 총 2만9천보 1주일만의 올레길 도전 2는 10코스이다 9코스보다 4km 더 길어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버스에서 내려 시발점으로 가는 길은 화순 중앙로이다. 지난번 9코스를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갈 때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 아련히 다가온다. 피곤해서 빨리 걷는 길과 아침에 느긋하게 걷는 길의 차이이다. 어쩌면 느긋하게 생활하라는 뜻일 것이다. 동네이발관, 목욕탕, 슈퍼, 담배판매 표지판, 음식점, 슬레트지붕 70년대 읍내를 떠올리게 한다. 15.6km 걸어야 하는 압박감에 위로를 주는 길이다. 아마도 나이가 들수록 감상적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추억의 실..

노꼬메오름 일몰, 한라산 구름 쇼 ㅡ 걷기 운동 중 환홀을 맛보다

[낙상사고 투병기 332] 바람 한 점 없는 모두들 숨죽이는 정상 아름다운 석양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한라산은 구름 위에 섬이 된 모습으로 유혹한다. 걷기 연습 차 노꼬메를 산책했다. 둘레길을 돌아 족은노꼬메오름 정상을 거쳐 큰노꼬메오름 정상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서쪽을 본다. 오름 능선들이 너울 너울 실루엣으로 물결치고 짙은 구름 속에서 떨어지는 태양은 붉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은 탄성들이 정상에서 흘러나오고 누군가 한라산을 보라는 소리에 돌아본 한라산은 구름모자를 밟고 섬처럼 떠있다. 정상에서 보는 멋진 풍경에 하산하려는 사람은 없는데 늦게서야 올라오는 사람만 헉헉거리는 모습이다. 나역시 밤길 하산 걱정보다는 현재의 아름다움에 취한다. 제주 바람이 이렇게 얌전해질 수도 있구나. 노꼬..

제주올레9코스 - 일상을 회복한 멋진 날

[낙상사고 투병기 331] 1년 7개월만의 올레길 자신감으로 11.5km, 5시간, 24,000보 일상이 회복되었다는 충반감이 벅찬 멋진 하루 올레길의 다시 걷게 되니 감개무량이다. 낙상사고로 1년 7개월만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상으로 접어든 느낌이다. 하늘은 맑고 바람도 자는 날 올레9코스를 향한다. 9코스는 원래 박수기정을 거치는 짧은 코스였다. 그러나 코스가 바뀌어 군산 정상에 중간 스탬프가 설치되었다. 그래서 쉬운 코스에서 빤센 코스로 바뀐 9코스다. 당초 8월에 2번에 걸쳐 가고자 하였으나, 두 달 늦은 10월 한번에 걷게 되었다. 대평리에서 군산을 향하여 걷는 마음에 각오가 섰다. 재활을 열심히 했으니 거뜬하겠지하는 마음이다. 군산에 올라 풍경을 바라보니 한없기 기쁘다. 나머지 구간도 갈 수..

달리기 1400m 달성 - 매일 100m씩 더 달렸다.

[낙상사고 투병기 330] 첫날은 300m에서 꼴깍 매일 100m씩 업데이트 노력 2주만에 1,400m 달리기 성공했다. 철심 박힌 다리로 달리기는 쉽지 않다. 첫날은 젖먹던 힘까지 쓰며 달려도 300m에 그쳤다. 다음 날부터 100m씩 더 달렸다. 나 자신을 한계로 내몰아야 했다. 목표가 세워졌으니 이를 악물고 달려야 한다. 낮에 1만보를 채우지 못했으면 달리기 후 걸었다. 꽃탐사와 재활운동이 밤낮을 꽉 채웠다. 피로가 물밀듯이 덮쳐오지만 이겨내야 한다. 내 몸과 싸우고 내 의지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길게 뛰었다. 700m 한 바퀴 달렸을 때 한계치 같았다. 한 바퀴로 연습한 후 한 달 후 더 달릴까? 그러나 첫날 700m 달리려고 도전도 했었다. 700m는 넘어야 ..

서귀포칠십리축제 - 축제장을 지나쳐 헬스장으로 가는 재활자

[낙상사고 투병기 329] 걷기운동 후 저녁 먹고 헬스장 가는 길 김범수의 "끝사랑"이 울려퍼져도 1절만 듣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2023 서귀포칠십리축제가 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3일간 열렸다. 원래는 서귀포의 자구리공원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었다. 월드컵경기장을 거쳐 서귀포스포츠센타를 간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면서 아우성이다. 분위기를 보면서 무대 뒷쪽으로 가려고 다가갔다. 서귀포 출신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사이 나는 관중을 벗어나 무대 옆을 지나간다. 그 때 김범수가 나왔다. 사회자가 소개하고 김범수가 인사한다. "끝사랑"노래가 울려 퍼진다. 1절만 듣고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무드 없는 재활자라 이상하게 볼 수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처럼 걷기 위한 재활자의 몸부림이 더 처절하다..

주차장에 돌진한 자동차 - 생(生)과 (死)의 갈림길은 지척이구나

[낙상사고 투병기 328] 갑자기 주차장으로 돌진한 자동차가 내가 주차한 곳의 옆차를 들이박았다. 생과 사의 갈림은 지척이구나 고근산 주차장은 고근산 중턱에 새로 잘 만들어놓았는데 나는 늘 고근산로 입구의 작은 주차장에 주차한다. 고근산을 낮은 곳부터 올라가는 것이 더 많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오후에 약속에 있어 오전에 걷기운동을 마쳐야 한다. 그래서 일찌감치 고근산으로 가다가 입구의 작은 주차장에서 멈췄다. 생각같아서는 주차장 윗쪽에 대고 싶었으나 웬지 대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랫쪽의 길가 가까운 곳에 주차했다. 잠깐 쉬고 있는데 고근산에서 내려오던 승용차가 커브를 꺾지 못하고 주차장으로 돌진했다. 깜짝 놀라는 사이 돌진한 승용차는 내 옆차를 들이박았다. 들이박은 차는 앞이 완전히 박살났..

달리기 - 낙상사고 18개월 후 달리기 운동 시작

[낙상사고 투병기 327] 낙상사고 후 19개월 째 월드컵경기장 트랙에서 달리기 운동 시작 처음으로 300m 달렸다. 낙상사고 후 1년6월이 흘렀다. 제주에서의 재활도 10달을 채웠다. 10월이 되자 마음 가짐을 다졌다. 이제부터 달리기 운동을 시작하자. 그간 헬스장에서 발판에 올라 제자리뛰기 연습을 2달 했다. 런링머신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발판 위에서 색색거리며 제자리뛰기를 하면서 월드컵경기장에서 달리는 나를 상상하곤 했다. 10월 첫날,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계획했었다. 오전에는 죽백란을 탐사하면서 느타리버섯을 많이 땄다. 오후에는 저지오름에서 걷기운동하고 저녁을 먹고 헬스장에서 1시간 30분 다리운동한 후 월드컵경기장으로 갔다. 피곤한 몸으로 월드컵경기장 트랙 1바퀴를 돌겠다고 마음먹었다. 첫발..

슬럼프 - 헬스 운동은 절반도 힘들다.

[낙상사고 투병기 326] 피곤이 겹쳐 감기약까지 먹더니 기여코 슬럼프에 빠졌다. 축 늘어져 운동은 절반도 힘들다. 몸이 힘들면 쉬어야 하는데 재활의 절박함은 쉼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것이 불러온 것은 무리함이다. 오늘은 축 늘어지고 몸에 힘이 모두 빠져나간 느낌이다. 간신히 1만보는 걸었으나 헬스장에 가기가 싫다. 그러나 가야하는 당위가 앞섰다. 한번도 빠지지 않으려는 의지로 헬스장에 갔다. 평소보다 오래 벨트로 몸을 다스렸다.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해서 간신히 다리 운동을 거쳐 매달리는 턱걸이 기구까지 왔다. 힘을 암만 써도 몸을 끌어올리기 힘들다. 5회도 못하고 손을 놓아버렸다. 장애손가락은 저려오고, 팔은 뻐근함을 호소한다. 다시 시도해도 역시 더 못하겠다. 잠시 쉰 후 친업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

사방치기 - 추억 소환!

[낙상사고 투병기 325] 누군가가 그려놓은 사방치기 놀이판 그들의 이야기는 추억으로 물들었겠지 땀 흘리는 재활운동도 훗날의 추억 스토리 걷기운동이 2023년의 화두가 될 줄이야 낙상사고 전에는 꿈에서 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은 빼도 박도 못하는 재활의 구렁텅이 늘 지친 얼굴을 만드는 땀과 절박함이 묻어나오는 시간 지루하지만 어쩔 수 없이 걷는 길 상상을 하고 주위의 식물을 탐색한다. 그러나 그것조차 보이지 않는 힘든 시간이 있다. 짜증과 불안감이 엄습해오면서 온 몸의 반응도 진저리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그런 진저리가 사라진다. 무엇인가 호기심의 촉수가 꽂히는 곳 눈을 크게 뜨며 무엇인가 보일 때다. 누군가의 흔적이 산책길에 그려져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쏜살같이 달린다. 도달한..

늦반딧불이 - 힘든 재활 과정에서 발견한 빛의 유영

[낙상사고 투병기 324] 소나기 훼방에 늦게서야 시작한 걷기 운동 축축한 밤의 숲길에 늦반딧불이가 그리는 빛줄기가 춤을 춘다. 풀벌레들의 화음까지 곁들려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다. 늦반딧불이 유영 (동영상) 감기몸살의 여파가 잦아들었지만 아예 하루를 쉬며 아침과 점심에 감기약을 먹었다. 오후에라도 나가려는데 소나기가 내린다.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섰다. 고근산 산책길에서 1만보를 채워야 한다. 고근산 입구에 도착하니 날이 괜찮다. 그래서 우산도 없이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 쯤 가니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소나기가 쏟아진다. 비를 홀딱 맞으며 간신히 공중화장실로 몸을 피했다. 잠시 후 비가 잦아들어 자동차 주차된 곳으로 가서 우산을 챙겼다. 다시 오르는 고근산 계단 길은 젖어있..

몸살약 - 1주일 간 수원 생활의 긴장이 풀어졌다.

[낙상사고 투병기 323] 1주일간의 수원 생활 눈코뜰 새가 없이 바뻤다. 제주에 와서 몸살이 났다. 새벽 비행기로 김포에 가서 의정부로 달려 장인어른을 뵌 후 첫날의 일정부터 바뻤던 수원 생활 대전현충원에 들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천호역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조카 결혼식에 참석했다. 일정을 쪼개 하루는 고사리탐사를 가서 공작고사리도 보았다. 그러면서 하루 1만보 걷기는 꾸준히 실천했다. 제주에 오니 긴장이 풀렸는지 몸살 기운으로 온 몸이 쑤신다. 수병원에서 수술 후 퇴원시 약을 받은 후 그 동안 약 없이 재활을 잘 버텼는데 갑작스런 몸살로 감기약을 먹었다. 이 정도 일정에 몸살까지 나다니 나다운 모습은 나를 떠난 지 오래 되었나 보다. 재활에 찌든 또다른 나의 얼굴이던가 제주의 공기가 나를 편안하게 하지..

어떤 하루 - 수원에서도 바쁜 일정 후 걷기운동

[낙상사고 투병기 322] 바쁜 일정은 일정이고 걷기운동은 걷기운동이다. 수원에서의 바쁜 하루였다. 조카 결혼식이 있어 9월 초에 수원에 왔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또 올 수도 없다. 제주에서 추석을 보내려고 며칠 더 있었다. 쌀국수 먹으러 동탄으로 달리고 대기 시간에 동탄시내에서 걷기운동하고 쌀국수를 먹은 후 커피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수원에서 와서 광역버스를 타고 문정동에서 내려 결혼식에 참석했다. 추억이 얽힌 남한산성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수원집에서 가서 가족모임을 가졌다. 동탄과 인천에 흩어져 사는 아이들이 왔다. 추석을 제주에서 보내는 대신 저녁을 함께 먹었다. 아이들이 준비한 고기와 회이다. 우니 + 새우 + 감태김 세트 한 입의 맛이 감미롭다. 소줏잔을 기우리며 아이들 말을 들었다...

CHIN & UP - 업그레이드 42.5kg 발버둥

[낙상사고 투병기 321] 턱걸이 운동을 보조하는 친업머신 한 단계 업그레이드에 발버둥친다. Chin up의 사전적 의미처럼 힘을 내자. 손가락 장애로 인한 잡는 악력이 부족하고 통깁스를 오래한 침대생활로 몸의 좌우 밸런스가 심하게 틀어져서 시작하게된 것이 턱걸이 운동이다. 단지 철봉에 매달려 있는 것 조차 힘이들었었다. 매달리는 연습을 많이 한 후에야 턱걸이를 시도했다. 그 턱걸이를 보조하는 것이 친업머신이다. 친업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 턱걸이운동을 수월하게 연습할 수 있다. 친업 기계에 있는 무게 만큼 덜 힘이 든다. 그래서 친업 무게가 가볍게 될수록 몸의 힘이 더 드는 것이다. 중량은 대개 자기 몸무게에서 10을 뺀 수치부터 시작해서 낮추어간다. 처음에 50kg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광배근의 힘이 ..

지채, 큰각시취 - 1만보 걷기에 주인공들이다.

[낙상사고 투병기 320] 꽃을 찍다 1천보에 불과한 걸음 5천보를 걸어 간 후 되돌아와야 1만보를 채우는 재활의 시간 억수같이 내리는 비 잔뜩 흐린 날 애월로 달렸다. 지채 꽃이 보고싶었다. 습지라 장화를 신고 지채를 보았다. 지채를 찍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우산을 쓰고 배낭에 커버를 씌우는데 바지는 다 졌고 뒷주머니 손수건에 물이 뱄다. 억수같이 비가 내려 차에서 한동안 기다리다가 다시 지채를 찍고 꺾은 꽃대를 차에 갖고와서 디카로 암수술 촬영 끙끙 그러고 보니 걷기 기록은 1천보에 불과하다. 바지는 축축하고 팬티까지 젖었는데 애월 해변 올레길 따라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배는 고프고 다리에 힘은 없고 6천보까지 걸어가서 되돌아와야 하는데 왜 이리 먼가 젊은이들은 가볍게 산책하거니 휴식 모드인데 ..

한라천마 - 철심아!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낙상사고 투병기 319] 삼나무 숲에서 한라천마를 보려고 트레킹 1만6천보를 걸었다. 그리고 헬스장에서 처절한 제자리뛰기 한라천마는 삼나무 숲에서 손가락보다도 작은 꽃대를 올려 작은 꽃이 땅을 보며 핀다. 한라천마를 찍으려면 무릎을 굽혀야하는데 다리에 철심이 박혀있어 무릎을 꿇을 수 없으니 바닥에 업드리거나 누워야한다. 게다가 구식 카메라는 LCD창을 고정되어 있어 뷰파인더에 눈을 갖다 대어야 겨우 한라천마와 눈맞춤할 수 있다. 한라천마를 찍으려면 엎드리는 수고 외에 1만 6천보의 걸음을 걸어서야 하고 꽃이 옆을 보고 있는 개체를 찾아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라천마를 본다. 그러니 한라천마가 더 없이 예쁘다. 꽃을 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재활해야 한다. 저녁에 헬스장에 가서 런닝머신 하는 사람..

어싱장 - 진흙 수렁 밟기, 뻐걱 뻐걱 1시간

[낙상사고 투병기 318] 동네에 황토 어싱장이 생겼다. 굳은 땅은 발바닥이 아프다. 질척한 황토에서 땀이 나게 걸었다. 어싱장 걷기 제자리 걸음 비가 자주 오늘 여름이다. 오늘도 비가 내려 물방울 버전을 찍고 일찍 귀가하여 동네에 개장한 어싱장에 갔다. 처음에 굳은 진흙을 밟으니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물이 있는 질척한 곳을 걸었다. 미끄러운 진흙이 발바닥의 감촉으로 전해온다. 맨발 걷기가 요즘 유행인 것 같다. 숲길에서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굳은 진흙 위에서 아파서 걷지 못하는 창피함이다. 몇바퀴 돌았더니 그것도 힘들었다. 아예 진흙 수렁에 제자리 걸음을 했다. 느낌도 좋고 다리 운동으로 최고였다. 물이 적어 뻑뻑해지면 다시 진흙물을 부었다. 뻐걱 뻐걱 힘이 들어도 참아야 한다..

육박나무 암그루 - 님을 봐야 뽕을 따지

[낙상사고 투병기 317] 어제의 낙담을 딛고 육박나무 열매를 보는 환희에 감사하는 시간 어제는 며칠 전 소나기로 후퇴한 계곡을 다시 찾았다. 귀한 고사리인 줄 알고 힘들게 접근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고사리가 아니라는 답변에 엄청 낙담했다. 그래서 오늘의 미션 성공은 폭염 조차도 시원하다. 양지쪽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흐뭇한 오후 산책에 여유를 부려본다. 육박나무는 줄기에 얼룩무늬가 있어 해병대나무라고도 불린다. 둘레길을 가다가 육박나무가 보이면 수술 다리의 아픔을 참으며 가파른 숲을 몇번이나 기어올라야 했다. 찌는듯한 한여름의 폭염 주의보가 문자로 날아오고 그늘 벤치마다 등산화를 벗고 쉬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해병대정신으로 육박나무 암그루를 찾는다 육박나무의 늘어진 가지를 확인하고 600mm 망원으..

꽃과 재활 - 징글징글 아우성

[낙상사고 투병기 316] 허리와 수술 다리는 교대로 아우성 모기와 싸우며 고사리 새순을 찍고 곶자왈 걷기로 기진맥진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을 하고 안경 넘어 시야는 땀방울로 흐릿하다. 허리와 수술다리는 교대로 아우성이다. 고사리 새순이 대체 뭔가? 배고픔을 참으며 시간이 흐른다. 모기들은 그 틈을 잔치날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한번만 더, 한번만 더 뷰파인더를 확인하며 재도전을 반복한다. 이 길은 구도의 길인가. 오전에 달려올 때 라디오 전파에서 들은 "뒤 돌아보니 먼 세월이 잠시 전이었다."는데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 고사리 새순에 절벽 안쪽 후미진 곳에서 땀과 모기와 싸우며 개고생을 하고 있는 현실이라니 하지만 인생 뭐 있어? 일직선으로 간다. 나의 삶! 내 마음 끌리는 대로 살아야지 이런 생각을 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