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운동 106

봄꽃들 - 큰쾡이밥, 가는잎할미꽃, 산자고, 솜나물, 보춘화

[낙상사고 투병기 376] 함께 갔으나 오름은 못오르고 혼자 숲길에서 야생화를 찾았고 오후에서야 함께 꽃을 보았다. 철심제거 후 제주에 내려온 후 처음 맞는 단체 꽃탐사 족은바리메는 경사가 심해 아픈 다리로 오르지 못하고 홀로 숲길에서 야생화를 찾았다. 큰괭이밥과 새끼노루귀를 찾아 봄꽃의 갈증을 풀었으나 보고싶은 세복수초는 발견하지 못했다. 오름을 함께 올랐으면 보았을텐데 안타까움만 인다. 하산 시간에 맞추어 숲길에서 걷기운동을 하고 다시 입구로 오니 팀원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세복수초를 실컷 보았다는 말에 부러움이 두둥실 떠오른다. 점심을 먹으며 웃고 떠들며 회포를 풀고 오후의 꽃탐사는 함께 시간을 보냈다. 많은 야생화를 보니 제주에 왔음을 실감한다. 열심히 재활하여야 다음 달에는 일정을 함께 할 수 ..

유채 꽃길 - 법환포구길, 외돌개(올레7코스) 산책길

[낙상사고 투병기 375] 제주의 유채꽃은 봄의 필수 관광이다. 법환포구길의 유채는 매년 보았고 외돌개와 돔베낭골 사이의 유채는 처음 보았다. 제주 첫날은 오전에 월드컵경기장을 걷고 오후에는 사우나에서 몸을 풀고 저녁엔 이웃과 커피를 마시며 회포를 풀었다. 이튿날부터 본격적 제주생활이다. 우선 농원에 가서 천혜향을 산 후 법환포구길 유채를 보면서 걸었다. 오후에는 외돌개 산책길에서 법환동 방향으로 보니 멀리에 유채꽃 군락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올레7코스를 따라 걸으며 유채꽃밭으로 향했다. 작은 계곡 사이에 유채꽃밭이 아름답게 펼쳐졌다. 소나무와 바다가 어울러진 노랑 유채밭이 환상적 풍경이다. 벤치에 앉아 유채꽃을 감상하며 제주에 왔음을 실감했다. 호텔 식당의 직원들이 유채꽃길에서 무언가를 뜯고 있다...

제주행 - 2년 전에는 배로, 이번에는 비행기로

[낙상사고 투병기 374] 다리의 철심을 빼고 1달 반에 제주행 자동차 시동을 걸어보고 집안 청소를 하고 이웃이 받아둔 소포와 우편물을 확인했다. 오전에 잠깐 시간을 내어 우시장천을 산책하면서 영국난장이방귀버섯에게 잘 있으라고 인사했다. 공항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달리는 마음이 후련하다. 2년전에는 자동차와 여객선을 이용하여 제주에 갔는데 이제는 다리의 철심을 빼고 공항으로 가고 있다. 제주에 도착하면 꾸준히 걷기운동을 해야지 서귀포에 들어오니 유채꽃이 반겨주는데 집에 도착하니 먼지를 마주친다. 먼저 자동차 시동을 걸어보고, 집안 청소를 했다. 수원에 갈 때나 제주에 올 때는 청소가 기본이다. 옆집에서 받아두었던 소포와 우편물을 확인하고 저녁은 밖에나가 쇠고기 샤브샤브를 먹었다. 저녁을 먹고 월드컵 경..

빨강 트라우마 - 남자의 눈물

[낙상사고 투병기 371] 신호수 빨간 글씨 산호수 빨간 열매 낙상자 빨간 핏물 사당역으로 친구들 만나러 가는 날 모처럼 등산화를 신으니 쿠션덧신을 신은 듯 세류역 가는 발걸음이 가벼운 기분을 준다. 아파트 건설 현장의 위험 표시인 "신호수" 깃대를 든 사람들이 오고간다. 순간 빨간 글씨가 확대되며 끝없이 빠져든다. 신호수에서 산호수 글짜가 보이고 산호수 빨간 열매가 식나무 빨간 열매로 치환되며 낙상 순간의 빨간 핏물로 적셔진다. 세류역 계단 한 칸을 두 걸음으로 오르기도 힘들어 알미늄 지지대를 잡고 올라야 한다. 그러면서 떠올린 다리의 피눈물 펜치로 2개의 철침을 뽑아낸 다리에서 피가 흘러 진료실 바닥을 적셨던 핏물은 한라산 계곡을 적셨던 핏물을 닮았었다. 사당역 계단도 만만찮다. 수많은 사람들은 계단..

할머니의 손주 교육 - "아파도 걸어야 하는 거야"

[낙상사고 투병기 367] "아파도 걸어야 하는 거야" "아빠도?" "응!" 앞질러간 재활자의 걸음이 어느 할머니의 손주 교육이 되었다. 철심 제거 수술 후 꿰맨 자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롱붕대로 허벅지부터 발까지 싸매고 바지 밖으로 반깁스를 채운 후 쿠션 덧신을 신고 걷기운동을 한다. 이런 무장 상태는 꿰맨 상처 부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자전거 등 미리 조심해서 지나가라는 시그널의 열할도 한다. 그러면서도 조심 조심하는 걷기운동 행여나 부딪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으로 걸으면서도 주위도 보고 가끔 뒤도 돌아본다. 조급한 재활자의 뇌리가 예민해진다. 앞에 할머니와 손주가 정답게 걷고 있다. 들리는 소리는 경상도 지리에 관해 손주에게 알려주는 것 같다. 걸음을 좀 빨리하여 앞질러 갔..

철새는 날아가고 - 하늘을 뒤덮은 철새야~ 떼거지로 어딜 그렇게 가느냐

[낙상사고 투병기 366] 벌건 석양이 마지막 정열을 쏟는 시간 수많은 철새들이 하늘을 난다. 천수만 가창오리 군무를 못본 아쉬움을 달랜다. 수원에서의 재활은 우시장천, 마중공원, 장다리천이 걷기에 좋다. 우시장천은 자주 걷는 코스이고, 마중공원과 장다리천은 드물게 걷는 코스이다. 오전에는 우시장천을 걷고, 점심 후에는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창가로 보이는 마중공원 방향의 저녁 놀이 물들어온다. 도서관에서 나와 마중공원을 향하며 저녁 걷기운동를 한다. 전날 빗물이 고여있어 노을이 반영된다. 마중공원에 다가가니 소나무숲 사이에 석양이 찬란하다. 급히 방향을 틀어 소나무숲을 벗어났다. 반쪽이 된 석양이 찬란하게 빛을 토한다. 석양을 본 흡족함으로 장다리천을 향하여 발길을 옮긴다. 그 때 하늘을 시꺼멓게 ..

경비골철심제거 후 퇴원 - 이제 다시 목발부터 시작한다

[낙상사고 투병기 357] 앓던 이 빠지듯 철심이 빠져나갔다. 3박4일의 일정이 입원, 수술, 걷기연습, 퇴원으로 물들었다. 이제 다시 목발부터 시작하는 재활이다. 경비골철심제거 수술 후 이튿날 새벽 휠체어를 타고 엑스레이를 찍으러 갔다. 엑스레이 화면에 철심이 제거된 모습이 언듯 보였다. 토요일 아침 조회시간에 휠체어 타고 엑스레이 찍었다고 하니 걷지 않고 왜 휠체어를 탔냐는 주치의의 말 걸어라~ 잠시 후 수술 부위 소독하기 위해 붕대를 풀었다. 무릎 위와 발목 위를 길게 절개했고, 철심이 박혔던 부위도 짧게 4군데나 절개되었다. 호치키스가 아닌 봉합사로 꿰멘 흔적이 보인다. 철심제거수술 흔적이 2년을 인연으로 생각하란다. 마음의 철심이 무릎으로 꽂혀 염원으로 되돌아온다. 다시 목발로 시작하는 재활의 ..

1일 1만보 걷기 - 400일의 기록

[낙상사고 투병기 353] 재활운동으로 400일 연속 매일 1만보 이상을 걸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실천하느라 이를 막물었다. 의지와 고통으로 점철된 기록은 눈물겹다. 2022년 12월 1일부터 2024년 1월 4일까지 400일 연속하여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 1만보 이상을 걸었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속담이 있듯 한 걸음 한 걸음이 만든 동그라미의 궤적은 눈물과 의지의 기록이다. 지나고 보니 뿌듯하지만 하루의 걸음수에는 수 많은 어려움이 도사린다. 그 하루가 1달을 만들고 1년을 넘긴 스토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혹한에도 삼복 더위에도 아프거나 피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도 귀차니즘이 쉬고 싶다고 잡아당겨도 반드시 걸었다. 꽃들의 웃음을 위로 삼아 새와 풀벌레 소리를 응원 삼아 상상의 날개를 펼치면서 걸었..

365일 채운 날 - 서바이벌 걷기

[낙상사고 투병기 352] 재활로 시작해서 재활로 끝나는 2023년 섣날 그믐날에도 서발이벌 걷기 운동 강창학경기장 숲길에서의 3시간 40분 날씨도 흐리고 해서 오전은 집에서 꽃을 검색하며 보냈다. 늦은 점심을 먹고 강창학경기장 숲길을 걸었다. 시간 상으로는 15:06~18:42 4바퀴(3.6km×4회=14.2km), 24251보 올레길 한 코스 정도를 쉬지않고 걸은 격이다. 연말 연휴라 그런지 산책길 보안등에 불이 꺼졌다. 그러면 이참에 핸드폰 후라쉬도 쉬어야지 깜깜한 밤의 숲길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한다. 캄캄한 곳에서 길을 찾는 몸의 감각들이 아우성이고 온몸은 후끈한 땀을 내뱉으며 신음한다. 눈도 뱁새눈이 되어 뭔가를 찾듯 골똘하며 걷는다. 생각을 메모하려고 핸폰을 켜서 화면에 입력한 후 다시 깜깜해..

경고 시그널 - 12월 한 달을 더 준다해도 싫다.

[낙상사고 투병기 351] 발목 쪽에서 올라오는 통증이 무릎으로 뻗어와 전체로 퍼진다 한 바퀴 넉다운에 경고가 커진다 재활에, 허리 삐끗에, 위염까지 몰도바인이 되어가는 12월 무거운 몸은 오후에서야 강창학 숲길로 갔다. 잔뜩 흐린 날씨에도 걷기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숲길 1회 왕복 3.6km는 오르내림이 있어 마라톤연습 구간으로도 이용된다. 1시간 왕복하는데 몸이 넉다운되었다. 주자창 자동차에 앉아 다리를 뻗고 누웠다. 발목 쪽에서 올라오는 통증이 무릎으로 뻗어와 다리 전체로 퍼진다. 에어백 경고 스티커가 커다랗게 다가온다. 몸에 대한 경고 시그널처럼 보인다. 숲길 걷기에서 다리가 갑자기 힘을 잃어 휘청했기 때문이다. 1바퀴 왕복을 더 하고서야 숲길 걷기를 끝냈다. 헬리코박터균 없애는 약을 식사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