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134

발씻기 - 1주일 만에 발가락을 씻다

[낙상사고 투병기 361] 붕대를 싸는 방법이 바꿨다. 1주일만에 발가락을 씻으며 철심 박았을 때 2달만의 발씻음을 떠올렸다. 퇴원하고 4일만의 통원치료에서 붕대로 다리를 싸메는 방식을 바꿨다. 그 차이가 환자에게는 엄청난 차이이다. 퇴원할 때는 허벅지부터 발까지 모두 붕대로 쌌다. 발끝만 조금 보이게 발을 완전히 감쌌다. 그래서 양말도 신을 수 없어 걷기연습할 때 발끝만 감싸는 덧양말로 버텼다. 그런데 통원치료 끝나고 붕대를 감을 때 이번에는 발목까지 붕대로 감고 발은 노출시켰다. 그덕에 발을 씻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무릎 바로 아래의 골절이니 처음부터 발목까지만 붕대로 감아도 되었다. 4일동안 발을 씻지 못한 찝집함을 겪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조금만 더 배려했더라면 환자에게 보다 나은 결과로 ..

철심 제거 후 통원치료 - 여름 바지에 바람이 솔솔

[낙상사고 투병기 360] 겨울 통원치료에 여름 바지 어울리지 않은 낙상자의 패션 코메디가 아니라 처절한 몸부림이다. 통원치료 가는 날 아침 하얀 눈이 내렸다. 창문을 여니 찬바람이 매섭다. 몸이 불편하니 가리는 것이 너무 많은 현실이다. 붕대가 발가락까지 나와 양말을 신을 수 없으니 덧양말이라도 발가락에 끼워 맨살과 바람의 맛대응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바지는 더욱 걱정이다. 날씨가 차가워 털바지를 입어야 하는데 허벅지까지 올려야 하는 치료에는 부적당하다. 작년 여름 통원치료할 때 입었던 얇지만 바지가랑이에 지퍼를 단 바지를 입기엔 날이 너무 춥다. 고민과 고민을 하다가 지퍼달린 얇은 바지를 택했다. 오후에 반깁스를 차고 덧신을 신고 밖에 나왔다. 찬바람이 여름 바지로 감싼 허벅지를 서늘하게 한다. 그러..

목발과 우산 - 제주살이 비교, S24ultra 번역

[낙상사고 투병기 359] 목발 짚고 걷기연습을 해야하는데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오늘 하루 종일 내린다. 침대에 누운채 핸드폰 놀이하면서 제주살이 아쉬움을 달랬다. 퇴원 후 이튿날부터 꾸준히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 목발을 짚고 우산을 쓰지 못하니 밖에 나갈 수 없다.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며 날씨조차 싸늘하다. 목발과 우산, 이런 경우가 바로 상극이다. 2022년 여름에 겪은 재활에서 깨달았다. 목발을 짚고 우시장천 산책길을 갔다가 되돌아 오는데 비가 내려 인근 아파트 콤뮤니티로 피신해 아내가 우산을 갖고 오기를 기다렸다. 또 가랑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빌려준다는 어떤 분의 호의도 외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목발을 짚지않게 되자 우산을 쓸 수 있어 비가오나 ..

주차장에 돌진한 자동차 - 생(生)과 (死)의 갈림길은 지척이구나

[낙상사고 투병기 328] 갑자기 주차장으로 돌진한 자동차가 내가 주차한 곳의 옆차를 들이박았다. 생과 사의 갈림은 지척이구나 고근산 주차장은 고근산 중턱에 새로 잘 만들어놓았는데 나는 늘 고근산로 입구의 작은 주차장에 주차한다. 고근산을 낮은 곳부터 올라가는 것이 더 많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오후에 약속에 있어 오전에 걷기운동을 마쳐야 한다. 그래서 일찌감치 고근산으로 가다가 입구의 작은 주차장에서 멈췄다. 생각같아서는 주차장 윗쪽에 대고 싶었으나 웬지 대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랫쪽의 길가 가까운 곳에 주차했다. 잠깐 쉬고 있는데 고근산에서 내려오던 승용차가 커브를 꺾지 못하고 주차장으로 돌진했다. 깜짝 놀라는 사이 돌진한 승용차는 내 옆차를 들이박았다. 들이박은 차는 앞이 완전히 박살났..

[한라산 낙상사고 228] 소방서 119구조센터 - 낙상사고 구출 감사 인사

한라산 계곡의 구조팀 낙상사고 259일만에 방문하여 인사드렸다. 낙상사고를 당한 날 골절된 몸으로 구조를 기다리던 시간 춥고 목마르고 공포에 떨었던 순간들 119구조팀 6명이 낙상자를 들컷에 싣고 영차 영차 2시간에 걸친 계곡을 탈출하던 그 험한 길 사고 당시의 기억이 주마등이 되어 환히 보인다. 8개월만에 제주에 다시 와서야 119구조팀을 찾아 인사드릴 계획을 세웠다. 우선 구조팀의 인원을 확인하고 제주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잔기지 떡집을 추천받았는데 맛이 땡기지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떡집 2곳을 찾아 다른 제품을 확인하였다. 최종 발효떡을 선택하고 납품받았다. 서귀포소방서 119구조팀과 중문 119구조팀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인사이동으로 많이 바뀌었지만 그 날을 기억하는 분이 있었다. 방문 ..

[낙상사고 투병기 190] 기무 - 기다리면 낙이 오겠지

기다리면 무료 업데이트 웹소설을 보면서 알게된 말 '기무' 재활도 시간이 약이라는데 낙상 수술 후 침대생활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유일한 낙은 웹소설 보기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된 환타지 세상 몸을 움직일 수 없으니 환타지에 몰입해 상상으로나마 삶을 위로받았다. 이루지 못한 성공, 사랑, 직업... 환생이란 기회를 얻고, 특출이란 버프를 기둥 삼아 활약하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울고 웃는다. 웹소설 한 편은 100원인데 돈내고 보는 독자라고 작가의 설정과 오류, 독자의 희망을 댓글이란 공간에서 토로하며 또다른 독자와 전투도 벌인다. 한편 웹소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하여 기다리면 하루 한 편씩 무료 업데이트가 뜨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재미있으면 돈을 내고 당겨보기 때문이다. 그 용어가 '기무'이다. 기다리면 무료라..

[낙상사고 투병기 170] 핸드폰의 고백 - 주인의 터치에 난 방긋 웃는다.

웹소설에서 멧돼지의 독백을 읽었다. 2014년 청성산의 멧돼지새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의 핸드폰의 고백을 그렸다. 찰..칵.. 내 주인이 휘청하며 쓰러지며 굴러갔다. 나는 주인의 손을 떠나 너덜지대 돌틈에 내 팽개쳐졌다. 꿍! 돌틈에 날개를 펴고 엎어졌다. 다행이 나는 상처를 입지 않았다. 내 주인은 더 멀리 굴러갔다. 10분 후 주인이 나를 찾아왔다. 얼굴은 깨져 피투성이 상태였고 다리가 부러졌는지 몸을 엉덩이로 질질 끌었다. 나는 주인을 향해 몸을 반짝 빛냈다. 주인이 나를 잡더니 내 몸을 터치한다. 누군가에게 낙상사고를 알리는 것 같다. (2022-04-01) . . . 찰..칵... 나는 우시장천 산책길을 매일 구경한다. 주인은 우시장천의 모습을 내 머리에 저장한다. 목발 짚고 산책하는 길 아..

[낙상사고 투병기 163] tistory 아이콘 설정 - 소오대산 꽃길을 힘차게 걷던 열망

낙상사고로 힘든 재활기간 걷는다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땀을 흘린다. 소오대산 꽃길을 걷던 열망을 아이콘에 담았다. 낙상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재활 중 경비골 골절 재활기간이 보통 16주~22주란다. 그래서 최대 6개월(24주)이 지나면 걷을 수 있겠다 싶었다. 추석 후에는 제주에 내려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여름 내 땀을 흘리며 재활을 했다. 그러나 추석이 지나도 겨우 걸음마 정도 ㅠㅠ 그 와중에 집 앞의 도서관 공공 pc에서 투병생활 블로그를 올린다. 그런데 봄날의 당혹감과 불확성실, 불안 등으로 그 당시에는 여유가 없었다. 목발을 짚고 겨우 움직일 정도가 되어서야 블로그를 떠올렸다. 그러다 보니 가물가물한 기억, 사진이 엉기고 pc이용시간의 제한, pc의 낮은 사양, 핸폰에서 pc로 사진 전송 잦은 에러..

[낙상사고 투병기 140] 석벽 그림자 - 골절된 경비골, 찢어진 마음

오후의 햇빛이 갈라진 석벽에 만든 그림자 내 다리요, 내 마음이다.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길 삼복더위를 견디고도 쉽지는 않다. 그래도 해야하는 재활길이다.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뚜벅 뚜벅 목발을 짚는다. 아파트 석벽에 나무 그림자가 짙다 나의 걷는 모습이 석벽에 투영된다. 선명한 그림자가 나에게 말한다. "이게 진정한 당신의 모습일세" 돌의 모양대로 틈새를 이은 석벽 엑스레이 사진으로 보는 경비골이 골절된 모습이자 갈갈이 찢어진 내 마음의 표현 같다. 한참을 서서 그 모습을 본다. 나의 낙상사고 영화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로 5개월의 여정이 파노라마를 그린다. 나의 처지를 석벽 텍스처에 보여주는 그림자는 석벽을 지나면 키다리 나라도 데려가 준다. 변화무쌍한 그림자의 행동이다. 그림자는 아프지도 않고 ..

[낙상사고 투병기 132] 블로그 티스토리 이전 - 도서관 공용 pc에서

도서관 공용pc 남은 시간 72분 티스토리 이전 단추를 눌렀다. 그 동안의 댓글들이 사라지는 아픔 다음 블로그가 티스토리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아쉽고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또 댓글들이 사라지는구나 하고 원통하기도 했다. 책의 일방통행과 달리 웹의 글은 방문자의 댓글이 있어 쌍방으로의 소통이 핵심이다. 그런데 블로그가 이전하면서 그 댓글이 없어진다. 낙상사고 후 공공 도서관에서 근근히 이어갔던 포슽들 하루 최대 3시간의 범위 안에서 공용 PC를 사용했다. 걷기운동을 한 후 앉기연습도 할 겸 도서관을 찾았다. 올린 글의 댓글 때문이라도 신속히 블로그를 이전하여야 하는데 플래닛시절의 본문 댓글과 방문자 댓글을 시간채굴로 다시 보느라고 한 달이나 늦어졌다. 17년전의 사연을 모두 읽은 후 블로그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