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저수지 모래땅에 꽂은 흰깃발수변을 평정하고 소란한 들판 잠재우니멋지다, 속명 뜻대로 하얀 풍경 장관이로세 — 진퍼리까치수염과 속명 Lysimachia에 관하여 ㅡ식물의 이름을 들여다보는 일은 때로 고고학자의 붓질을 닮았다. 이름 뒤에 숨은 생태와 어원을 가만히 쓸어내리다 보면,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전 그 풀을 처음 물끄러미 바라보았던 누군가의 시선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저수지 수변, 물기가 축축하게 젖은 모래땅에 닿았다. 습지(진퍼리)에 누군가 마음으로 심어두었을 진퍼리까치수염 한 포기. 그 작던 생명이 땅속줄기를 따라 벋어나가며 수변 한쪽을 하얗게 채워낸 광경을 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수많은 하얀 꽃대들은 마치 들판을 온통 장악한 평화로운 깃발 같았다.이 무성한 번성을 바라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