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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낙상사고 202] 물이끼 - 재활은 이끼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것처럼 어렵다

이끼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어려움처럼 경비골 골절 수술 후 재활의 길은 만만찮다. 아픔을 딛고 한라산에 오르는 그 날까지~ 내가 생각하는 재활의 의미는 수술한 다리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그 길은 길고 힘들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경비골 골절을 수술한 지 8개월이 되지만 아직 계단 오르내리기 연습을 하고 있다. 갈 길에 태산이란 말을 실감한다. 그것을 극복하고자 절박한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 이끼 정자는 물에서 헤엄쳐서 난자를 찾아가는데 안테나가 없어서 운에 맡기는 격이란다. 재활도 언제쯤 정상적인 걸음을 걸을 수 있을까? 꽃을 찾아 가고싶은 곳을 갈 수 있을까? 한라산을 무리없이 오를 수 있을까? 희망을 가지고 재활을 하면서도 때로는 불안감에 휩싸이는 현실이다. 그런데 침대생활..

[한라산 낙상사고 201] 발목 삐끗 - 약화된 발목이 화끈거린다

걷는 것 참 어렵다. 은퇴 후 다시 배우는 걸음 연습 계단 연습하면서 생각도 롤러코스터 낙상자에게 발의 유연성은 발목의 역할이다. 평평한 곳은 걷는데 비스듬한 곳에서는고통이 따른다. 약화된 발목 때문에 험한 길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걷기운동할 때 일부러 비스듬한 곳도 걸어보고 평평한 산책길이 아닌 울퉁불퉁한 오솔길도 걷는다. 발목의 유연성이 제대로 발휘되어야 걷는 자유를 얻는다. 왼발에 힘을 주고 걷는 연습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 산책 중 발목을 삐끗했다. 몸을 휘청이며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발목이 화끈거리고 걷기가 불편하다. 목발 없이 걸어보고 자신감이 붙나 했더니 재활의 길은 멀고, 긴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계단 연습은 꾸준히 한다. 도서관 갈 때 올 때 징검다리 건너고 계..

[한라산 낙상사고 201] 장다리천 - 다른 코스의 걷기운동

다른 코스의 걷기운동 11월에 엄습한 강추위 수술 손가락이 기겁한다 매일 우시장천 산책길 왕복 2km를 걷다가 오늘은 코스를 바꿔 장다리천으로 돌았다. 장다리천~ 덕영대로~우시장천 총 3km 갑자기 엄습한 11월의 강추위에 엄청 추웠다. 장갑을 끼지 않은 수술한 새끼손가락이 오그라들었다. 그래도 날씨는 좋아 핏빛 단풍이 보인다. 걷기운동에 변화를 주니 보는 것들도 달라진다. 아파트 사이의 우시장천과 달리 허허 벌판이다. 하얗게 솜털이 날리는 물억새도 겨울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키버들, 칠자화, 큰낭아초, 단풍잎돼지풀, 앵무새깃물수세미를 보고 텃새화된 흰뺨천둥오리의 둥지도 보았다. 강추위가 몰라쳤어도 볼거리가 많으니 즐거운 걷기운동이다. 덕영대로를 돌아 우시장천으로 내려와 징검다리를 건너 9계단에서 왕복 ..

[한라산 낙상사고 200] 도서관 이용 - 엘리베이터 타지 않은 날

징검다리 계단 매일 연습 도서관 계단 오르기 연습 오늘은 도서관 엘리베이터 안 탄 날 오늘도 걷는다마는 기약없는 재활길 지나온 발자국마다 삶이 고였네 낙상자 가는 길은 한이 없어라 나그네 설음이란 노래를 가지고 낙상자 설음을 패러디했다. 목발없이 걷지만 사람 구실은 아직이다. 엊저녁은 엄마 기일이었는데 제삿상만 차리고 목례로 대신했다. 무릎을 구부지지 못하니 절을 하지 못한다. 종아리가 부드러워야 하는데 땡땡하게 굳어있고 무릎 구부리기는 20cm 미달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재활운동을 해야한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다. 그동안 2층 계단을 오르고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탔었다. 그런데 내려올 때도 처음으로 계단을 이용했다. 어제의 아파트 6층 오르기에 이어 오늘 또하나의 기록이다. ..

[한라산 낙상사고 199] 아파트 계단 6층 오르기 - 땀이 나고 화끈거린다

도서관 가는길 9계단 오르내리기 연습 도서관 2층 계단 오르내리기 연습 후 드디어 아파트 6층을 계단으로 올랐다. 처음에는 추석 후 제주에 내려갈 예정이었으나 경비골의 접착이 여의치 않아 수원에서 계속 재활하면서 12월1일에 제주로 가는 것으로 정했다. 제주에는 3층 계단을 이용해야하고 침대와 쇼파도 없다. 그래서 제주살이에 적응하려면 한 달 동안 더 열심히 재활하여야 한다. 그 동안 9계단, 징검다리, 도서관 2층 계단을 오르내리며 계단 연습도 많이 했다. 드디어 오늘은 아파트 6층 계단 오르기를 도전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스톱워치를 작동시키며 오르기 시작했다. 3층 정도 오르니 다리의 무거움이 전해진다. 5층을 오르니 무릎에 전기에 감전되듯 찌릿찌릿하다. 그래도 6층까지 무사히 다 올랐다. 휴 크..

[한라산 낙상사고 198] 만추 - 11월 첫날의 다짐

11월 첫날의 단풍길 떨어진 낙엽들이 쓸쓸함을 준다. 무거운 다리를 절룩이며 마음을 다스린다. 낙상사고 후 7개월이 지났다. 꽃피는 봄에 낙상사고가 난 후 낙엽조차 짙어지는 만추를 맞았다. 오늘의 재활운동은 걷기연습 2km 외에도 종아리운동 3번 총 45분, 벽스쿼트 2번 총 6분, 실내자전거 타기 1번 140분 도서관 앉아있기 연습 2시간, 9계단 11회 오르내리기 연습이다. 매일 빡빡하게 재활운동에 매진한다. 절박한 재활운동이라도 짜증이 나고 하기 싫을 때도 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견뎌야 한다. 만주의 낙엽길에서 본 떨어진 낙엽들이 쓸쓸함을 주고 목발을 짚지 않았지만 아직은 무거운 다리를 절룩여야 한다. 그 속에서 무릎의 통증은 제일 골치다. 재활에서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의지가 꺾이지 ..

[한라산 낙상사고 197] 할로윈 이벤트 - 신난 아이들과 젊은 부모들

신나는 아이들과 젊은 부모들 아픈 다리 질질 끌며 기웃기웃 부러운 시선으로 어린 시절 그려보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배드민턴 공원에 대형텐트를 치고 풍선과 갖가지 모형을 걸고 있는 가족이 보인다. 알고보니 어린이들 상대로한 할로인 이벤트였다. 부모들이 설치하고 아이들만 신났다. 아파트 요소요소에서 할로인 이벤트가 벌어졌다. 배당된 부스에서 사탕을 주며 아이들을 끈다. 아이들은 할로인 복장을 하고 사탕 바구니를 가지고 다닌다. 부모도 아이들과 같이 할로인 복장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도 보인다. 목발은 벗었지만 성치 않은 다리를 절룩이며 아이들이 몰려다니는 곳을 따라가며 기웃기웃했다. 아이들의 신난 모습을 보며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이렇게 즐겁게 놀아본 기억이 없다. 장난감도 없었고 부모님과 놀아..

[한라산 낙상사고 196] 쪼그려 앉기 - 침대 모서리 잡고 연습 시작

쪼그려 앉기 목표 설정 시작이 절반이란 말을 믿고 싶다. 무릎의 통증아 참아다오. 무릎을 굽혀 발 뒤꿈치가 허벅지에 닿을 정도가 되어야 제대로 쪼그려 앉을 수 있다. 경비골 골절 금속판 고정 수술을 받았기에 무릎 구부리는 각도가 형편 없다. 무릎 바로 아래 경비골이 분쇄골절되었기에 수술할 때 무릎을 째고 철심을 박았다. 그래서 경비골 중간이 골절된 사람보다 무릎 구부리기가 더 어렵다. 걷거나 구부릴 때 무릎의 통증이 가중된다. 무릎에 뚜껑이 달린 느낌이랄까? 통증으로 무릎이 따로 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구부리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목발을 짚지 않고 걷게 되니 무릎 구부리기도 업그레이를 해야 한다. 그래서 샤워를 한 후 몸의 유연성이 높아졌을 때 침대 모서리를 잡고 쪼그려 앉기..

[한라산 낙상사고 195] 아파트 야시장 - 돼지껍데기, 염통꼬치

걷기연습길 옆에 펼쳐진 야시장 줄줄이 펼쳐진 텐트들과 신나는 아이들 낙상환자가 맛본 돼지껍데기, 염통꼬치 아파트에 야시장이 열렸다. 걷기연습길이 인산인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나왔을까? 안을 들여다보니 갖가지 먹거리와 물건들이 보인다. 우시장천 1km를 걸은 후 되돌아오면서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야시장에서 만나 저녁을 먹자고...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서 뭘 먹을까 찾는다. 늘어선 포장마차를 지나니 많은 좌석을 마련한 식당이 보인다. 목발을 짚지 않아서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평소보다 많이 걸었더니 아픔이 가중되었기 우선 좌석에 앉았다. 메뉴판을 보니 돼지껍데기가 보인다. 하남의 검단산 등산 후 맛본 돼지껍데기가 생각나 주문했다. 그런데 맛은 별로였다. 다시 포장마차가 늘어선 곳으로 갔다. 염통꼬치..

[한라산 낙상사고 194] 메뚜기 - 메뚜기도 한철이란 속담의 해석

산책길의 징검다리 메뚜기도 한철이 있었지 11월을 앞둔 마음이 짠하다 이제는 징검다리도 자유롭게 건넌다. 계단을 내려와 징검다리를 건너고 다시 계단을 오르는 길 하루에도 몇번은 건너며 다리를 적응시킨다. 한 낮의 징검다리는 햇빛이 비춰 돌이 덥혀진다. 메뚜기 한 마리 빛을 쪼이며 앉아있다. 10월 말에 보는 메뚜기가 안스럽게 느껴진다. 여름의 활달함을 지나 약해진 모습이 나를 닮은 듯 낙상사고로 재활하는 마음에 짠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마리 꽃은 피었으나 기온은 많이 내려갔다.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한철은 메뚜기뿐만이 아니다. 인생도 구비구비 한철이 있다. 30대엔 20대의 한철이 있었고 은퇴 후에는 현역시절의 한철이 있었다. 더 나이를 먹으면 현재의 시절이 한철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