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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원 진료 - 꿰맨 자리 실밥 뽑기 전 최종 점검

[낙상사고 투병기 368] 택시가 아닌 시내버스를 탔다. 발목 꿰맨 자리가 퉁퉁 부었다. 비급여 롤붕대 처방을 일반 롤붕대로 바꿨다. 2월 26일 통원진료 후 바로 3월 2일 실밥 뽑는 줄 알았다. 그런데 2월 29일 통원진료 받으러 오란다. 추가 통원진료 없이도 실밥을 뽑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내버스를 타고 가니 택시보다 오히려 편하다. 택시에서는 뒷자리에 앉아 다리를 펼쳤으나 불편했다. 그러나 시내 버스는 공간 넓어 앉은 자리에서 편히 다리를 펼 수 있다. 진료에서는 예정대로 3월 2일 실밥을 뽑는단다. 냉각분사치료를 받으라는 처방에 굳이 냉각치료를 받아야 하나? 냉각분사치료는 아물지 않는 수술 부위에 냉찜질하는 역할을 한다. 그렌데 꿰맨 자리가 아물어 이틀 후 실밥을 뽑는 날이다. 냉각분사치료를..

할머니의 손주 교육 - "아파도 걸어야 하는 거야"

[낙상사고 투병기 367] "아파도 걸어야 하는 거야" "아빠도?" "응!" 앞질러간 재활자의 걸음이 어느 할머니의 손주 교육이 되었다. 철심 제거 수술 후 꿰맨 자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롱붕대로 허벅지부터 발까지 싸매고 바지 밖으로 반깁스를 채운 후 쿠션 덧신을 신고 걷기운동을 한다. 이런 무장 상태는 꿰맨 상처 부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자전거 등 미리 조심해서 지나가라는 시그널의 열할도 한다. 그러면서도 조심 조심하는 걷기운동 행여나 부딪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으로 걸으면서도 주위도 보고 가끔 뒤도 돌아본다. 조급한 재활자의 뇌리가 예민해진다. 앞에 할머니와 손주가 정답게 걷고 있다. 들리는 소리는 경상도 지리에 관해 손주에게 알려주는 것 같다. 걸음을 좀 빨리하여 앞질러 갔..

철새는 날아가고 - 하늘을 뒤덮은 철새야~ 떼거지로 어딜 그렇게 가느냐

[낙상사고 투병기 366] 벌건 석양이 마지막 정열을 쏟는 시간 수많은 철새들이 하늘을 난다. 천수만 가창오리 군무를 못본 아쉬움을 달랜다. 수원에서의 재활은 우시장천, 마중공원, 장다리천이 걷기에 좋다. 우시장천은 자주 걷는 코스이고, 마중공원과 장다리천은 드물게 걷는 코스이다. 오전에는 우시장천을 걷고, 점심 후에는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창가로 보이는 마중공원 방향의 저녁 놀이 물들어온다. 도서관에서 나와 마중공원을 향하며 저녁 걷기운동를 한다. 전날 빗물이 고여있어 노을이 반영된다. 마중공원에 다가가니 소나무숲 사이에 석양이 찬란하다. 급히 방향을 틀어 소나무숲을 벗어났다. 반쪽이 된 석양이 찬란하게 빛을 토한다. 석양을 본 흡족함으로 장다리천을 향하여 발길을 옮긴다. 그 때 하늘을 시꺼멓게 ..

영국난장이방귀버섯 - 다시 보니 반갑다. 영국 난장이야

[낙상사고 투병기 365] 자연은 내 친구 이름을 불러주고, 격려를 받는다. 그 매개체가 밴드의 격려로 이어졌다. 재활 목적으로 산책길을 의무적으로 걷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재활 걷기운동 중에 눈을 돌려 호기심을 쏜다. 두리번거리면서 안테나를 세우며 걸으면 힘든 재활도 잠시 잊을 수 있다. 철심 제거수술을 앞두고는 불안감이 커져갔다. 수술 이틀전 수술할 다리를 위로하려고 온천 가는 길 먼지버섯 비슷한 아주 작은 버섯이 눈이 띄었다. 버섯 밴드에 "먼지버섯인가요?" 질문했다. 그랬더니 "영국난장이방귀버섯" 또는 "사람닮은방귀버섯"이란 댓글과 함께 귀한 버섯이니 다시 촬영하여 올려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그래서 수술 전날 다시 버섯을 촬영하여 버섯밴드에 올렸다. 그리고 다음날 철심제거수술 및 입원을 했다. 3..

아들과 함께한 시간 - 오늘만 같아라

[낙상사고 투병기 364] 아들과 함께 한 시간 식단이 달라졌다. 젊은 세대로 좀 더 다가갔다. 아들은 인천에 살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 인천에서 수원오는 길은 많이 막혀 낮에는 2~3시간도 보통이란다. 그래서 주로 새벽에 오고 간다. 철심제거 후 퇴원해서 휴일을 기해 모처럼 수원에 왔다. 딸도 와서 저녁을 먹고 새벽에 떠났다. 그래서 낮에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는 우시장천 산책길 걷기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투썸플레이스에 들려 아들이 콜드 브루와 파니니를 주문했다. 콜드 브루와 피니니가 뭔지 검색을 해봐야 했다. 콜드 브루(cold brew)는 차가운 물로 커피방울을 떨어트려 만든단다. 아들은 태양초와 건조고추를 비유로 들어주니 바로 이해되었다. 콜드 브루는 ..

참고 견딘다 - 철봉에 매달려 아등바등

[낙상사고 투병기 363] 블로그 댓글의 격려를 번역 철봉에 매달려 아등바등하는 hang in there S24울트라가 전해주는 과거와 현재의 버티는 시간들 낙상사고 후 2년의 재활은 굴곡이 심한 삶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옆에 두고 집 주위만 뱅뱅돈 재활의 시간 안타까운 시간과 안감힘의 땀방울이 뒤엉겨 재활떡이 되었다. 1년반이면 철심을 뺀다고 했는데 덜 붙었다는 소리에 실망했고 슬럼프를 딛고 이를 악물고 버티며 고된 재활을 이어갔다. 허리를 삐끗하여 걷기 외 모든 재활을 중단하는 돌발사항도 발생했다. 그러다가 설 쇠러 와서 엉겹결에 철심제거수술을 받고 비오는 날 목발을 짚지 못해 침대에 누워 핸드폰 놀이를 했다. 그 포슽에 격려의 댓글들이 달렸다. 그 중 노당님의 댓글이 눈에 크게 들어왔다. "..

철심 제거 후 걷기 - 얼떨결에 하루 1만보

[낙상사고 투병기 362] 오전, 목발 들고 살금살금 우시장천 왕복 오후, 목발 없이 성큼성큼 우시장천 왕복 덧양말 찾으러 뻐근뻐근 또 한바퀴 퇴원 후 4일째 오전 산책이다. 전날 통원치료시 주치의는 목발을 짚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혹시나 해서 목발을 들고 우시장천을 왕복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이번에는 목발을 놓고 집을 나섰다. 목발 들고 오전에 살금 살금 걷던 발길이 성큼 성큼으로 바뀌고 발걸음도 가볍다. 목발없이 걷는다는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 것 같다. 집에 거의 다 와서 보니 발끝이 시리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밭끝을 감쌌던 덧양말이 없어졌다. 어? 어디다가 흘린 거지? 다시 찾으러 갈까? 쫀쫀하게 그 걸 갖고 뭘 그런데 아내가 만들어준 거다. 발끝이 시리다니 아내가 만든 마음의 덧양말 몸은 벌..

발씻기 - 1주일 만에 발가락을 씻다

[낙상사고 투병기 361] 붕대를 싸는 방법이 바꿨다. 1주일만에 발가락을 씻으며 철심 박았을 때 2달만의 발씻음을 떠올렸다. 퇴원하고 4일만의 통원치료에서 붕대로 다리를 싸메는 방식을 바꿨다. 그 차이가 환자에게는 엄청난 차이이다. 퇴원할 때는 허벅지부터 발까지 모두 붕대로 쌌다. 발끝만 조금 보이게 발을 완전히 감쌌다. 그래서 양말도 신을 수 없어 걷기연습할 때 발끝만 감싸는 덧양말로 버텼다. 그런데 통원치료 끝나고 붕대를 감을 때 이번에는 발목까지 붕대로 감고 발은 노출시켰다. 그덕에 발을 씻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무릎 바로 아래의 골절이니 처음부터 발목까지만 붕대로 감아도 되었다. 4일동안 발을 씻지 못한 찝집함을 겪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조금만 더 배려했더라면 환자에게 보다 나은 결과로 ..

철심 제거 후 통원치료 - 여름 바지에 바람이 솔솔

[낙상사고 투병기 360] 겨울 통원치료에 여름 바지 어울리지 않은 낙상자의 패션 코메디가 아니라 처절한 몸부림이다. 통원치료 가는 날 아침 하얀 눈이 내렸다. 창문을 여니 찬바람이 매섭다. 몸이 불편하니 가리는 것이 너무 많은 현실이다. 붕대가 발가락까지 나와 양말을 신을 수 없으니 덧양말이라도 발가락에 끼워 맨살과 바람의 맛대응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바지는 더욱 걱정이다. 날씨가 차가워 털바지를 입어야 하는데 허벅지까지 올려야 하는 치료에는 부적당하다. 작년 여름 통원치료할 때 입었던 얇지만 바지가랑이에 지퍼를 단 바지를 입기엔 날이 너무 춥다. 고민과 고민을 하다가 지퍼달린 얇은 바지를 택했다. 오후에 반깁스를 차고 덧신을 신고 밖에 나왔다. 찬바람이 여름 바지로 감싼 허벅지를 서늘하게 한다. 그러..

목발과 우산 - 제주살이 비교, S24ultra 번역

[낙상사고 투병기 359] 목발 짚고 걷기연습을 해야하는데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오늘 하루 종일 내린다. 침대에 누운채 핸드폰 놀이하면서 제주살이 아쉬움을 달랬다. 퇴원 후 이튿날부터 꾸준히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 목발을 짚고 우산을 쓰지 못하니 밖에 나갈 수 없다.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며 날씨조차 싸늘하다. 목발과 우산, 이런 경우가 바로 상극이다. 2022년 여름에 겪은 재활에서 깨달았다. 목발을 짚고 우시장천 산책길을 갔다가 되돌아 오는데 비가 내려 인근 아파트 콤뮤니티로 피신해 아내가 우산을 갖고 오기를 기다렸다. 또 가랑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빌려준다는 어떤 분의 호의도 외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목발을 짚지않게 되자 우산을 쓸 수 있어 비가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