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628

[낙상사고 투병기 133] 고구마 잎줄기 껍질 벗기기 - 손톱 끝이 아우성

엄지 손톱으로 끝을 벌려 벗겼다. 손톱 끝이 아프다고 엄살부린다. 참 힘들게 나오는 반찬이었구나 낙상사고 후 146일째, 처음으로 아내를 도왔다. 살짝 데친 고구마 잎줄기의 껍질을 벗기는 일이다. 낙상사고 후 줄곧 케어해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다. 식탁에 앉아 잎줄기 끝을 손톱으로 제킨다. 사실 이 동작이 제일 힘들다. 잎줄기의 끝이 벌어지면 그 끝을 잡고 당기면 훌렁 벗겨진다. 처음에는 할 만 했다. 그런데 조금 하니 손끝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손톱 끝도 검게 물들었다. 오랜만에 앉았더니 앉아있기도 힘들다. 한 시간 정도하니 도저히 못 앉아있겠다. 기어이 침대에 누웠다. 아내는 한 시간 더 껍질을 벗긴다. 반찬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구나 주부의 할 일이 정말 태산처럼 많다. 청주 시절 고구마 ..

[낙상사고 투병기 132] 블로그 티스토리 이전 - 도서관 공용 pc에서

도서관 공용pc 남은 시간 72분 티스토리 이전 단추를 눌렀다. 그 동안의 댓글들이 사라지는 아픔 다음 블로그가 티스토리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아쉽고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또 댓글들이 사라지는구나 하고 원통하기도 했다. 책의 일방통행과 달리 웹의 글은 방문자의 댓글이 있어 쌍방으로의 소통이 핵심이다. 그런데 블로그가 이전하면서 그 댓글이 없어진다. 낙상사고 후 공공 도서관에서 근근히 이어갔던 포슽들 하루 최대 3시간의 범위 안에서 공용 PC를 사용했다. 걷기운동을 한 후 앉기연습도 할 겸 도서관을 찾았다. 올린 글의 댓글 때문이라도 신속히 블로그를 이전하여야 하는데 플래닛시절의 본문 댓글과 방문자 댓글을 시간채굴로 다시 보느라고 한 달이나 늦어졌다. 17년전의 사연을 모두 읽은 후 블로그 이전..

[낙상사고 투병기 131] 걸음마 시도 - 목발 없이 7cm 첫 발 떼기

목발에 의지하지 않고 걸음마 시도 정갱이뼈 통증 딛고 한 발 떼기 7cm 저녁에 보니 힘썼다고 다리가 부었다. 처음으로 깁스신발을 벗고 슬리퍼만 신고 집을 나섰다. 발이 가벼운 듯 했지만 허전한 느낌 그리고 몸에서 전해오는 긴장감 오늘은 야외에서 목발 없이 걸음 떼기 방 안에서 수없이 연습한 대로 용기를 냈다. 보도블록 1칸이 두 걸음이니, 보폭이 7cm 정도이다. 그야말로 아기의 첫 걸음처럼 후들후들 떨리고 혹시라도 넘어질라 온 몸은 바짝 신경이 곤두섰다. 휴~ 몇 발 떼기 하고보니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목발을 짚고 쉬면서 그네타는 어린이를 본다. 무릎을 자유자재로 구부리며 잘도 탄다. 자유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나 간절해본 적이 있나 걸음을 걷다 잠시 멈춰서서 사람들을 본다. 부러움을 넘..

[낙상사고 투병기 130] 죽단화 풍경 - 땀이 범벅, 걷기 연습하다가 뭐얌!

다시 더워진 날씨 같다. 죽단화가 예뻐 땡빛 아래서 촬영했다. 땀이 범벅, 걷기 연습하다가 뭐얌! 말복이 지난 후 하늘은 가을을 연습한다. 나는 목발을 짚고 걷기 연습을 계속한다. 여름은 그렇게 나를 땀으로 몰아갔다. 나를 몰아가는 세월 그 세월을 탓할 순 없다. 왜, 나 때문이니까 이제는 걸어야 하는 삶 찌들고 힘들어도 걸어야 사는 삶 그 삶의 끄나풀은 꽃이다. 원래는 야생화를 더없이 좋아하는데 재활하는 마당에 그냥 꽃이라도 좋다. 우시장천 산책길에 핀 죽단화 노란 겹꽃이 군데 군데 남아있었다. 홑꽃이면 황매화, 겹꽃이면 죽단화(겹황매화)이다. 죽단화는 옛날 시골에서 클 때 화단에서 보았던 꽃이다. 재활하며 보는 꽃은 색다르다. 재활과 관련해 보기 때문일 것이다. 목발을 짚고 걷기도 힘든데 말이다. 목..

[낙상사고 투병기 129] 위대한 걸음 -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자의 부러움

걷는 자의 직립 보행 부러운 시선의 산책길 평범함을 위대함으로 본다. 침대에 누워있을 때는 목발이라도 짚고 걸어보았으면 했다. 그런데 땀 흘리며 목발로 걷기연습 하다보니 산책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 이런 간사한 마음을 갖는 것이 낙상자의 아픔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간사한 것일까? 어쩌면 생존의 기초적 욕구를 달리 표현함일지도 모르겠다. 목발 연습한 지 두 달이 되었다. 우시장천 산책길을 왕복하는 걷기 연습이 매일 이어진다. 왕복 2km를 처음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였다. 그러나 목발 짚기가 만만치 않은 재활이다. 걷기 연습할 때마다 통증과 아픔을 참아야 한다. 가다 쉬다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본다. 잘도 걷는다. 자유롭게 걷는다. 즐겁게 걷는다. 저 모습이 나에겐 위대함으로 보인다. 저렇게..

[낙상사고 투병기 128] 소금쟁이 - 생태천 아이들의 자연 놀이

생태천 아이들의 자연 놀이 잡은 소금쟁이 보여주고 놓아주며 "얘들야! 잘 살아!" 휠체어를 빌린 후 처음 휠체어를 타고 외출한 날 목발 짚고 100m를 처음으로 걸으며 목교 위에서 소금쟁이가 노는 것을 본 것은 지난 6월 하순이었다. 그런 후 두 달 가까이가 되어서야 혼자 목발을 짚는다. 점심을 먹고 산책길을 걷는데 아이들이 물가에서 뭔가 열중한다. 궁금해서 "뭣들하고 노는 거니?" 물었다. 한 아이가 뛰어와서 커다란 구슬을 보여준다. "소금쟁이예요" 구슬 안에 소금쟁이가 보인다. "다시 살려줄 거예요" 아! 소금쟁이를 잡으며 놀고 있었구나 고맙기도 하지, 이렇게 뛰어와 보여주고. 다시 뛰어가서 친구들과 합류한다. 그리고 들리는 소리 "얘들아! 잘 살아!" 생태천의 아이들, 심성이 곱기도 하다. 자연은 ..

[낙상사고 투병기 127]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아파트 도색 안전사고 방지를 기원하면서

낙상사고로 목발 짚는 걷기연습길 무궁화 꽃 배경의 아파트 도색하시는 분 안전사고 방지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낙상사고를 당한 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당연함을 소중함으로 객관적에서 주관적으로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길은 재활의 길인 동시에 사색의 길이다. 생태에 관하여, 인간에 관하여 한여름을 통과한다는 것은 땀의 시간이요, 고통의 시간이다. 그러나 가야하는 길이기에 긍정 쪽을 붙잡는다. 수술 다리의 통증과 불안을 느끼면서 생태에서 위로를 찾고 사람들에게서 응원을 받으며 측은지심을 배운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술래잡기 놀이를 했고 커서는 분단된 약소국의 아픔을 소설로 읽었다. 오늘의 무궁화 꽃은 놀이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다. 다리골절자의 안타까운 시선으로 아파트 도색공사 하시는 분의 안전..

[낙상사고 투병기 126] 구름송편버섯 - 뭉게구름 플러스 알파

장맛비가 끝나니 무더위가 꺾였다. 푸른 하늘 뭉게구름 보며 걷는 목발 연습길 구름송편버섯도 매미소리를 듣고 있다. 드디어 삼복더위도 끝나가는지 하늘은 가을하늘처럼 푸르고 뭉게구름이 저만치 일어난다. 그럴수록 매미소리는 더 크게 들린다. 목발 걷기 연습도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목발을 짚고 가다가 꽃이나 곤충을 보면 걷기연습을 멈추곤 한다. 장맛비가 끝난 오늘의 산책길도 눈이 호강한다. 벚나무 줄기에 구름송편버섯이 무수히 붙어있다. 운지버섯 또는 구름버섯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목발을 짚고 나무 가까이 다가갔다. 구름버섯이니 이왕이면 뭉게구름을 넣고 사진을 찍어보자. 디카와 달리 핸드폰으로는 응달과 양달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핸드폰만의 초강력 스킬이다. 구름송편버섯은 항암효과가 있고 다이어트와 고혈압에도..

[낙상사고 투병기 125] 청개구리 - 내 마음껏 청개구리로 살아주마

청개구리 한 마리, 길로 튀어나왔다. 자전거도 달리는 길, 어서 비껴라. 목발로 툭! 툭! 풀숲으로 쫓았다. 목발 짚고 걷기운동하는 우시장천 산책길 생태가 살아있어 참 많은 사연을 만들어준다. 지렁이가 길에 나와 세번이나 풀숲으로 가게해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청개구리 한 마리 가족의 말인지? 친구의 말인지? 모르지만 그들의 말을 듣지않고 위험한 산책길 한 복판으로 뛰어나왔나 보다. 목발 짚고 걷기운동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초반에는 아내가 동행해줄 정도로 어린이들의 자전거나 킥보드도 자주 다니는 길 자전거 타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은 청개구리 한 마리 당당하게 산책길 한 가운데 나왔어도 그냥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청개구리야! 그렇게 개망나니처럼 니 맘대로 하면 어쩌니? 목발로 툭! 툭! 땅을 때려도 길옆의 ..

[낙상사고 투병기 124] 한우 만찬 - 한우 투뿔9등급 5종, 한우 생갈비

한 달만에 아이들이 모였다. 한우 고기 6종 중 처음이 3종 여러 방법으로 배터지게 맛보았다. 낙상 사고 수술 및 재활로 수원에 있는데도 인천과 동탄에 사는 아이들을 자주 만나지 못한다. 그래도 이번에는 한 달만에 아이들이 왔다. 아들이 인천도매정육점에서 예약하여 5종의 한우 투뿔9등급과 한우 생갈비를 사왔다. 5종은 안심살, 살치살, 새우살, 치마살, 업진살이다. 이 중 살치살, 새우살, 업진살은 처음 먹어본다. 회사 경험이 많은 아들과 딸은 맛의 고수이다. 그런 아들도 3종은 처음이라면서 고기를 구었다. 아들의 먹는 방법 안내에 따라 관자, 표고버섯, 고수, 아스파라가스, 치즈, 양파 등 보조 식품을 구운 고기에 얹어 먹었다. 이름을 알아가면서 먹는 최고급 한우 고기 고기마다 미묘하게 맛이 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