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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에 대하여 - 스마트키의 바테리 교체

[낙상사고 투병기 338] 고근산의 난장판 후 수동키의 불편함을 절실히 느꼈다. 3일만에 바테리를 교환하다. 평소에도 많은 불편함을 참는 편이다. 낙상사고 후는 더 불편함과 가까워졌다. 그런데 휴마트키 먹통으로 수동키는 손들었다. 제주에는 침대, 쇼파가 없어도 잘 견딘다. 다리 수술 후에는 방에 깐 요에 눕거나 일어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그러나 재활 목적이라 생각하고 힘들어도, 억지라도 침대없는 재활을 계속했다. 하루 1만보 이상 걷기부터는 불편함이 일상화 되었다. 주차장보다 멀리 주차하고 걷기 가까워도 우회하기 편한 길 보다는 험한 길에서 유연성 찾기 등 그런데 스마트키가 먹통이 되자 불편함을 참기 어렵다. 트렁크 문이 열지지 않아, 아~ 스마트 먹통이다. 번번히 잊고 트렁크 문을 열려고 애쓴다. ..

몸서리 치는 고근산 - 난장판의 하루

[낙상사고 투병기 337] 뒷산 고근산이 나에게 한 방 날렸다. 정말로 몸서리치는 뒷동산이었다. 2시간 30분의 난장판이다. 올라가는 길 (동영상) 비바람이 강타하는 고근산 들었던 우산은 날아가 쳐박히고 우박은 따발총처럼 얼굴을 때린다. 손은 얼어오고, 콧물은 줄줄 흐른다. 고근산도 나의 재활도 아수라 속이다. 속이 뒤집히게도 핸드폰도 죽었다. 하산길의 비바람에 우산도 쓸 수 없다. 자켓을 입은 몸은 괜찮지만 바지는 흠뻑 젖었다. 허벅지에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에 섬찟했다. 주차장에 와서 트렁크를 여니 먹통이다. 주머니에 넣었던 스마트키가 빗물에 젖어서이다. 수동으로 시동을 걸고 숨을 돌린다. 계기판은 "key out"이 뜨며 빽빽거린다. 비바람에 우박, 먹통된 핸드폰 잃어버린 걸음수는 3천보였다. 저녁에..

날지 못하는 올빼미 - 비 맞으며 한밤중 걷기 1만보

[낙상사고 투병기 336] 낮에 진하게 놀았다. 대신 밤에 진하게 걸었다. 날지 못하는 올빼미 신세 계곡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았다. 아이들이 놀 때처럼 점심의 허기를 도시락으로 서서 때우면서 날씨는 맑았지만 계곡은 비내린 흔적이 진하다. 바위는 젖어있어 앉은 수도 없다. 가방은 나무에 걸쳐 놓았다. 그렇게 낮시간이 가고 주차된 차량으로 가니 오후 5시가 넘었다. 이끄, 이제부터 진짜 하루가 시작된다. 저녁을 먹고 헬스장 다리운동 70분을 하고 월드컵경기장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비가 내리다 말다 질척이는 트랙이다. 월드컵 광장의 불도 꺼졌다. 걷는 사람은 나 혼자다. 한밤 중 올빼미 재활운동이다. 올빼미는 단독 생활을 하면서 주로 밤에 먹이를 찾는다. 올빼미가 날지 못하고 걷는다면 먹이를 잡을 수 ..

해국과 청띠제비나비 - 인연과 추억 만들기

[낙상사고 투병기 335] 빼빼로 데이에 화산암 꼭대기 해국 꽃에 청띠제비나비가 앉았다. 이런 기막힌 인연의 조우는 멋진 추억이어라 제주살이를 몇년동안 하고있으나 제주에 흔하디 흔한 해국의 모습을 나답게 담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디 진하다. 그런데 낙상사고까지 당하고 나자 점점 멀어져가는 해국의 아쉬움이었다. 11월이 되어서야 "이크!" 해국을 봐야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늦게서야 해안으로 달리는 마음에 기대감은 별로 없었다. 역시나 봐둔 곳은 해국의 말라버린 꽃대였다.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해국과의 조우 이것이 끝인가 허탈감에 멀리 바다를 바라보는데 커다란 화산암 위에 해국이 반짝인다. 그런데 어떻게 올라가지? 수술다리의 철심과 꽃 욕심이 갈등하는 사이 내 눈은 벌써 올라갈 곳을 찾고 있었다. 반대 ..

몰아치기 걷기 - 어두운 숲길의 절박한 낙상자

[낙상사고 투병기 334] 하루 종일 계곡에서 고사리 찾다가 늦게서야 숲길 걷기 후 저녁 먹고 헬스장과 월드컵경기장 재활과 딴짓을 병행하다보니 늘 시간이 쪼인다. 오늘은 잔뜩 흐렸지만,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고사리를 찾아 도감용 사진을 찍어 보내주어야 한다. 험한 계곡에 스틱을 잡고 천천히 다가가서 바위가 많은 건천을 올라가는 개고생을 한 후에야 겨우 고사리 사진을 찍고 내려오니 늦은 오후이다. 오후 4시40분 현재 데이터를 보니 3,400보였다. 이크 야단났네 자동차를 강창학경기장으로 달렸다. 강창학 숲길을 크게 한 바퀴 걸으니 5시50분 컴컴해진 숲길를 작게 한 바퀴를 더 걸은 6시20분에야 13천보를 완수했다. 집에와 저녁을 먹고 쉬지도 못하고 헬스장으로 갔다. 다리운동 중심으로 헬스운동을 하는데 ..

바위솔 보고 맨발 걷기 - 협제.금릉해수욕장, 월드컵경기장 축구경기

[낙상사고 투병기 334] 예쁜 바위솔을 보고 해변을 맨발로 걷고 님도 보고 뽕도 딴듯 바위솔의 아쉬움을 달래려 한림으로 달린다. 2년전에 와봤던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먼데 주차하고 해변을 걸으며 찾았다. 어짜피 걷기운동할 겸 말이다. 걷다가 풍성한 해국도 보았다. 그런데 찾아도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걸어 바위솔 위치 확인 중 바로 앞에 있다. 이런 제길, 조금만 더 찾을 걸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놓고 바로 이름이 생각나듯 2년전보다 사흘 앞섰으나 양지의 바위솔을 시들어간다. 음지에서 예쁜 바위솔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정수리에 꽃을 활짝 핀 귀여운 바위솔 바위솔의 꽃말은 근면이다. 근면한 바위솔이 척박한 바위에서 예쁜 꽃기둥을 올렸구나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이제 걷기운동 차례이다. 여기까지 ..

제주올레10코스 - 화순 중앙로의 추억의 풍경, 찬란한 송악산 둘레길

[낙상사고 투병기 333] 1주일 만의 올레길 10코스 화순 중앙로의 추억의 풍경에 아련했다. 그리고 올레 10코스 6시간30분 총 2만9천보 1주일만의 올레길 도전 2는 10코스이다 9코스보다 4km 더 길어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버스에서 내려 시발점으로 가는 길은 화순 중앙로이다. 지난번 9코스를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갈 때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 아련히 다가온다. 피곤해서 빨리 걷는 길과 아침에 느긋하게 걷는 길의 차이이다. 어쩌면 느긋하게 생활하라는 뜻일 것이다. 동네이발관, 목욕탕, 슈퍼, 담배판매 표지판, 음식점, 슬레트지붕 70년대 읍내를 떠올리게 한다. 15.6km 걸어야 하는 압박감에 위로를 주는 길이다. 아마도 나이가 들수록 감상적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추억의 실..

노꼬메오름 일몰, 한라산 구름 쇼 ㅡ 걷기 운동 중 환홀을 맛보다

[낙상사고 투병기 332] 바람 한 점 없는 모두들 숨죽이는 정상 아름다운 석양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한라산은 구름 위에 섬이 된 모습으로 유혹한다. 걷기 연습 차 노꼬메를 산책했다. 둘레길을 돌아 족은노꼬메오름 정상을 거쳐 큰노꼬메오름 정상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서쪽을 본다. 오름 능선들이 너울 너울 실루엣으로 물결치고 짙은 구름 속에서 떨어지는 태양은 붉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은 탄성들이 정상에서 흘러나오고 누군가 한라산을 보라는 소리에 돌아본 한라산은 구름모자를 밟고 섬처럼 떠있다. 정상에서 보는 멋진 풍경에 하산하려는 사람은 없는데 늦게서야 올라오는 사람만 헉헉거리는 모습이다. 나역시 밤길 하산 걱정보다는 현재의 아름다움에 취한다. 제주 바람이 이렇게 얌전해질 수도 있구나. 노꼬..

제주올레9코스 - 일상을 회복한 멋진 날

[낙상사고 투병기 331] 1년 7개월만의 올레길 자신감으로 11.5km, 5시간, 24,000보 일상이 회복되었다는 충반감이 벅찬 멋진 하루 올레길의 다시 걷게 되니 감개무량이다. 낙상사고로 1년 7개월만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상으로 접어든 느낌이다. 하늘은 맑고 바람도 자는 날 올레9코스를 향한다. 9코스는 원래 박수기정을 거치는 짧은 코스였다. 그러나 코스가 바뀌어 군산 정상에 중간 스탬프가 설치되었다. 그래서 쉬운 코스에서 빤센 코스로 바뀐 9코스다. 당초 8월에 2번에 걸쳐 가고자 하였으나, 두 달 늦은 10월 한번에 걷게 되었다. 대평리에서 군산을 향하여 걷는 마음에 각오가 섰다. 재활을 열심히 했으니 거뜬하겠지하는 마음이다. 군산에 올라 풍경을 바라보니 한없기 기쁘다. 나머지 구간도 갈 수..

달리기 1400m 달성 - 매일 100m씩 더 달렸다.

[낙상사고 투병기 330] 첫날은 300m에서 꼴깍 매일 100m씩 업데이트 노력 2주만에 1,400m 달리기 성공했다. 철심 박힌 다리로 달리기는 쉽지 않다. 첫날은 젖먹던 힘까지 쓰며 달려도 300m에 그쳤다. 다음 날부터 100m씩 더 달렸다. 나 자신을 한계로 내몰아야 했다. 목표가 세워졌으니 이를 악물고 달려야 한다. 낮에 1만보를 채우지 못했으면 달리기 후 걸었다. 꽃탐사와 재활운동이 밤낮을 꽉 채웠다. 피로가 물밀듯이 덮쳐오지만 이겨내야 한다. 내 몸과 싸우고 내 의지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길게 뛰었다. 700m 한 바퀴 달렸을 때 한계치 같았다. 한 바퀴로 연습한 후 한 달 후 더 달릴까? 그러나 첫날 700m 달리려고 도전도 했었다. 700m는 넘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