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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칠십리축제 - 축제장을 지나쳐 헬스장으로 가는 재활자

[낙상사고 투병기 329] 걷기운동 후 저녁 먹고 헬스장 가는 길 김범수의 "끝사랑"이 울려퍼져도 1절만 듣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2023 서귀포칠십리축제가 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3일간 열렸다. 원래는 서귀포의 자구리공원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었다. 월드컵경기장을 거쳐 서귀포스포츠센타를 간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면서 아우성이다. 분위기를 보면서 무대 뒷쪽으로 가려고 다가갔다. 서귀포 출신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사이 나는 관중을 벗어나 무대 옆을 지나간다. 그 때 김범수가 나왔다. 사회자가 소개하고 김범수가 인사한다. "끝사랑"노래가 울려 퍼진다. 1절만 듣고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무드 없는 재활자라 이상하게 볼 수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처럼 걷기 위한 재활자의 몸부림이 더 처절하다..

주차장에 돌진한 자동차 - 생(生)과 (死)의 갈림길은 지척이구나

[낙상사고 투병기 328] 갑자기 주차장으로 돌진한 자동차가 내가 주차한 곳의 옆차를 들이박았다. 생과 사의 갈림은 지척이구나 고근산 주차장은 고근산 중턱에 새로 잘 만들어놓았는데 나는 늘 고근산로 입구의 작은 주차장에 주차한다. 고근산을 낮은 곳부터 올라가는 것이 더 많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오후에 약속에 있어 오전에 걷기운동을 마쳐야 한다. 그래서 일찌감치 고근산으로 가다가 입구의 작은 주차장에서 멈췄다. 생각같아서는 주차장 윗쪽에 대고 싶었으나 웬지 대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랫쪽의 길가 가까운 곳에 주차했다. 잠깐 쉬고 있는데 고근산에서 내려오던 승용차가 커브를 꺾지 못하고 주차장으로 돌진했다. 깜짝 놀라는 사이 돌진한 승용차는 내 옆차를 들이박았다. 들이박은 차는 앞이 완전히 박살났..

달리기 - 낙상사고 18개월 후 달리기 운동 시작

[낙상사고 투병기 327] 낙상사고 후 19개월 째 월드컵경기장 트랙에서 달리기 운동 시작 처음으로 300m 달렸다. 낙상사고 후 1년6월이 흘렀다. 제주에서의 재활도 10달을 채웠다. 10월이 되자 마음 가짐을 다졌다. 이제부터 달리기 운동을 시작하자. 그간 헬스장에서 발판에 올라 제자리뛰기 연습을 2달 했다. 런링머신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발판 위에서 색색거리며 제자리뛰기를 하면서 월드컵경기장에서 달리는 나를 상상하곤 했다. 10월 첫날,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계획했었다. 오전에는 죽백란을 탐사하면서 느타리버섯을 많이 땄다. 오후에는 저지오름에서 걷기운동하고 저녁을 먹고 헬스장에서 1시간 30분 다리운동한 후 월드컵경기장으로 갔다. 피곤한 몸으로 월드컵경기장 트랙 1바퀴를 돌겠다고 마음먹었다. 첫발..

슬럼프 - 헬스 운동은 절반도 힘들다.

[낙상사고 투병기 326] 피곤이 겹쳐 감기약까지 먹더니 기여코 슬럼프에 빠졌다. 축 늘어져 운동은 절반도 힘들다. 몸이 힘들면 쉬어야 하는데 재활의 절박함은 쉼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것이 불러온 것은 무리함이다. 오늘은 축 늘어지고 몸에 힘이 모두 빠져나간 느낌이다. 간신히 1만보는 걸었으나 헬스장에 가기가 싫다. 그러나 가야하는 당위가 앞섰다. 한번도 빠지지 않으려는 의지로 헬스장에 갔다. 평소보다 오래 벨트로 몸을 다스렸다.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해서 간신히 다리 운동을 거쳐 매달리는 턱걸이 기구까지 왔다. 힘을 암만 써도 몸을 끌어올리기 힘들다. 5회도 못하고 손을 놓아버렸다. 장애손가락은 저려오고, 팔은 뻐근함을 호소한다. 다시 시도해도 역시 더 못하겠다. 잠시 쉰 후 친업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

사방치기 - 추억 소환!

[낙상사고 투병기 325] 누군가가 그려놓은 사방치기 놀이판 그들의 이야기는 추억으로 물들었겠지 땀 흘리는 재활운동도 훗날의 추억 스토리 걷기운동이 2023년의 화두가 될 줄이야 낙상사고 전에는 꿈에서 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은 빼도 박도 못하는 재활의 구렁텅이 늘 지친 얼굴을 만드는 땀과 절박함이 묻어나오는 시간 지루하지만 어쩔 수 없이 걷는 길 상상을 하고 주위의 식물을 탐색한다. 그러나 그것조차 보이지 않는 힘든 시간이 있다. 짜증과 불안감이 엄습해오면서 온 몸의 반응도 진저리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그런 진저리가 사라진다. 무엇인가 호기심의 촉수가 꽂히는 곳 눈을 크게 뜨며 무엇인가 보일 때다. 누군가의 흔적이 산책길에 그려져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쏜살같이 달린다. 도달한..

늦반딧불이 - 힘든 재활 과정에서 발견한 빛의 유영

[낙상사고 투병기 324] 소나기 훼방에 늦게서야 시작한 걷기 운동 축축한 밤의 숲길에 늦반딧불이가 그리는 빛줄기가 춤을 춘다. 풀벌레들의 화음까지 곁들려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다. 늦반딧불이 유영 (동영상) 감기몸살의 여파가 잦아들었지만 아예 하루를 쉬며 아침과 점심에 감기약을 먹었다. 오후에라도 나가려는데 소나기가 내린다.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섰다. 고근산 산책길에서 1만보를 채워야 한다. 고근산 입구에 도착하니 날이 괜찮다. 그래서 우산도 없이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 쯤 가니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소나기가 쏟아진다. 비를 홀딱 맞으며 간신히 공중화장실로 몸을 피했다. 잠시 후 비가 잦아들어 자동차 주차된 곳으로 가서 우산을 챙겼다. 다시 오르는 고근산 계단 길은 젖어있..

몸살약 - 1주일 간 수원 생활의 긴장이 풀어졌다.

[낙상사고 투병기 323] 1주일간의 수원 생활 눈코뜰 새가 없이 바뻤다. 제주에 와서 몸살이 났다. 새벽 비행기로 김포에 가서 의정부로 달려 장인어른을 뵌 후 첫날의 일정부터 바뻤던 수원 생활 대전현충원에 들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천호역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조카 결혼식에 참석했다. 일정을 쪼개 하루는 고사리탐사를 가서 공작고사리도 보았다. 그러면서 하루 1만보 걷기는 꾸준히 실천했다. 제주에 오니 긴장이 풀렸는지 몸살 기운으로 온 몸이 쑤신다. 수병원에서 수술 후 퇴원시 약을 받은 후 그 동안 약 없이 재활을 잘 버텼는데 갑작스런 몸살로 감기약을 먹었다. 이 정도 일정에 몸살까지 나다니 나다운 모습은 나를 떠난 지 오래 되었나 보다. 재활에 찌든 또다른 나의 얼굴이던가 제주의 공기가 나를 편안하게 하지..

어떤 하루 - 수원에서도 바쁜 일정 후 걷기운동

[낙상사고 투병기 322] 바쁜 일정은 일정이고 걷기운동은 걷기운동이다. 수원에서의 바쁜 하루였다. 조카 결혼식이 있어 9월 초에 수원에 왔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또 올 수도 없다. 제주에서 추석을 보내려고 며칠 더 있었다. 쌀국수 먹으러 동탄으로 달리고 대기 시간에 동탄시내에서 걷기운동하고 쌀국수를 먹은 후 커피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수원에서 와서 광역버스를 타고 문정동에서 내려 결혼식에 참석했다. 추억이 얽힌 남한산성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수원집에서 가서 가족모임을 가졌다. 동탄과 인천에 흩어져 사는 아이들이 왔다. 추석을 제주에서 보내는 대신 저녁을 함께 먹었다. 아이들이 준비한 고기와 회이다. 우니 + 새우 + 감태김 세트 한 입의 맛이 감미롭다. 소줏잔을 기우리며 아이들 말을 들었다...

CHIN & UP - 업그레이드 42.5kg 발버둥

[낙상사고 투병기 321] 턱걸이 운동을 보조하는 친업머신 한 단계 업그레이드에 발버둥친다. Chin up의 사전적 의미처럼 힘을 내자. 손가락 장애로 인한 잡는 악력이 부족하고 통깁스를 오래한 침대생활로 몸의 좌우 밸런스가 심하게 틀어져서 시작하게된 것이 턱걸이 운동이다. 단지 철봉에 매달려 있는 것 조차 힘이들었었다. 매달리는 연습을 많이 한 후에야 턱걸이를 시도했다. 그 턱걸이를 보조하는 것이 친업머신이다. 친업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 턱걸이운동을 수월하게 연습할 수 있다. 친업 기계에 있는 무게 만큼 덜 힘이 든다. 그래서 친업 무게가 가볍게 될수록 몸의 힘이 더 드는 것이다. 중량은 대개 자기 몸무게에서 10을 뺀 수치부터 시작해서 낮추어간다. 처음에 50kg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광배근의 힘이 ..

지채, 큰각시취 - 1만보 걷기에 주인공들이다.

[낙상사고 투병기 320] 꽃을 찍다 1천보에 불과한 걸음 5천보를 걸어 간 후 되돌아와야 1만보를 채우는 재활의 시간 억수같이 내리는 비 잔뜩 흐린 날 애월로 달렸다. 지채 꽃이 보고싶었다. 습지라 장화를 신고 지채를 보았다. 지채를 찍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우산을 쓰고 배낭에 커버를 씌우는데 바지는 다 졌고 뒷주머니 손수건에 물이 뱄다. 억수같이 비가 내려 차에서 한동안 기다리다가 다시 지채를 찍고 꺾은 꽃대를 차에 갖고와서 디카로 암수술 촬영 끙끙 그러고 보니 걷기 기록은 1천보에 불과하다. 바지는 축축하고 팬티까지 젖었는데 애월 해변 올레길 따라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배는 고프고 다리에 힘은 없고 6천보까지 걸어가서 되돌아와야 하는데 왜 이리 먼가 젊은이들은 가볍게 산책하거니 휴식 모드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