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873

사방치기 - 추억 소환!

[낙상사고 투병기 325] 누군가가 그려놓은 사방치기 놀이판 그들의 이야기는 추억으로 물들었겠지 땀 흘리는 재활운동도 훗날의 추억 스토리 걷기운동이 2023년의 화두가 될 줄이야 낙상사고 전에는 꿈에서 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은 빼도 박도 못하는 재활의 구렁텅이 늘 지친 얼굴을 만드는 땀과 절박함이 묻어나오는 시간 지루하지만 어쩔 수 없이 걷는 길 상상을 하고 주위의 식물을 탐색한다. 그러나 그것조차 보이지 않는 힘든 시간이 있다. 짜증과 불안감이 엄습해오면서 온 몸의 반응도 진저리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그런 진저리가 사라진다. 무엇인가 호기심의 촉수가 꽂히는 곳 눈을 크게 뜨며 무엇인가 보일 때다. 누군가의 흔적이 산책길에 그려져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쏜살같이 달린다. 도달한..

늦반딧불이 - 힘든 재활 과정에서 발견한 빛의 유영

[낙상사고 투병기 324] 소나기 훼방에 늦게서야 시작한 걷기 운동 축축한 밤의 숲길에 늦반딧불이가 그리는 빛줄기가 춤을 춘다. 풀벌레들의 화음까지 곁들려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다. 늦반딧불이 유영 (동영상) 감기몸살의 여파가 잦아들었지만 아예 하루를 쉬며 아침과 점심에 감기약을 먹었다. 오후에라도 나가려는데 소나기가 내린다.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섰다. 고근산 산책길에서 1만보를 채워야 한다. 고근산 입구에 도착하니 날이 괜찮다. 그래서 우산도 없이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 쯤 가니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소나기가 쏟아진다. 비를 홀딱 맞으며 간신히 공중화장실로 몸을 피했다. 잠시 후 비가 잦아들어 자동차 주차된 곳으로 가서 우산을 챙겼다. 다시 오르는 고근산 계단 길은 젖어있..

몸살약 - 1주일 간 수원 생활의 긴장이 풀어졌다.

[낙상사고 투병기 323] 1주일간의 수원 생활 눈코뜰 새가 없이 바뻤다. 제주에 와서 몸살이 났다. 새벽 비행기로 김포에 가서 의정부로 달려 장인어른을 뵌 후 첫날의 일정부터 바뻤던 수원 생활 대전현충원에 들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천호역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조카 결혼식에 참석했다. 일정을 쪼개 하루는 고사리탐사를 가서 공작고사리도 보았다. 그러면서 하루 1만보 걷기는 꾸준히 실천했다. 제주에 오니 긴장이 풀렸는지 몸살 기운으로 온 몸이 쑤신다. 수병원에서 수술 후 퇴원시 약을 받은 후 그 동안 약 없이 재활을 잘 버텼는데 갑작스런 몸살로 감기약을 먹었다. 이 정도 일정에 몸살까지 나다니 나다운 모습은 나를 떠난 지 오래 되었나 보다. 재활에 찌든 또다른 나의 얼굴이던가 제주의 공기가 나를 편안하게 하지..

어떤 하루 - 수원에서도 바쁜 일정 후 걷기운동

[낙상사고 투병기 322] 바쁜 일정은 일정이고 걷기운동은 걷기운동이다. 수원에서의 바쁜 하루였다. 조카 결혼식이 있어 9월 초에 수원에 왔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또 올 수도 없다. 제주에서 추석을 보내려고 며칠 더 있었다. 쌀국수 먹으러 동탄으로 달리고 대기 시간에 동탄시내에서 걷기운동하고 쌀국수를 먹은 후 커피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수원에서 와서 광역버스를 타고 문정동에서 내려 결혼식에 참석했다. 추억이 얽힌 남한산성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수원집에서 가서 가족모임을 가졌다. 동탄과 인천에 흩어져 사는 아이들이 왔다. 추석을 제주에서 보내는 대신 저녁을 함께 먹었다. 아이들이 준비한 고기와 회이다. 우니 + 새우 + 감태김 세트 한 입의 맛이 감미롭다. 소줏잔을 기우리며 아이들 말을 들었다...

CHIN & UP - 업그레이드 42.5kg 발버둥

[낙상사고 투병기 321] 턱걸이 운동을 보조하는 친업머신 한 단계 업그레이드에 발버둥친다. Chin up의 사전적 의미처럼 힘을 내자. 손가락 장애로 인한 잡는 악력이 부족하고 통깁스를 오래한 침대생활로 몸의 좌우 밸런스가 심하게 틀어져서 시작하게된 것이 턱걸이 운동이다. 단지 철봉에 매달려 있는 것 조차 힘이들었었다. 매달리는 연습을 많이 한 후에야 턱걸이를 시도했다. 그 턱걸이를 보조하는 것이 친업머신이다. 친업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 턱걸이운동을 수월하게 연습할 수 있다. 친업 기계에 있는 무게 만큼 덜 힘이 든다. 그래서 친업 무게가 가볍게 될수록 몸의 힘이 더 드는 것이다. 중량은 대개 자기 몸무게에서 10을 뺀 수치부터 시작해서 낮추어간다. 처음에 50kg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광배근의 힘이 ..

지채, 큰각시취 - 1만보 걷기에 주인공들이다.

[낙상사고 투병기 320] 꽃을 찍다 1천보에 불과한 걸음 5천보를 걸어 간 후 되돌아와야 1만보를 채우는 재활의 시간 억수같이 내리는 비 잔뜩 흐린 날 애월로 달렸다. 지채 꽃이 보고싶었다. 습지라 장화를 신고 지채를 보았다. 지채를 찍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우산을 쓰고 배낭에 커버를 씌우는데 바지는 다 졌고 뒷주머니 손수건에 물이 뱄다. 억수같이 비가 내려 차에서 한동안 기다리다가 다시 지채를 찍고 꺾은 꽃대를 차에 갖고와서 디카로 암수술 촬영 끙끙 그러고 보니 걷기 기록은 1천보에 불과하다. 바지는 축축하고 팬티까지 젖었는데 애월 해변 올레길 따라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배는 고프고 다리에 힘은 없고 6천보까지 걸어가서 되돌아와야 하는데 왜 이리 먼가 젊은이들은 가볍게 산책하거니 휴식 모드인데 ..

한라천마 - 철심아!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낙상사고 투병기 319] 삼나무 숲에서 한라천마를 보려고 트레킹 1만6천보를 걸었다. 그리고 헬스장에서 처절한 제자리뛰기 한라천마는 삼나무 숲에서 손가락보다도 작은 꽃대를 올려 작은 꽃이 땅을 보며 핀다. 한라천마를 찍으려면 무릎을 굽혀야하는데 다리에 철심이 박혀있어 무릎을 꿇을 수 없으니 바닥에 업드리거나 누워야한다. 게다가 구식 카메라는 LCD창을 고정되어 있어 뷰파인더에 눈을 갖다 대어야 겨우 한라천마와 눈맞춤할 수 있다. 한라천마를 찍으려면 엎드리는 수고 외에 1만 6천보의 걸음을 걸어서야 하고 꽃이 옆을 보고 있는 개체를 찾아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라천마를 본다. 그러니 한라천마가 더 없이 예쁘다. 꽃을 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재활해야 한다. 저녁에 헬스장에 가서 런닝머신 하는 사람..

어싱장 - 진흙 수렁 밟기, 뻐걱 뻐걱 1시간

[낙상사고 투병기 318] 동네에 황토 어싱장이 생겼다. 굳은 땅은 발바닥이 아프다. 질척한 황토에서 땀이 나게 걸었다. 어싱장 걷기 제자리 걸음 비가 자주 오늘 여름이다. 오늘도 비가 내려 물방울 버전을 찍고 일찍 귀가하여 동네에 개장한 어싱장에 갔다. 처음에 굳은 진흙을 밟으니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물이 있는 질척한 곳을 걸었다. 미끄러운 진흙이 발바닥의 감촉으로 전해온다. 맨발 걷기가 요즘 유행인 것 같다. 숲길에서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굳은 진흙 위에서 아파서 걷지 못하는 창피함이다. 몇바퀴 돌았더니 그것도 힘들었다. 아예 진흙 수렁에 제자리 걸음을 했다. 느낌도 좋고 다리 운동으로 최고였다. 물이 적어 뻑뻑해지면 다시 진흙물을 부었다. 뻐걱 뻐걱 힘이 들어도 참아야 한다..

육박나무 암그루 - 님을 봐야 뽕을 따지

[낙상사고 투병기 317] 어제의 낙담을 딛고 육박나무 열매를 보는 환희에 감사하는 시간 어제는 며칠 전 소나기로 후퇴한 계곡을 다시 찾았다. 귀한 고사리인 줄 알고 힘들게 접근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고사리가 아니라는 답변에 엄청 낙담했다. 그래서 오늘의 미션 성공은 폭염 조차도 시원하다. 양지쪽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흐뭇한 오후 산책에 여유를 부려본다. 육박나무는 줄기에 얼룩무늬가 있어 해병대나무라고도 불린다. 둘레길을 가다가 육박나무가 보이면 수술 다리의 아픔을 참으며 가파른 숲을 몇번이나 기어올라야 했다. 찌는듯한 한여름의 폭염 주의보가 문자로 날아오고 그늘 벤치마다 등산화를 벗고 쉬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해병대정신으로 육박나무 암그루를 찾는다 육박나무의 늘어진 가지를 확인하고 600mm 망원으..

꽃과 재활 - 징글징글 아우성

[낙상사고 투병기 316] 허리와 수술 다리는 교대로 아우성 모기와 싸우며 고사리 새순을 찍고 곶자왈 걷기로 기진맥진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을 하고 안경 넘어 시야는 땀방울로 흐릿하다. 허리와 수술다리는 교대로 아우성이다. 고사리 새순이 대체 뭔가? 배고픔을 참으며 시간이 흐른다. 모기들은 그 틈을 잔치날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한번만 더, 한번만 더 뷰파인더를 확인하며 재도전을 반복한다. 이 길은 구도의 길인가. 오전에 달려올 때 라디오 전파에서 들은 "뒤 돌아보니 먼 세월이 잠시 전이었다."는데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 고사리 새순에 절벽 안쪽 후미진 곳에서 땀과 모기와 싸우며 개고생을 하고 있는 현실이라니 하지만 인생 뭐 있어? 일직선으로 간다. 나의 삶! 내 마음 끌리는 대로 살아야지 이런 생각을 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