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136

[낙상사고 투병기 121] 시간 채굴 ㅡ 2005년 플래닛 방명록에서 발견한 뜨거웠던 여름

다음 블로그 이전에는 다음 플래닛이라는 미니홈피가 있었다. 플래닛의 방을 꾸미고, 친구들의 방문과 덕담, 고민의 토로가 활성화 되었었다. 시절의 추억은 어려움을 즐거움으로 치환한 타임캡술이 되었다. 다음 블로그로 개편한 후에는 다음 플래닛의 글과 댓글, 방명록이 모두 이전되었다. 플래닛 시절의 방명록을 핸드폰으로 보니 2005년 10월4일까지 볼 수 있었다. 9월에 다음 블로그가 폐쇄되니, 서둘러 도서관 pc로 방명록을 찾아보았다. pc로 보는 방명록은 점프 기능이 없어 최근부터 일일히 클릭해야 한다. 즉, 1번 클릭하면 1번의 방명록 몇개가 펼쳐지고 아래로 3번 정도 스크롤하여야 2번을 클릭할 수 있다. 복마동에 보관된 기서를 찾기 위해 기관의 장애물을 뚫는 것처럼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

[낙상사고 투병기 120] 플래닛 세상 -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17년 전의 시간들

강북이란 낮선 동네로 탈출 다음 플래닛, 싸이월드, 칸블로그 17년 전의 웹세상 다음 블로그 서비스가 9월말로 종료되고 10월부터는 T스토리에 통합된다고 한다. 조블에서 다음으로 이사올 때 폐쇄되지 말기를 그렇게 고대했는데 ㅠㅠ T스토리에 이전될 때 댓글과 방명록은 이전되지 않는다고 한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T스토리에 이전하였다. 수원집에 PC없으니 핸폰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없어질 댓글을 훑어보다가 2005년 뜨거운 시간을 보았다. 다음 플래닛의 글이 다음 블로그에 이전되어 있었다. 아우성과 열정으로 되범벅된 나의 40대 후반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2005년도는 강남 근무를 탈출하여 강북 근무를 지원한 해였다. 송파에서의 좌절을 극복하고자 한강 다리를 건너야 했다. 성남 집에서 출근할 때 ..

[낙상사고 투병기 119] 우시장천 황새 - 중대백로냐? 쇠백로냐?

우시장천의 하얀 백로 걷기연습길의 진객 목발로 짚고 늘씬한 다리의 부러움 걷기연습길인 생태천 우시장천 백로들도 날아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옛날에는 흔하게 보았는데 도시에서 보니 기분 좋다. 어느 날 백로 한마리가 늘씬한 다리를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람에 흔들리는 물에서 반영이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한다. 목발을 짚고 서있는 것도 불편한데 새의 반영을 담는다고 한참이나 끙끙댔다. 그러나 이 또한 재활의 지루함을 달래는 법 뭔가의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은 고통을 잊는 방법이기도 하다. 삼복더위의 재활의 어려움을 이기는 몰입 이름을 몰라 새를 찍는 동창에게 사진을 보내니 중대백로라고 알려준다. 카카오스토리에 중대백로라고 올렸더니 함께 꽃탐사를 갔던 꽃객이 쇠백로라고 댓글을 달았다. 발가락이 노란 것이 포..

[낙상사고 투병기 118] 걷기연습길의 고마움 - 생태길의 친절한 주민들

자전거 타는 어린이 강아지 유모차 미는 여인 한 마디 말에 힘을 얻는다. 수원 권선동의 우시장천 생태천 양쪽에 산책길이 있고 그 안쪽에 오솔길이 있다. 아파트 6개 단지 사이를 흐르고 있는데 각종 식물과 물에 사는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그 생태길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동심을 키운다. 주말이면 부모와 함께 잠자리채나 곤충채집통을 가지고 곤충이나 물고기를 잡으며 놀고 있다. 그 모습을 보는 낙상자의 얼굴에도 미소가 어린다.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성향도 굉장히 친절하다. 아이들의 애들다운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깁스하고 목발 짚을 때도 아이들이 인사를 많이 받았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두 번이나 인사를 받았다. 목발 짚으면 걷는데 "안녕하세요?" 꼬마 자전거 타면서 인사하며 지나가는 어린이 "그래" 하면..

[낙상사고 투병기 117] 삼베옷 - 한여름의 삼베옷, 시원해서 좋구나

까슬까슬하다. 땀을 빨리 흡수하고 배출한다. 삼복더위에 딱이다. 삼복더위에 목발 짚는 일 땀과 싸우는 재활길이다. 땀에 젖은 옷이 짜증을 불러오기도 한다. 삼베베개에 이어 이번에는 삼베 반바지를 입었다. 삼베는 삼으로 짠 천을 말하며, 베 또는 대마포로도 불린다. 옛날에 베는 여름에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직물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삼베옷을 보기가 어렵다. 나도 한 때 40대에는 삼베옷을 입고 싶었다. 그러나 은퇴 후 낙상사고를 난 후에야 삼베옷을 입는다. 시원한 삼베 바지를 입고 걷기연습을 했다. 옷이 까슬까슬해서 구멍이 나서 시원했다. 삼복더위 걷기연습길의 옷으로 딱이었다. 며칠 후 삼베천으로 윗옷도 만들었다. 삼베천이 부족하여 나시 형태로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아내가 만들어준 ..

[낙상사고 투병기 116] 긴급 대피 - 목발 짚으니 소나기엔 속수무책

손은 목발에 빼앗겼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니 어쩌라구?. 긴급 대피 후 아내에게 SOS 긴급 대피 동영상 (2022-08-08) 하루 종일 장맛비가 쏟아졌다. 오늘은 걷기 연습 쉬어야했는데 오후 늦게 그쳤다. 목발을 짚어 우산을 들 수 없는 처지 설마 그 사이 또 비가 내려려나? 삼베 옷을 입고 가볍게 출발했다. 장맛비가 그친 시원한 산책길 한여름의 열기를 식힌 듯 깨끗한 자연이 싱그럽다. 사쁜 사쁜 걷는 산책길 왠지 기운이 나는 것 같다. 그런데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왕 시작한 것 끝까지 가자 도란도란교에서 유턴했다. 그 때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두둑 떨어지더니 무섭게 내린다. 급히 옆 단지의 아파트로 긴급 대피했다. 고양이 한 마리도 나보다 먼저 피신해 있었다. 아파트 앞은 시뻘..

[낙상사고 투병기 115] 거미줄 - 거미줄에 걸린 삶, 낙상사고를 당한 삶

거미줄에 걸린 삶 낙상사고를 당한 삶 알 수 없는 삶의 미래 삶의 반전은 모든 생물의 가능성일 것이다. 목발 짚고 걷기 연습길에서 거미줄에 걸린 삶을 본다. 낙상사고로 뜻밖을 삶을 살고 있는 나를 보는 것 같다.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영웅적인 활동을 한다고 하나 대다수 곤충은 거미줄에 취약하다. 거미줄에 걸려 몸부림 치다가 체액을 빨린 후 말라버린 흔적에서 눈물겨운 삶의 애환을 유추해 본다. 재활이라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며 살아났다는 안도감은 희미지해지고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곤 한다. 손바닥과 손목의 통증을 넘어서 몸의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이 꿈틀거린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거미줄을 모아 끈적이는 껌을 만들고 막대기 끝에 거미줄껌을 붙여 앉아있는 잠자리에게 살며시 다가가던 추억이 ..

[낙상사고 투병기 114] 지렁이 -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산책길의 지렁이, 땡빛에 살려는 몸부림 아내가 숲속으로 보내 주었다.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우시장천 산책길은 생태길이다. 곤충과 새들을 관찰할 수 있고 야생화들도 볼 수 있다.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면서 생태길이 있음에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재활의 어려움을 힐링으로 바꿔주니 참 다행이다. 여름이 되니 산책길에 지렁이가 많이 보인다. 생태가 살아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데 자전거에 치여 죽은 모습도 간혹 보인다. 햇빛이 내리 비치는 여름 날 산책길 보도블록에 지렁이 한 마리가 꿈틀거린다. 달려가는 자전거에 치이면 죽을 것 같다. 아내의 측은지심이 발동되었다.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지렁이를 길 옆의 숲으로 보내주었다. 지렁이도 살고, 나도 아둥바둥 살려고 목발을 짚으며 연습하고 있다. (2022-08-0..

[낙상사고 투병기 113] 손님맞이 - 도서관 휴게실, 물고기 어항

나에게 도서관의 역할은 책이 아니다. 공용 pc로 블로그를 올리며 앉아있기 연습이다. 이번에는 찾아온 손님을 맞았다. 낙상사고로 주로 집의 침대에 누워있고 아파트 산책길 걷기연습과 도서관 블로그 포슽이 유일한 외출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므로 갈 곳이 없다. 집 문제로 직접 찾아가지 못하니 방문하여 승낙서를 받아야 한다는 손님을 도서관에서 만났다. 관계 서류를 확인하고 승낙서를 써주었다. 요즘은 프라이버시 문제로 손님을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만난다. 아파트 컴뮤니티에 차를 마시도록 준비된 곳에서 손님을 만난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손님을 맞으니 요즘의 현상을 실감한다. 도서관 공간에 이렇게 손님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니 놀랄 뿐이다. 그런데 더 놀란 것은 도서관 1층에 물고기 어항이 있는 것이 아..

[낙상사고 투병기 112] 손바닥 물집 - 열심히 목발 짚기한 선물이던가?

그렇게도 손바닥이 아프더니 동그란 물집 2개가 생겼다. 열심히 재활운동 했다는 선물이던가 여름의 한증막에 땀을 질질 흘리는 계절이다. 장맛비로 습기 많은 공기가 몸을 끈적인다. 목발로 걷기 연습하는 길에 고난이 이어진다. 목발을 짚을 때 가장 힘든 것은 손목과 손바닥의 아픔이다. 아픔을 완화시키려 목발 손잡이에 붕대를 감았지만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아픔을 풀어주어야 한다. 그렇게도 힘들게 했던 여름의 목발 연습길 급기야는 손바닥에 물집까지 생겼다. 그래도 재활운동은 해야한다. 물집이 생기지 않은 손바닥에 힘을 더 준다. 균형이 맞지 않은 목발 연습이 어렵다. 엉치까지 아프다고 하소연이다. 약도 바르지 않고 이튿날도 걷기 연습하고 3일째 날에는 물집이 터져 뭉그러졌다. 쓰라린 물집 흔적에 땀이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