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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장천의 하얀 백로
걷기연습길의 진객
목발로 짚고 늘씬한 다리의 부러움
걷기연습길인 생태천 우시장천
백로들도 날아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옛날에는 흔하게 보았는데 도시에서 보니 기분 좋다.
어느 날 백로 한마리가 늘씬한 다리를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람에 흔들리는 물에서 반영이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한다.
목발을 짚고 서있는 것도 불편한데 새의 반영을 담는다고 한참이나 끙끙댔다.
그러나 이 또한 재활의 지루함을 달래는 법
뭔가의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은 고통을 잊는 방법이기도 하다.
삼복더위의 재활의 어려움을 이기는 몰입
이름을 몰라 새를 찍는 동창에게 사진을 보내니 중대백로라고 알려준다.
카카오스토리에 중대백로라고 올렸더니
함께 꽃탐사를 갔던 꽃객이 쇠백로라고 댓글을 달았다.
발가락이 노란 것이 포인트라고 한다.
그래서 물 속의 다리 사진을 자세히 보니 발이 노란 것이 보인다.
아~ 정말 예리한 동정이다.
중대백로는 발가락이 까맣고, 쇠백로는 발가락이 노란 게 포인트였다.
중대백로는 크고, 쇠백로는 작다는데
둘의 비교가 아닌 비전문가가 보는 눈은 크고 작음을 구분할 수 없다.
그래서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는 것
이 또한 수많은 시간과 열정의 결과이리라
또한 전문 분야 조차 동정의 어려움은 많다.
꽃을 찍어도 이름 찾는 것은 만만찮다.
알면 알 수록 어려워지는 취미 세계
고사리를 찾으며 겪었던 동정의 시간들 ㅠㅠ
걷기 연습길에서 본 새 한마리가
쇠백로라는 이름으로 내게 날아왔다.
뜨거운 여름의 재활, 이런 기회도 있구나
(202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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