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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지채 - 아쉬움과 그리움

몽골 후흐노르의 새벽은 신비로웠다.이슬방울이 영롱이던 물지채의 꽃키르기스스탄 여행에서야 이름을 알았다.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주요 꽃탐사이다.퇴직 후 아내와 함께 많은 꽃탐사에 참여했다.특히 제주살이 중 몽골여행과 통영살이 중 키르기스스탄여행은 별미였다. 지방살이도 여행이므로 가급적 해외여행을 가지 않았다.그러나 낙상사고가 겹치고 재활을 하다 보니삶 자제는 한토막 여행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언제 어디서건 기회에 닿으면 해야 한다.그 속의 해외여행도 해야 하는 기회이다.두 집 살림을 아끼고 아껴 해외여행을 간 것이다. 그 해외여행에서 본 한국의 야생화는 더없이 소중한데한국의 야생화인줄도 모르고 지나치는가 하면절대 절호의 기회에 포인트를 놓지는 경우도 있다. 그런 아쉬움 속에 야생화가 어찌 해외에서..

민산호점균 - 설산과 오로라, 1시간의 행복

엇! 저것은 삭인가?대박이다. ㅎㅎ그런데 1시간 만에 아니란다. ㅠㅠ말복이 지났는데도 폭염은 계속된다.오늘도 폭염에 주의하라는 문자가 왔다.그래도 꽃이 고파 탐사에 나섰다. 그런데 두 군데 모두 꽝이다.오전의 애기석위는 포자엽을 찾지 못했고오후의 토현삼은 도로 청소로 없어졌다. 괜히 헛고생한 탓일까? 맥이 빠진다.그래도 뭐라도 찾아보자.그나마 본 것이 민산호점균이다. 백마에 접사링을 끼워 정성껏 찍는다.그 사이 모기들이 달려와 귀찮게 한다.하얀 설원을 보듯 뷰파인더가 환해진다. 그런데 저것은 포자가 달린 삭이 아닐까?하얀 원기둥 사이로 삭이 보인다.이것이야말로 대박 아닌가? ㅎㅎ 하얀 산호점균(또는 산호먼지)을 보면서저 멀리 산등성이 설산을 상상하고그 뒤에 푸른 잎사귀는 오로라를 떠올렸다. 상상의 이..

피뿌리풀 - 소오대산, 몽골, 키르기스스탄에서 보다.

피뿌리풀은 당연히 볼 수 있다고 여겼다.그러나 기대는 산산이 무너졌다.내가 외국에서 피뿌리풀을 본 내력이다. 피뿌리풀은 나의 제주살이 자존심이었다.중국의 소오대산에서 처음 보았고제주꽃탐사를 가는 대한항공 기내책자의 표지를 장식했던 풀이다. 꽃 안내하는 분이 피뿌리풀을 보려면 오름에 올라야 한다고 했고일행은 힘들어서 못올라가니 다른 꽃을 보자고 했다.그래서 피뿌리풀 볼 기회를 안타깝게 놓쳤다. 그리고 제주살이 초기 피뿌리풀 잎을 보았는데, 꽃대는 겪여 있었다.다음 해에는 아예 피뿌리풀이 돋아나지 않았다.6년의 제주살이 동안 찾고 찾았으나 야생의 피뿌리풀은 발견하지 못했다.작년의 몽골 여행에서 기대했지만 대부분 진 모습이었다.결국 올해의 키르기스스탄에서야 제대로 본 것이다.나는 국내에서 보지 못한 피뿌리풀을..

가시개미포식동충하초 - 가시개미의 뇌를 조정한다

오늘은 꿩 대신 봉황이다.눈에 잘 보이지도 않은 개미 동충하초렌즈를 바꿔가며 잡은 한 컷의 대박 버섯은 식물도 동물도 아니라고 한다.버섯의 성세포는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구분된단다.동충하초 포자가 가시개미에 전염되어 발생하는 버섯이 있다. 동충하초 포자가 가시개미(Polyrhachis lamellidens)의 뇌에 이상을 일으키고실성한 가시개미는 들떠있는 고목의 아래로 기어가서머리를 고목에 대고 매달려 죽는다. 포자는 죽은 가시개미의 머리에서 뿔처럼 버섯이 나오며까만 포자낭을 만들고익은 포자들의 비바람에 날려 다른 가시개미를 전염시킨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한 노력은 인내와 땀을 견뎌야 한다.포자꾸러미와 개미를 수평으로 맞춰야 제대로 된 사진이 되는데뷰파인더 확인과 렌즈가 동충하초를 찾는 수..

절국대 - 해오라비난초 촬영하던 때 처럼 무더위를 견디다

한 컷 찍고 그늘에 가기를 반복했다.말복이 지난 이상한 무더위에 헉헉거리며칠보산에서 해오라비난초 사진을 찍을 때를 떠올렸다. 벌써란 표현이 애석하게도 13년 전은 젊은 시절이었다.그때의 해오라비난초는 염천 무더위 속 최대의 희열이었다.그런데 오늘의 절국대는 그런 희열을 주지는 못했다. 귀한 야생화도 아니고 이미 여러 번 본 야생화였다.그러나 은퇴한 시어니의 몸부림일까?거제의 폭염 경보 문자메시지가 애초로이 쳐다본다. 꽃, 최선의 놀이라고 생각하자.하루, 최선을 다하며 놀자.삶, 내일을 생각하지 말자. (2025-08-16) 국명 / 절국대학명 / Siphonostegia chinensis 분류 / 현삼과 (Scrophulariaceae) 절국대속 (Siphonostegia) 오늘 저녁, 우연히 2..

♪ 통영살이 2025.08.16

감씨버섯 - 고염 씨앗에 돋아난 군천자동충하초

신기한 노란 뿔고염 씨앗에서 돋아난 버섯내 눈동자가 커졌다. 청주 시절에 고염나무 열매를 처음 보았다.청주 직원들과 얘기할 때 감과 고염의 관계에서'감촉같이'란 말이 생겨났다는 말을 했다. 은퇴 후 통영살이에서 버섯에 관심을 가진 후오늘 감씨버섯을 처음 보았다.계곡에 떨어진 고염 열매의 씨앗에서 발아된 버섯이다. 노란 뿔이 신기한 모습으로 다가온다.고염 씨앗 배젖에 포함된 만난(mamman)을영양소로 이용하는 영특한 버섯이다. 만난은 만노오스를 주요한 구성분으로 하는 다당류의 총칭인데상아야자 종자, 난(蘭)과 식물의 구근 등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그래서 만난을 함유하는 종려과 식물의 종자에서도 감씨버섯이 발생한 사례가 있단다. 감씨버섯(임시명)의 학명은 Penicilliopsis clavariiform..

붉은꾀꼬리버섯 - 쫄깃한 맛이 좋은 식용 버섯

빗속의 빨간 유혹이름도 예쁠 것 같다.기대대로 붉은꾀꼬리버섯 비 내리는 날 우산을 쓴 산책길옷은 젖고 신발도 찌걱거리며 산길을 걷다가눈에 확 띄는 빨간 유혹이다. 무슨 버섯인지 이름은 모르지만네가 예뻐 앉아서 너를 본다.엉덩이는 젖어오고, 안경은 흐릿해도 말이다. 내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예쁜 이름이기를 바라면서오늘의 흡족한 마음으로 네 모습을 가슴에 담는다. "빗속의 빨간 유혹이었요. 이름도 예쁠 것 같아요."버섯 사이트에 올린 내 질문의 답은'붉은꾀꼬리버섯 Cantharellus cinnabarinus' 기대대로 예쁜 이름이다.더군다나 "쫄깃한 맛이 좋은 식용 버섯"이란다.비는 내리는데 우산은 접어두고 너를 본 충분한 답이다. (2025-08-12) 국명 / 붉은꾀꼬리버섯학명 / Cantharell..

도둑게 - 부엌에 들어와 밥을 훔쳐먹는다

앗! 도둑게구나!부엌에 들어와 밥을 훔쳐먹는 놈연안이나 인근 산에 산다. 통영에 와서 지리를 알려고 산을 주로 올랐다.고성의 면화산은 도둑게가 여름에 올라온다고 한다.그래서 그 시기인 6/6의 달력에 표시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올 여름은 건조한 상태로 유례없는 더위를 기록했다.건조한 산길에 도둑게가 올라올리가 없다고 생각해 면화산은 미답의 상태로 남겨두었다. 그러다가 요즘 비가 장마철처럼 많이 내린다.어제는 나갔다가 비를 맞고 들어왔다.오늘 오전도 비가 쏟아졌다. 오후에 비가 그쳐 광바위수변산책길을 걷고혹시나 버섯이 나왔나 산길을 올랐는데뜻밖에도 빨간 다리의 게가 보였다. 앗! 도둑게구나!사진에서 본 예쁜 게가 뒷걸음질을 친다.앗싸! 올해 미션 성공이다. 도둑게가 보고 싶었다.부엌의 밥을 훔쳐먹는 영리..

백리향 - 흰백리향에 탄성, 이슬방울에 황홀

키르에서 보는 백리향흰색을 보는 환희다음 날 이슬방울에 탄성 키르기스스탄 여행 1일 차 숙소 풀밭꽃쟁이들 답게 숙소 풀밭도 탐사지이다.뜻밖에도 흰색의 백리향에 환호했다. 이튿날 아침의 이슬방울은 황홀을 선물했다.외국에서 보는 한국에 자생하는 야생화들은 더 반갑다.멀고 먼 키르기스스탄에 함께 여행온 꽃들 같다. 향기가 백리를 날라간다고 해서 백리향국내에서 보지 못한 흰색의 모둠에 너무 기뻤다.그것도 숙소 옆이라 더없이 좋았다. 작년의 몽골여행에서 대군락을 보았는데흰색의 백리향은 없었다.가야산 백리향 구름 버전은 언제 볼 수 있을까? 종명 / 백리향학명 / Thymus quinquecostatus 분류 / 꿀풀과(Labiatae) 백리향속(Thymus)

갯봄맞이 - 키르기스스탄에서 반갑게 보다

엇! 갯봄맞이달리다가 멈췄다.꽃 한 송이의 미소가 보인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남가새를 보더니이번에는 갯봄맞이를 보았다.갯봄맞이도 바닷가의 습지에서 자란다. 이렇듯 키르기스스탄은 과거 바다였음이 확실하다.서울에서 포항까지 가서 보았던 갯봄맞이이번에는 통영에서 키르기스스탄에 와서 갯봄맞이를 본 것이다. 한 송이 꽃이라도 반갑기 그지없다.남들은 손바닥난초에 환장하며 달려갔지만나는 풀밭의 작은 꽃 한 송이에 취했다. 통영에서도 포항에 가서 갯봄맞이를 보았었다.키르기스스탄에서 어떻게 내 눈에 띄었을까? 우리 야생화의 반가움이 풀밭에 내려앉는다. 국명 / 갯봄맞이학명 / Glaux maritima var. obtusifolia Fernald분류 / 앵초과(Primulaceae) 갯봄맞이속(Glaux)

남가새 - 키르기스스탄의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렸다.

바닷가에 사는 남가새키르기스스탄에서 보았다.키르기스스탄은 옛날에 바다가 있었단다. 키르기스스탄 꽃탐사 2일 차수삼무르에서 협곡과 계곡을 따라 송쿨로 이동하는 날이다.중간의 나무 없는 붉은 산 사이로 강이 흐른다. 멋진 전경에 차를 세우고 풍경을 담았다.그런데 누가 남가새라 외친다.다가가자 마른 흙 위에 남가새가 꽃을 피웠다. 제주의 성산의 바닷가에서 어렵게 본 남가새가바다가 없는 키르기스스탄에 보다니 놀랍기만 하다.남가새는 흔히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 풀이다. 세계 각지의 아열대와 온대의 건조한 기후에 잘 적응하였고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전라남도의 바닷가에서 자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키르기스스탄은 옛날에는 바다가 있었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키르기스스탄에는 소금광산이 있었다고 한다.지..

들지치 - 이름을 찾아보려고 한여름 밤이 더욱 뜨겁다

국내에서 보지 못한 야생화들은 외국에서 봐도 잘 모른다.뚝지치라고 해서 찍었는데 뚝지치하고는 다른 점이 있다.공부하고 보니 들지치하고 비슷한 식물이었다. 키르기스스탄 꽃탐사 여행 마지막 코스인알라아르차 국립공원의 개울가에서뚝지치라고 해서 찍은 야생화가 있다. 개치지는 보았어도 뚝지치는 보지못해 접사렌즈를 장착하여 정성껏 찍었다.뚝지치를 포슽하려고 사진을 자세히 보니 아닌 것 같다. 뚝지치는 열매가 아래로 쳐지는 것이 특징인데이것은 아래로 쳐지지 않는다.그래서 구굴 검색하여 공부하였다. 가장 유사한 것은 Lappula squarrosa였고꽃은 물망초와 매우 흡사하고더 튼튼한 키와 미세한 가시로 덮인 열매에서 다르다고 한다. 또한 줄기는 뻣뻣하고 윗부분이 가지가 있으며 잎이 다소 좁고 흰 털로 덮여 있고열매..

손바닥난초 - 대군락에 환호하고, 흰색에 탄성을 질렀다

몽골 여행에서는 분홍바늘꽃 군락에 놀랐듯이키르기스스탄에서는 손바닥난초 군락에 환호했다.영실의 비바람 속에서 본 개체의 아쉬움을 달랬다. 손바닥난초가 키르기스스탄에서도 자주 보인다.습지에서 몇포기를 보면서 설경 배경도 보았다.손바닥난초의 흐뭇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송쿨에서 켈수우로 가는 길에2호차에서 뭔가 붉은 것을 보았다고 한다.그래서 켈수우에 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에 그곳을 들렸다. 그랬더니 대 군락의 손바닥난초 벌판이 아닌가?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에 탐사팀의 탄성이 터졌다.이어서 흰꽃도 발견하여 최대의 환희였다. 여행의 변수는 이렇게 기쁨도 준다.마치 지난 몽골여행에 피뿌리풀에 풀 죽은 마음을분홍바늘꽃 대군락으로 전환했던 추억을 재현한 듯했다. 손바닥을 닮은 뿌리도 보았다.좀 더 큰 개체를 뽑았더..

앉은좁쌀풀 - 깔끔좁쌀풀을 닮은 키르기스스탄의 한국 야생화

키르에서 만난 한국 야생화깔끔좁쌀풀을 떠올리게 하는 앉은좁쌀풀저녁에 아침에 신기하게 바라보다 키르기스스탄 여행 첫날의 저녁흰백리향 군락 속에 몇개체의 앉은좁쌀풀이눈에 들어왔다. 외국에서 보는 한국 야생화색다른 묘미를 더 느낀다.너도 외국 여행 왔나 보구나 깔끔좁쌀풀의 이미지가 덧씌워진다.한라산 고지대에서 본 깔끔이가키르시스스탄 들판의 유르트에서 본다. 꽃은 좀더 커보이는데 미색이다.반가운 마음에 마음컷 눈맞춤하고새벽에도 이슬을 먹금은 모습을 본다. (2025-06-15) 국명 / 앉은좁쌀풀학명 / Euphrasia maximowiczii 분류 / 현삼과(Scrophulariaceae) 좁쌀풀속(Euphrasia)

대청 - 키르기스스탄에서 통도사로 이어지는 꽃의 향기

꽃은 삶이다.삶은 여행이다.여행은 꽃이다. 통영살이 후 첫 해외 여행은 키르기스스탄 꽃탐사였다.꽃에 취미가 없는 아내도 함께한 여행이다.키르 여행에서 본 첫 번째 야생화는 대청이다. 키르 여행 1일차, 비슈케크에서 수삼므르 가는 길3200m 토아수 패스에서 잠시 쉬었다.설산을 배경으로 야생화들이 지천이다. 누군가 외쳤다. 대청이다!유채를 닮은 노랑 꽃이 설산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빛난다.벚꽃과 유채꽃이 조화롭게 이어지는 제주의 녹산로를 떠올린다. 제주살이 추억을 설산 배경의 대청에 담는다.아내와 함께 대청 배경으로 인증샷도 찍으며첫 야생화를 본 감탄을 쏟아냈다. 여행 후 대청을 검색하고 정보를 찾은 결과뜻밖에도 대청은 통도사와 인연을 맺고 있었다.통도사는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는 서운암 토굴이 있는 곳..

통영 야경 - 하루의 아름다운 종점

이글거리던 태양이 만든 작품 석양더위를 피한 사람들이 산책길에 많아지고곤충들은 불빛에 모여든다. 올 여름은 이상하다.작년에 그렇게 비가 내려 한라산에 올라가지 못하게 하더니올 여름은 비가 매우 적어 메마른 통영을 더욱 뜨겁게 한다. 더위에 강한 몸이 이제는 그 효력도 약해지는 듯하다.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그 이유이다.급기야는 야간 산책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움직인다. 이글거리던 태양이 짙은 석양을 만드는 시각해안산책로로 걸으며 석양을 본다.많은 사람들이 나와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걷는다. 해안산책길은 가로등이 있는 밤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불빛이 차단된 산책로 끝에서는 별을 보는 재미도 있다.되돌아 오는 길 밤이 깊어진다. 불빛을 찾은 곤충들이 바닥을 긴다.갈 때는 석양을 보고, 올..

♪ 통영살이 2025.07.29

지리산 노고단 - 주름찻잔버섯, 좁은잎배풍등, 45년 전 회상

카메라도 고쳤으니 성삼재로 달려보자노고단에 바라보는 45km 지리 능선능선 곳곳에 얽힌 추억이 45년 만에 넘실거린다. 여름 한 달 속을 썩이던 카메라를 고쳤다.그간의 안타까움을 성삼재로 달리면서 풀어진다.뱀사골 근처에는 여름 피서객들이 길을 막을 정도로 많았다. 꽃객의 마음은 꽃탐사가 피서이다.성삼재 주차장에 주차하고 오르는 산길은오랜만에 1000m 고지를 넘은 시원한 숲이다. 여러 번 찾았던 성삼재지만 통영에서 달려온 기분은 남다르다.보고 싶던 주름찻잔버섯은 성삼재의 첫 탄성이다.이어서 새둥지버섯, 고깔갈색먹물버섯, 그늘접시버섯 등을 보았다. 두 번째 선물은 좁은잎배풍등 꽃이었다.꽃이 피지 않은 몇 개체를 보았는데드디어 꽃을 본 행운이다. 긴산꼬리풀, 황고사리, 검나무싸리는 지천이었다.원추리와 구릿..

♪ 통영살이 2025.07.28

카메라 수리 - 장난감이 망가진 아이의 심정

꽃을 촬영하는 꽃 마니아에게 카메라는군인의 총이나 어린아이의 장난감과 같다.꽃을 촬영 중 갑자기 카메라가 먹통이 되었다면... 구입한 지 2년이 안된 카메라의 먹통은상상하지도 못했고 10년 이상 사용했던 전 카메라에서도 발생하지 않았는데이승악에서 귀한 긴뿌리동충하초를 촬영하려는데 카메라가 먹통이 되었다. 이튿날 혹시나 하여 탐사를 나갔는데 역시나 접촉이 되지 않는 먹통이었다.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녔는데 나중에 보니 렌즈 뚜껑도 언제 떨어졌는지 없어졌다.렌즈 뚜껑 별거 아니지만 꽃객에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이 맨붕으로 제주살이 후 첫 제주여행을 4일이나 단축하였고카메라 없는 3주간은 장난감이 망가진 아이의 심정이었다.맑은 날씨에도 밖에 나가지 않는 날이 많았고, 뒹굴뒹굴하니 몸도 축났다. 모처럼 꽃을..

[제주여행 7일차] 쪼그라든 여행 - 급하게 스톱한 아쉬움

카드를 넣은 조끼는 어디 갔지?일정이 바꿔 못 만나겠다고 전화해야지부산한 시간에 아쉬움이 절절하다. 김해행 비행기를 취소하여 4일이나 단축된 제주여행이 되었다.제주행 비행기를 취소하고 2일 일찍 온 제주여행이었는데아마 여행 중 이런 일은 드물고 드물 것이다. 아침에 짐을 정리하고 조끼를 찾으니지갑을 넣어든 조끼가 보이지 않는다.기억을 더듬으니 어제 농원에서 벗어 의자에 걸어놓고 그냥 왔다. 이크! 몸이 탈 난 지인에게 전화하여 SOS를 보냈다.달려온 차에 짐을 싣고 농원으로 달리면서숙소 주인에게 전화하여 사정을 얘기하고 계좌 입금했다.애초에 장기 숙박이라 미쳐 계산하지 않았던 것이다. 산속의 농원에서 조끼와 지갑을 되찾고 서귀포 신도시로 왔다.해장국을 혼자 먹는 내내 아이러니칼 한 제주여행의 시간들을 ..

[제주여행 6일차] 외잎진고사리, 왕모람 - 2가지 악재의 추가

솔로 탐사로 돌아온 첫날카메라 고장으로 귀한 고사리를 핸드폰으로 찍었다.급기야는 함께 탐사하는 님도 몸에 탈이 났다. 제주여행이 중반으로 돌아선 6일차접촉불량이던 카메라가 아예 불통이다.이렇게 먹통이 찾아온 제주의 시간이 야속하다. 귀한 외잎진고사리를 핸드폰으로 찍는 마음이 서글프다.제주살이 중 보고 싶어 찾았으나 찾지 못했던 외잎진고사리2박 3일의 버섯 탐사 전후로 더 길게 잡은 여행기간 이 모든 것이 한라솜다리와 외잎진고사리를 보고픈 마음이었는데덜컥 카메라가 먹통이란 현실에 부닥트렸다.거기다가 한발 더 떠 함께 하는 이의 몸도 탈이 났다. 외잎진고사리를 보고 내가 운전하여 간신히 왕모람을 보았다.그리고 탐사를 종료하고 지인의 농장으로 갔다.완공 전 제주를 떠나 완공 후 모습이 보고 싶어서다. 추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