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의 지렁이, 땡빛에 살려는 몸부림
아내가 숲속으로 보내 주었다.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우시장천 산책길은 생태길이다.
곤충과 새들을 관찰할 수 있고
야생화들도 볼 수 있다.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면서
생태길이 있음에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재활의 어려움을 힐링으로 바꿔주니 참 다행이다.
여름이 되니 산책길에 지렁이가 많이 보인다.
생태가 살아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데 자전거에 치여 죽은 모습도 간혹 보인다.
햇빛이 내리 비치는 여름 날
산책길 보도블록에 지렁이 한 마리가 꿈틀거린다.
달려가는 자전거에 치이면 죽을 것 같다.
아내의 측은지심이 발동되었다.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지렁이를 길 옆의 숲으로 보내주었다.
지렁이도 살고, 나도 아둥바둥 살려고 목발을 짚으며 연습하고 있다.
(2022-08-04)
웹소설 '도굴왕'에서 지렁이 유물이 나온다.
지렁이 유물이 동아줄 유물에게 인간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1억 달러를 받아 챙기는 장면 중 지렁이 파라다이스 구절을 재미있게 읽었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동아줄이 설아를 덮쳤다.
"캬악, 뭐 뭐하는 거야!"
동아줄은 설아의 옷 속으로 들어가더니 다리, 가슴, 몸통 여기저기를 뒤졌다.
그러더니 가슴 안에서 뭔가를 가져나왔다.
그건 바로 서복의 유물, 지렁이였다.
!!
아무래도 지렁이에게 북극은 너무나 추웠는지
설아의 체온으로 요양을 하고 있던 것이리라.
그래 봐야 설아에겐 충격적인 사실이었겠지만.
"세, 세상에 저 지렁이가 왜 가슴에서! 아무 것도 못 느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유재하는 부럽다는 듯이 입을 떡 벌렸고,
주헌의 눈은 맹수처럼 번뜩였다.
그리고 졸지에 동아줄에게 납치된 지렁이는 죽을 맛이었다.
[놔라, 이 놈! 놓으라고! 기껏 은신유물로 파라다이스를 즐기고 있었더니!
푹신푹신해서 좋았는데! 더 밑으로 내려가 볼까도 했는데!]
하지만 설아를 구한(?) 동아줄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
1억 달러 다 줬잖아! 줬잖아!
[!!]
[#$*&$#*!]
이제 줘! 이제 줘! 인간이 될 수 있는 물건!
[알았어, 알았다고!]
탈탈 흔들리며 괴로워하던 지렁이가 뭔가를 꺼냈다.
(도굴왕 1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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