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134

[낙상사고 투병기 131] 걸음마 시도 - 목발 없이 7cm 첫 발 떼기

목발에 의지하지 않고 걸음마 시도 정갱이뼈 통증 딛고 한 발 떼기 7cm 저녁에 보니 힘썼다고 다리가 부었다. 처음으로 깁스신발을 벗고 슬리퍼만 신고 집을 나섰다. 발이 가벼운 듯 했지만 허전한 느낌 그리고 몸에서 전해오는 긴장감 오늘은 야외에서 목발 없이 걸음 떼기 방 안에서 수없이 연습한 대로 용기를 냈다. 보도블록 1칸이 두 걸음이니, 보폭이 7cm 정도이다. 그야말로 아기의 첫 걸음처럼 후들후들 떨리고 혹시라도 넘어질라 온 몸은 바짝 신경이 곤두섰다. 휴~ 몇 발 떼기 하고보니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목발을 짚고 쉬면서 그네타는 어린이를 본다. 무릎을 자유자재로 구부리며 잘도 탄다. 자유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나 간절해본 적이 있나 걸음을 걷다 잠시 멈춰서서 사람들을 본다. 부러움을 넘..

[낙상사고 투병기 130] 죽단화 풍경 - 땀이 범벅, 걷기 연습하다가 뭐얌!

다시 더워진 날씨 같다. 죽단화가 예뻐 땡빛 아래서 촬영했다. 땀이 범벅, 걷기 연습하다가 뭐얌! 말복이 지난 후 하늘은 가을을 연습한다. 나는 목발을 짚고 걷기 연습을 계속한다. 여름은 그렇게 나를 땀으로 몰아갔다. 나를 몰아가는 세월 그 세월을 탓할 순 없다. 왜, 나 때문이니까 이제는 걸어야 하는 삶 찌들고 힘들어도 걸어야 사는 삶 그 삶의 끄나풀은 꽃이다. 원래는 야생화를 더없이 좋아하는데 재활하는 마당에 그냥 꽃이라도 좋다. 우시장천 산책길에 핀 죽단화 노란 겹꽃이 군데 군데 남아있었다. 홑꽃이면 황매화, 겹꽃이면 죽단화(겹황매화)이다. 죽단화는 옛날 시골에서 클 때 화단에서 보았던 꽃이다. 재활하며 보는 꽃은 색다르다. 재활과 관련해 보기 때문일 것이다. 목발을 짚고 걷기도 힘든데 말이다. 목..

[낙상사고 투병기 129] 위대한 걸음 -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자의 부러움

걷는 자의 직립 보행 부러운 시선의 산책길 평범함을 위대함으로 본다. 침대에 누워있을 때는 목발이라도 짚고 걸어보았으면 했다. 그런데 땀 흘리며 목발로 걷기연습 하다보니 산책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 이런 간사한 마음을 갖는 것이 낙상자의 아픔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간사한 것일까? 어쩌면 생존의 기초적 욕구를 달리 표현함일지도 모르겠다. 목발 연습한 지 두 달이 되었다. 우시장천 산책길을 왕복하는 걷기 연습이 매일 이어진다. 왕복 2km를 처음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였다. 그러나 목발 짚기가 만만치 않은 재활이다. 걷기 연습할 때마다 통증과 아픔을 참아야 한다. 가다 쉬다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본다. 잘도 걷는다. 자유롭게 걷는다. 즐겁게 걷는다. 저 모습이 나에겐 위대함으로 보인다. 저렇게..

[낙상사고 투병기 128] 소금쟁이 - 생태천 아이들의 자연 놀이

생태천 아이들의 자연 놀이 잡은 소금쟁이 보여주고 놓아주며 "얘들야! 잘 살아!" 휠체어를 빌린 후 처음 휠체어를 타고 외출한 날 목발 짚고 100m를 처음으로 걸으며 목교 위에서 소금쟁이가 노는 것을 본 것은 지난 6월 하순이었다. 그런 후 두 달 가까이가 되어서야 혼자 목발을 짚는다. 점심을 먹고 산책길을 걷는데 아이들이 물가에서 뭔가 열중한다. 궁금해서 "뭣들하고 노는 거니?" 물었다. 한 아이가 뛰어와서 커다란 구슬을 보여준다. "소금쟁이예요" 구슬 안에 소금쟁이가 보인다. "다시 살려줄 거예요" 아! 소금쟁이를 잡으며 놀고 있었구나 고맙기도 하지, 이렇게 뛰어와 보여주고. 다시 뛰어가서 친구들과 합류한다. 그리고 들리는 소리 "얘들아! 잘 살아!" 생태천의 아이들, 심성이 곱기도 하다. 자연은 ..

[낙상사고 투병기 127]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아파트 도색 안전사고 방지를 기원하면서

낙상사고로 목발 짚는 걷기연습길 무궁화 꽃 배경의 아파트 도색하시는 분 안전사고 방지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낙상사고를 당한 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당연함을 소중함으로 객관적에서 주관적으로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길은 재활의 길인 동시에 사색의 길이다. 생태에 관하여, 인간에 관하여 한여름을 통과한다는 것은 땀의 시간이요, 고통의 시간이다. 그러나 가야하는 길이기에 긍정 쪽을 붙잡는다. 수술 다리의 통증과 불안을 느끼면서 생태에서 위로를 찾고 사람들에게서 응원을 받으며 측은지심을 배운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술래잡기 놀이를 했고 커서는 분단된 약소국의 아픔을 소설로 읽었다. 오늘의 무궁화 꽃은 놀이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다. 다리골절자의 안타까운 시선으로 아파트 도색공사 하시는 분의 안전..

[낙상사고 투병기 126] 구름송편버섯 - 뭉게구름 플러스 알파

장맛비가 끝나니 무더위가 꺾였다. 푸른 하늘 뭉게구름 보며 걷는 목발 연습길 구름송편버섯도 매미소리를 듣고 있다. 드디어 삼복더위도 끝나가는지 하늘은 가을하늘처럼 푸르고 뭉게구름이 저만치 일어난다. 그럴수록 매미소리는 더 크게 들린다. 목발 걷기 연습도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목발을 짚고 가다가 꽃이나 곤충을 보면 걷기연습을 멈추곤 한다. 장맛비가 끝난 오늘의 산책길도 눈이 호강한다. 벚나무 줄기에 구름송편버섯이 무수히 붙어있다. 운지버섯 또는 구름버섯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목발을 짚고 나무 가까이 다가갔다. 구름버섯이니 이왕이면 뭉게구름을 넣고 사진을 찍어보자. 디카와 달리 핸드폰으로는 응달과 양달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핸드폰만의 초강력 스킬이다. 구름송편버섯은 항암효과가 있고 다이어트와 고혈압에도..

[낙상사고 투병기 123] 매미소리 - 심기일전 보폭 10cm 아기 걸음마

장마가 끝나니 요란한 매미소리 목발을 살짝 짚고 걸음 떼기, 보폭 10cm 두렵고 통증 느끼며 아기가 걸음 떼듯 매미소리 동영상 (2022-08-12) 새끼손가락 장애 판정으로 다운 되었던 마음 심기일전하며 스스로를 격려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말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 걷기 연습길에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굼뱅이였던 벌레가 매미가 된 후 쏟아내는 절규 매미소리를 들으며 왜 절규를 떠올릴까? 뭉크가 왜 절규란 작품을 만들었을까? 무엇인가 불안감의 표현이 아닐까? 자연을 자신의 느낀 감정으로 치환하여 보는 것은 자연을 해석하는 권리이자 고유의 생각일 것이다. 목발을 짚고 서서 매미소리에 귀기울이는 낙상자 아기 걸음 같은 보폭 10cm 걸음 떼기 그것도 목발이라..

[낙상사고 투병기 122] 걸음 떼기 - 목발을 살짝 짚고

통원치료 14차(낙상사고 133일차)는 병주고 약주고 다리는 목발 없이 걷기 해볼 것 그런데 새끼손가락은 아예 굳어버렸단다. ㅠㅠ 기대에 못미친 통원진료 결과이다. 물리치료 받으며 혼자있는 시간 지루한 여름, 슬퍼지는 마음 (2022-08-11) 그러나 어쩌랴? 다시 용기를 갖자 이튿날부터 다시 재활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2가지를 시도했다. 목발을 살짝 짚고 걸음 떼기를 시작했다. 겁이 나고 후들후들 떨렸다. 아기도 아닌데, 그렇지, 힘을 내자. 두번째 시도는 무릎을 구부렸다가 일어서기 무릎은 90도 정도 겨우 구부린다. 제일 문제다. 아이구, 그 놈의 금속판. 이렇게 또 재활의 길이다. 이 여름, 땀을 많이 요구한다. 정상(正常)을 바라고, 정상(頂上)을 그리는 마음이다. (2022-08-12)

[낙상사고 투병기 121] 시간 채굴 ㅡ 2005년 플래닛 방명록에서 발견한 뜨거웠던 여름

다음 블로그 이전에는 다음 플래닛이라는 미니홈피가 있었다. 플래닛의 방을 꾸미고, 친구들의 방문과 덕담, 고민의 토로가 활성화 되었었다. 시절의 추억은 어려움을 즐거움으로 치환한 타임캡술이 되었다. 다음 블로그로 개편한 후에는 다음 플래닛의 글과 댓글, 방명록이 모두 이전되었다. 플래닛 시절의 방명록을 핸드폰으로 보니 2005년 10월4일까지 볼 수 있었다. 9월에 다음 블로그가 폐쇄되니, 서둘러 도서관 pc로 방명록을 찾아보았다. pc로 보는 방명록은 점프 기능이 없어 최근부터 일일히 클릭해야 한다. 즉, 1번 클릭하면 1번의 방명록 몇개가 펼쳐지고 아래로 3번 정도 스크롤하여야 2번을 클릭할 수 있다. 복마동에 보관된 기서를 찾기 위해 기관의 장애물을 뚫는 것처럼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

[낙상사고 투병기 120] 플래닛 세상 -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17년 전의 시간들

강북이란 낮선 동네로 탈출 다음 플래닛, 싸이월드, 칸블로그 17년 전의 웹세상 다음 블로그 서비스가 9월말로 종료되고 10월부터는 T스토리에 통합된다고 한다. 조블에서 다음으로 이사올 때 폐쇄되지 말기를 그렇게 고대했는데 ㅠㅠ T스토리에 이전될 때 댓글과 방명록은 이전되지 않는다고 한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T스토리에 이전하였다. 수원집에 PC없으니 핸폰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없어질 댓글을 훑어보다가 2005년 뜨거운 시간을 보았다. 다음 플래닛의 글이 다음 블로그에 이전되어 있었다. 아우성과 열정으로 되범벅된 나의 40대 후반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2005년도는 강남 근무를 탈출하여 강북 근무를 지원한 해였다. 송파에서의 좌절을 극복하고자 한강 다리를 건너야 했다. 성남 집에서 출근할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