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낙상사고 투병기 129] 위대한 걸음 -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자의 부러움

풀잎피리 2022. 12. 2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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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자의 직립 보행
부러운 시선의 산책길
평범함을 위대함으로 본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걸음 (2022-08-20)



침대에 누워있을 때는 목발이라도 짚고 걸어보았으면 했다.
그런데 땀 흘리며 목발로 걷기연습 하다보니
산책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

이런 간사한 마음을 갖는 것이 낙상자의 아픔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간사한 것일까?
어쩌면 생존의 기초적 욕구를 달리 표현함일지도 모르겠다.

목발 연습한 지 두 달이 되었다.
우시장천 산책길을 왕복하는 걷기 연습이 매일 이어진다.
왕복 2km를 처음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였다.

그러나 목발 짚기가 만만치 않은 재활이다.
걷기 연습할 때마다 통증과 아픔을 참아야 한다.
가다 쉬다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본다.

잘도 걷는다.
자유롭게 걷는다.
즐겁게 걷는다.

저 모습이 나에겐 위대함으로 보인다.
저렇게 걷고 싶어 지금 이렇게 연습을 한다.
부러움을 참으며 목발에 힘을 준다.

1년 후면 저렇게 걸을 수 있을까?
그러나 현실은 어렵다.
1년 후 다리에 박힌 금속판 제거 수술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제야 본격적인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목발을 짚고 걷기 연습하는 길
통증과 불안감을 견디며 땀을 흘려야 하는 길

하루 하루의 최선만이 살 길이다.
그 길에 꽃이 보이면 좋고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보면 미소를 짓는다.

(2022-08-20)


 

 

 

 

 

 

자연스런 걸음을 부러운 시선으로 본다. (202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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