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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니 요란한 매미소리
목발을 살짝 짚고 걸음 떼기, 보폭 10cm
두렵고 통증 느끼며 아기가 걸음 떼듯
새끼손가락 장애 판정으로 다운 되었던 마음
심기일전하며 스스로를 격려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말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
걷기 연습길에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굼뱅이였던 벌레가 매미가 된 후 쏟아내는 절규
매미소리를 들으며 왜 절규를 떠올릴까?
뭉크가 왜 절규란 작품을 만들었을까?
무엇인가 불안감의 표현이 아닐까?
자연을 자신의 느낀 감정으로 치환하여 보는 것은
자연을 해석하는 권리이자 고유의 생각일 것이다.
목발을 짚고 서서 매미소리에 귀기울이는 낙상자
아기 걸음 같은 보폭 10cm 걸음 떼기
그것도 목발이라는 힘을 조금은 의지한 채
대견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그 근원의 불안감은 혹시 절름발이가 되는 것을 아닐까?
주치의의 최악의 가정이라고 생각되지만
아니라고 할 수 만도 없는 암담함이 엄습하는 현실
그러니 매미소리를 절규로 들었을 것이다.
핸폰으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나의 마음의 투영하는 시간이 불안감을 잊는 방법이기도 하다.
후덥지근함 속의 10cm 보폭
목발의 의지를 벗어나려는 몸부림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목발을 버리고 걷게 되리라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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