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낙상사고 투병기 125] 청개구리 - 내 마음껏 청개구리로 살아주마

풀잎피리 2022. 12. 1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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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한 마리, 길로 튀어나왔다.
자전거도 달리는 길, 어서 비껴라.
목발로 툭! 툭! 풀숲으로 쫓았다.


청개구리 (2022-08-15)



목발 짚고 걷기운동하는 우시장천 산책길
생태가 살아있어 참 많은 사연을 만들어준다.
지렁이가 길에 나와 세번이나 풀숲으로 가게해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청개구리 한 마리
가족의 말인지? 친구의 말인지? 모르지만
그들의 말을 듣지않고 위험한 산책길 한 복판으로 뛰어나왔나 보다.

목발 짚고 걷기운동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초반에는 아내가 동행해줄 정도로
어린이들의 자전거나 킥보드도 자주 다니는 길

자전거 타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은 청개구리 한 마리
당당하게 산책길 한 가운데 나왔어도 그냥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청개구리야! 그렇게 개망나니처럼 니 맘대로 하면 어쩌니?

목발로 툭! 툭! 땅을 때려도 길옆의 숲으로 가지않고 있다.
아예 발로 청개구리 앞을 막아선 후
다시 목발로 땅을 치니 그제야 풀숲으로 간다.

휴, 그놈 참
너는 치여죽을 줄 모르고
지 세상 만난 듯 폴짝이다니 풀숲으로 보내주니 다행이다.

전설에 따르면 아들 청개구리는 평소에 드럽게 말을 듣지 않아
어미가 죽을 때 "물가에 묻어달라" 유언 했더니
죽은 어미의 말을 한번이라도 듣는답시고 물가에 묻었단다.

비가 많이 와 어미 무덤이 떠내려가자
청개구리는 비만 오면 울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청개구리 하면 반대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침대생활이 많은 투병생활 중 웹소설을 보면서
끽끽거리기도 하며 스트레스를 날리곤한다.
그 중 웃음의 선물 보따리 "무당기협"(199화)에서 본 청개구리

그래 넌 모르겠지. 이 한 발의 역사적 의미를.
이걸 구하지 못해서 꾸역꾸역 도사로 살 수 밖에 없었던 진무의 설움을
그 깊은 고뇌를 네까짓 것이 어찌 알겠느냐.

진정으로 무당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자신을 제약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양의심공만 얻으면.

보라, 이제부터는 아주 마음껏 청개구리로 살아 주마.
왼쪽으로 가라면 오른쪽으로 가고, 앉으라면 일어서는
반항기 어린 청개구리가 무엇인지 내 똑똑히 알게 해 줄 것이다!

(2022-08-15)


산책길의 킥보드 (2022-08-15)

 

산책길의 자전거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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