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운동 106

날지 못하는 올빼미 - 비 맞으며 한밤중 걷기 1만보

[낙상사고 투병기 336] 낮에 진하게 놀았다. 대신 밤에 진하게 걸었다. 날지 못하는 올빼미 신세 계곡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았다. 아이들이 놀 때처럼 점심의 허기를 도시락으로 서서 때우면서 날씨는 맑았지만 계곡은 비내린 흔적이 진하다. 바위는 젖어있어 앉은 수도 없다. 가방은 나무에 걸쳐 놓았다. 그렇게 낮시간이 가고 주차된 차량으로 가니 오후 5시가 넘었다. 이끄, 이제부터 진짜 하루가 시작된다. 저녁을 먹고 헬스장 다리운동 70분을 하고 월드컵경기장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비가 내리다 말다 질척이는 트랙이다. 월드컵 광장의 불도 꺼졌다. 걷는 사람은 나 혼자다. 한밤 중 올빼미 재활운동이다. 올빼미는 단독 생활을 하면서 주로 밤에 먹이를 찾는다. 올빼미가 날지 못하고 걷는다면 먹이를 잡을 수 ..

몰아치기 걷기 - 어두운 숲길의 절박한 낙상자

[낙상사고 투병기 334] 하루 종일 계곡에서 고사리 찾다가 늦게서야 숲길 걷기 후 저녁 먹고 헬스장과 월드컵경기장 재활과 딴짓을 병행하다보니 늘 시간이 쪼인다. 오늘은 잔뜩 흐렸지만,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고사리를 찾아 도감용 사진을 찍어 보내주어야 한다. 험한 계곡에 스틱을 잡고 천천히 다가가서 바위가 많은 건천을 올라가는 개고생을 한 후에야 겨우 고사리 사진을 찍고 내려오니 늦은 오후이다. 오후 4시40분 현재 데이터를 보니 3,400보였다. 이크 야단났네 자동차를 강창학경기장으로 달렸다. 강창학 숲길을 크게 한 바퀴 걸으니 5시50분 컴컴해진 숲길를 작게 한 바퀴를 더 걸은 6시20분에야 13천보를 완수했다. 집에와 저녁을 먹고 쉬지도 못하고 헬스장으로 갔다. 다리운동 중심으로 헬스운동을 하는데 ..

바위솔 보고 맨발 걷기 - 협제.금릉해수욕장, 월드컵경기장 축구경기

[낙상사고 투병기 334] 예쁜 바위솔을 보고 해변을 맨발로 걷고 님도 보고 뽕도 딴듯 바위솔의 아쉬움을 달래려 한림으로 달린다. 2년전에 와봤던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먼데 주차하고 해변을 걸으며 찾았다. 어짜피 걷기운동할 겸 말이다. 걷다가 풍성한 해국도 보았다. 그런데 찾아도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걸어 바위솔 위치 확인 중 바로 앞에 있다. 이런 제길, 조금만 더 찾을 걸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놓고 바로 이름이 생각나듯 2년전보다 사흘 앞섰으나 양지의 바위솔을 시들어간다. 음지에서 예쁜 바위솔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정수리에 꽃을 활짝 핀 귀여운 바위솔 바위솔의 꽃말은 근면이다. 근면한 바위솔이 척박한 바위에서 예쁜 꽃기둥을 올렸구나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이제 걷기운동 차례이다. 여기까지 ..

제주올레10코스 - 화순 중앙로의 추억의 풍경, 찬란한 송악산 둘레길

[낙상사고 투병기 333] 1주일 만의 올레길 10코스 화순 중앙로의 추억의 풍경에 아련했다. 그리고 올레 10코스 6시간30분 총 2만9천보 1주일만의 올레길 도전 2는 10코스이다 9코스보다 4km 더 길어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버스에서 내려 시발점으로 가는 길은 화순 중앙로이다. 지난번 9코스를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갈 때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 아련히 다가온다. 피곤해서 빨리 걷는 길과 아침에 느긋하게 걷는 길의 차이이다. 어쩌면 느긋하게 생활하라는 뜻일 것이다. 동네이발관, 목욕탕, 슈퍼, 담배판매 표지판, 음식점, 슬레트지붕 70년대 읍내를 떠올리게 한다. 15.6km 걸어야 하는 압박감에 위로를 주는 길이다. 아마도 나이가 들수록 감상적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추억의 실..

노꼬메오름 일몰, 한라산 구름 쇼 ㅡ 걷기 운동 중 환홀을 맛보다

[낙상사고 투병기 332] 바람 한 점 없는 모두들 숨죽이는 정상 아름다운 석양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한라산은 구름 위에 섬이 된 모습으로 유혹한다. 걷기 연습 차 노꼬메를 산책했다. 둘레길을 돌아 족은노꼬메오름 정상을 거쳐 큰노꼬메오름 정상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서쪽을 본다. 오름 능선들이 너울 너울 실루엣으로 물결치고 짙은 구름 속에서 떨어지는 태양은 붉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은 탄성들이 정상에서 흘러나오고 누군가 한라산을 보라는 소리에 돌아본 한라산은 구름모자를 밟고 섬처럼 떠있다. 정상에서 보는 멋진 풍경에 하산하려는 사람은 없는데 늦게서야 올라오는 사람만 헉헉거리는 모습이다. 나역시 밤길 하산 걱정보다는 현재의 아름다움에 취한다. 제주 바람이 이렇게 얌전해질 수도 있구나. 노꼬..

제주올레9코스 - 일상을 회복한 멋진 날

[낙상사고 투병기 331] 1년 7개월만의 올레길 자신감으로 11.5km, 5시간, 24,000보 일상이 회복되었다는 충반감이 벅찬 멋진 하루 올레길의 다시 걷게 되니 감개무량이다. 낙상사고로 1년 7개월만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상으로 접어든 느낌이다. 하늘은 맑고 바람도 자는 날 올레9코스를 향한다. 9코스는 원래 박수기정을 거치는 짧은 코스였다. 그러나 코스가 바뀌어 군산 정상에 중간 스탬프가 설치되었다. 그래서 쉬운 코스에서 빤센 코스로 바뀐 9코스다. 당초 8월에 2번에 걸쳐 가고자 하였으나, 두 달 늦은 10월 한번에 걷게 되었다. 대평리에서 군산을 향하여 걷는 마음에 각오가 섰다. 재활을 열심히 했으니 거뜬하겠지하는 마음이다. 군산에 올라 풍경을 바라보니 한없기 기쁘다. 나머지 구간도 갈 수..

주차장에 돌진한 자동차 - 생(生)과 (死)의 갈림길은 지척이구나

[낙상사고 투병기 328] 갑자기 주차장으로 돌진한 자동차가 내가 주차한 곳의 옆차를 들이박았다. 생과 사의 갈림은 지척이구나 고근산 주차장은 고근산 중턱에 새로 잘 만들어놓았는데 나는 늘 고근산로 입구의 작은 주차장에 주차한다. 고근산을 낮은 곳부터 올라가는 것이 더 많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오후에 약속에 있어 오전에 걷기운동을 마쳐야 한다. 그래서 일찌감치 고근산으로 가다가 입구의 작은 주차장에서 멈췄다. 생각같아서는 주차장 윗쪽에 대고 싶었으나 웬지 대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랫쪽의 길가 가까운 곳에 주차했다. 잠깐 쉬고 있는데 고근산에서 내려오던 승용차가 커브를 꺾지 못하고 주차장으로 돌진했다. 깜짝 놀라는 사이 돌진한 승용차는 내 옆차를 들이박았다. 들이박은 차는 앞이 완전히 박살났..

사방치기 - 추억 소환!

[낙상사고 투병기 325] 누군가가 그려놓은 사방치기 놀이판 그들의 이야기는 추억으로 물들었겠지 땀 흘리는 재활운동도 훗날의 추억 스토리 걷기운동이 2023년의 화두가 될 줄이야 낙상사고 전에는 꿈에서 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은 빼도 박도 못하는 재활의 구렁텅이 늘 지친 얼굴을 만드는 땀과 절박함이 묻어나오는 시간 지루하지만 어쩔 수 없이 걷는 길 상상을 하고 주위의 식물을 탐색한다. 그러나 그것조차 보이지 않는 힘든 시간이 있다. 짜증과 불안감이 엄습해오면서 온 몸의 반응도 진저리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그런 진저리가 사라진다. 무엇인가 호기심의 촉수가 꽂히는 곳 눈을 크게 뜨며 무엇인가 보일 때다. 누군가의 흔적이 산책길에 그려져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쏜살같이 달린다. 도달한..

늦반딧불이 - 힘든 재활 과정에서 발견한 빛의 유영

[낙상사고 투병기 324] 소나기 훼방에 늦게서야 시작한 걷기 운동 축축한 밤의 숲길에 늦반딧불이가 그리는 빛줄기가 춤을 춘다. 풀벌레들의 화음까지 곁들려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다. 늦반딧불이 유영 (동영상) 감기몸살의 여파가 잦아들었지만 아예 하루를 쉬며 아침과 점심에 감기약을 먹었다. 오후에라도 나가려는데 소나기가 내린다.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섰다. 고근산 산책길에서 1만보를 채워야 한다. 고근산 입구에 도착하니 날이 괜찮다. 그래서 우산도 없이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 쯤 가니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소나기가 쏟아진다. 비를 홀딱 맞으며 간신히 공중화장실로 몸을 피했다. 잠시 후 비가 잦아들어 자동차 주차된 곳으로 가서 우산을 챙겼다. 다시 오르는 고근산 계단 길은 젖어있..

어떤 하루 - 수원에서도 바쁜 일정 후 걷기운동

[낙상사고 투병기 322] 바쁜 일정은 일정이고 걷기운동은 걷기운동이다. 수원에서의 바쁜 하루였다. 조카 결혼식이 있어 9월 초에 수원에 왔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또 올 수도 없다. 제주에서 추석을 보내려고 며칠 더 있었다. 쌀국수 먹으러 동탄으로 달리고 대기 시간에 동탄시내에서 걷기운동하고 쌀국수를 먹은 후 커피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수원에서 와서 광역버스를 타고 문정동에서 내려 결혼식에 참석했다. 추억이 얽힌 남한산성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수원집에서 가서 가족모임을 가졌다. 동탄과 인천에 흩어져 사는 아이들이 왔다. 추석을 제주에서 보내는 대신 저녁을 함께 먹었다. 아이들이 준비한 고기와 회이다. 우니 + 새우 + 감태김 세트 한 입의 맛이 감미롭다. 소줏잔을 기우리며 아이들 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