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날지 못하는 올빼미 - 비 맞으며 한밤중 걷기 1만보

풀잎피리 2023. 12. 2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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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 투병기 336] 

 
낮에 진하게 놀았다.
대신 밤에 진하게 걸었다.
날지 못하는 올빼미 신세
 
 

감귤과 한라산

 

 

계곡의 시간

 

 

 

계곡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았다.
아이들이 놀 때처럼
점심의 허기를 도시락으로 서서 때우면서
 
 날씨는 맑았지만 계곡은 비내린 흔적이 진하다.
바위는 젖어있어 앉은 수도 없다.
가방은 나무에 걸쳐 놓았다.
 
 그렇게 낮시간이 가고
주차된 차량으로 가니 오후 5시가 넘었다.
이끄, 이제부터 진짜 하루가 시작된다.
 
저녁을 먹고 헬스장 다리운동 70분을 하고
월드컵경기장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비가 내리다 말다 질척이는 트랙이다.
 
월드컵 광장의 불도 꺼졌다.
걷는 사람은 나 혼자다.
한밤 중 올빼미 재활운동이다.
 
올빼미는 단독 생활을 하면서 주로 밤에 먹이를 찾는다.
올빼미가 날지 못하고 걷는다면 먹이를 잡을 수 없다.
날지 못하는 올빼미가 된 처지의 낙상자
 
걷고 뛰지 못한다면 한라산에도 오를 수 없다.
무조건 걸어야 한다.
이를 악물고, 낮의 놀이를 떠올리면서 참아야 한다.
 
21시33분부터 23시18분까지
9바뀌 걷고 2바퀴 뛰니 1만보였다. 
집에 오니 23시31분이다.
 
올빼미가 둥지를 찾아 노곤함을 달래는 시간
다리는 욱신욱신 아우성이고
피곤은 덕지덕지 코딱지가 되었다. 
 
(2023-11-03)


 

비내리는 월드컵경기장 트랙

 

 

월드컵경기장 계단

 

 

마지막 2바뀌(1400m) 달린 시간

 

 

 

귀가길

 

하루 총 걸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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