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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고생 - 뒷문이 "쿵"소리 나며 받쳤다

[낙상사고 투병기 350] 주차하고 시동도 안 껐는데 옆의 렌트카 뒷문이 내 뒷문을 꿍! 하며 부딪친다. 언성을 높이다가, 에쿠 재수가 없네 힘들게 숨가쁘게 보내는 12월도 막마지 허리 통증 환자가 해서는 안되는 운동을 유튜브에서 본 후 1100도로를 달려 영실 입구쪽에 오니 눈세상이다. 눈속에서 무슨 나무이끼를 찾으러 왔던가 그러나 어짜피 걷기운동이니 그냥 걷자. 눈속에서 등산화는 축축하게 젖었다. 거린사슴 숲길에서 좀 더 걷자고 주차했는데 내가 주차한 옆에 렌트카가 주차하고 있다. 잠시 후 내차의 뒷문이 부딪쳐 "쿵"하는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고 내차를 살피니 흡집이 났다. 그때까지 옆차의 뒷문을 연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운전했던 사람이 나와 사과한다. 그러나 사과할 사람은 운전자가 아니라..

발뒤꿈치 갈라짐 - 아픔의 앙상블 4일째

[낙상사고 투병기 349] 12월은 왜 이리 사연이 많니 이번엔 발뒤꿈치까지 갈라져 아픔의 3중주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라지만 재활자에게는 그림의 떡 온통 재활과 걷기운동의 시간이다. 발뒤꿈치까지 갈라져 4일째 고생이다. 연고를 발라 부드럽게 하고는 있지만 등산화 신기가 불편하고, 걷기도 힘들다. 억지로 등산화를 신고 제주쪽으로 달렸다. 사려니주차장은 눈이 넘쳐 주차하지 못하고 붉은오름주차장을 지나 절물주차장에 가서야 차를 돌렸다. 주차할 수 없는 차량은 계속 달려야한다. 모래시계에서 떨어지는 모래처럼 쉬지 못한다. 세월이 된 시간이 쏜살 위에서 속수무책이듯 고사리 설경을 보려다가 눈길 2시간을 허비했다. "한쪽 눈 질끈 감고 살면 만사가 태평이랍니다" 산길 옆에 만들어놓은 올해의 산타가 세련되게 인사한다..

황당 - 기록되지 않은 걸음 7천보에 대한 생각

[낙상사고 투병기 348] 2번이나 핸드폰 바테리가 소진됐다. 추위 탓인지 낡은 탓인지 모호하지만 기록되지 않은 걸음 수는 7천보 정도이다. 나이가 들면 몸이 망가지듯 핸드폰도 오래되니 바테리도 금방 소진된다. 그래서 늘 보조바테리로 충전시키며 다닌다. 오늘은 짧은 코스라 보조바테리를 가지고 가지 않았는데 황당하게도 오전 오후 2번이나 소진되었다. 하루 1만보 걷기 기록 데이터에 비상이 걸린다. 오전에 눈이 내린 월드컵경기장을 걷는다. 걸으며 데이터를 보려는데 핸드폰이 켜지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은 발자국을 보면서 간판을 떠올렸다. 기득권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의 증명이 절박한 시간에 기득권자는 증명이 필요 없이 바로 통하는 사회의 불평등 나의 핸드폰 바테리 소진으로 증명할 수 없는 시간보다 더 구구절절할..

대설 문자 쇄도한 날 - 월드컵경기장 20바퀴

[낙상사고 투병기 347] 대설 문자는 쇄도하고 눈발은 거세다. 중무장했는데도 손발이 시리다. 높이고 높이고 20바퀴 기록이다. 새벽부터 대설문자는 계속 온다. 집에서 갇혀 부채갯메꽃을 검색하다가 내 블로그를 찾았다. 건강의 4대 조건을 영양, 운동, 수면, 휴식이라고 적어놓고 내가 무시했다. 기록하면 뭐하나, 실천을 해야지 그래 오늘도 걷기운동은 실천하자. 눈이 뜸한 오후에 월드컵경기장으로 갔다. 트랙 서쪽은 눈이 녹았고, 동쪽은 눈이 쌓였다. 걸으면서 녹은 눈에 반영도 찍으며 석양까지 보았다. 날이 어두워지자 눈발이 다시 날렸다. 옷을 겹으로 중부장했는데도 손발이 시리다. 처음에 10바뀌를 예상했는데 높이면서 더 걸었다. 눈발에 거세지면서 서쪽 트랙에도 눈이 쌓인다. 20바퀴를 채우자고 악착같이 걸었..

건강검진 - 또 하나의 눈보라가 덮친다

[낙상사고 투병기 346] 내 뱃속을 탐사한 내시경 검사 장비가 시료를 채취한 붉은 위벽에 분화구가 많다. 내 삶에 몰아치는 눈보라가 거세다. 침을 맞지 않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고 서귀포 열린병원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 가쁜한 마음으로 검진에 임했다. 신체 균형 맞추기라면서 한 쪽 발을 들고 20초 이상 버티기를 하란다. 수술한 왼쪽 발을 버티다가 10초도 못되어 몸이 휘청거리면서 실패했다.ㅠㅠ 몸이 뒤틀려진 상태에서 수술한 발로 버티는 건 무리였다. 한쪽 눈을 가리고 눈검사를 했다. 내 입에서는 "안보이는데요"를 반복했다. 눈이 점점 나빠진다. 마취 없이 내시경 검사를 받는데 "조직검사" 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뱃속 이곳저곳을 훓는 이물질이 역겹다. 의사의 면담 결과 위염 증세와 헬리코박터균 발견이..

한의원 20일 - 침 맞다 세월 간다

[낙상사고 투병기 345] 한의원 침 맞으려 3주 고슴도치가 되는 시간 12월은 그렇게 갔다. 허리가 삐끗한 다음 날부터 11월28일~12월18일까지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갔다. 누워서 맞던 침을 옆으로 누워서 맞고 15개 정도 꽃던 침이 30여를 넘고 1주일이면 낫겠지 했던 마음에 먹구름이 덮였다. 의사 샘에게 물어봤다. 이렇게 오래 갈 수도 있냐고 1달도 가고 6개월도 갈 수 있단다. ㅍㅍ 1년동안의 재활에 적신호였다. 다리 재활에서 허리 재활을 전환된 듯 헬스도 달리기도 중단한 채 겨우 걷기만 했다. 오전은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오후는 복대를 차고 월드컵경기장을 걷고 쳇바퀴 3주가 만든 악몽의 12월이었다. 침을 맞을 때는 아파 눈을 떨었고 제주 풍경은 그림의 떡이 되었던 시간 하루 하루의 일기..

허리 비상 - 비바람과 싸우는 사투의 시간

[낙상사고 투병기 344] 모든 걸 접고 걷기운동에 치중한다. 다리보다는 허리를 중히 여기면서 오늘을 이겨야 내일이 있다. 이젠 무조건 허리에만 집중하자. 유튜브를 찾아 허리 아픈 사람의 운동방법을 보았다. 허리를 굽히지 않은 것이 철칙이란다. 헬스장에서 해왔던 토탈힙, 허리굽히기, 윗몸 일으키기가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는 절대 금물인 운동이었던 것이다. 배를 앞으로 내밀듯 허리가 제켜지도록 하는 습관이 필요했던 것이다. 달리기와 헬스운동은 중단했지만 걷기운동은 계속해야 한다. 허리가 아파도 걷기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고 한다. 복대를 허리에 두르고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걷는게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우산은 바람에 젖혀져 망가지고 비바람은 얼굴을 강타하며 안경을 적신다.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재활자의 처절한 시..

제주 인심 - 치료비, 내일 주세요

[낙상사고 투병기 344] 침 맞고 나서 치료비 주려는데 지갑이 없다. 간호사 하는 말, 그럼 내일 주세요. 제주 인심에 또 한번 놀란다. 허리 복대를 하고 한의원으로 침 맞으려 갔다. 침을 맞고 결재하려고 주머니 손을 넣었는데 지갑이 없다. 분명 집에서 지갑을 확인했는데, 아마 허리 복대를 지갑으로 착각한 것 같다. 죄송합니다, 지갑을 갖고 오지 않았네요. "그럼, 내일 주세요" 아참 계좌입금 되나요? "네" 아픈 허리를 세우며 핸드폰 끄적끄적 계좌입금 됐으니 확인해 보셔요.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없으니 됐겠지요." 나오며 픽 웃었다. 제주살이 초기 새마을금고 거래하는데 100원이 모잘랐는데 "다음에 갖다 주세요"란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뇌리를 스친다. 방심하면 코도 베어가는 현실에서 아날로그적 감성..

찌르르 아앗! - 세상이 멈춘 듯 하다

[낙상사고 투병기 343] 등산화 신고 일어서는데 하늘이 노랗다. 허리에 뻐근한 통증이 발악이다. 스틱을 잡고도 한참이나, 이렇게 아프다니 오전에 한의원에서 엎드려 물리치료 받으면서 캡쳐한 글에 밑줄을 그었다. "인생은 언제나 '오늘 하루'속에서만 자신을 드러낸다"는 글에 허리가 아파도 가능한 할 일을 하여야 한다. 매일 반복되는 한의원의 침도 오전의 일상이 되었다. 오후에는 특별이 제주쪽에 있는 오름 하나를 올라야 한다. 전에 한번 가본 오름인데도 네비를 켜야했다. 허리에 복대를 차고 달렸다. 부탁을 받고 확인할 사항이 있어서다. 등산화를 신고 일어서는데 짜릿한 통증이 몸을 관통한다. 허리를 펴지못하고 엉거주춤 자세로 정지했다. 하늘이 노랗게 보이며 현기증이 인다. 이렇게 갑자기 아픔이 증폭될 수도 있..

장침 30여 군데 - 헬스장, 달리기 중단

[낙상사고 투병기 342] 12월의 재활이 삼천포로 빠졌다. 침을 맞을 자리가 바뀌고 헬스장, 달리기를 중단했다. 허리를 삐끗한 후 1주일이 되었다. 한의원에서 침을 계속 맞아도 진전이 없다. 1주일이면 낫겠지 하는 마음에 불안감이 증폭된다. 한의원에서 우측 옆구리가 더 심하게 아프다고 했더니 바로 누워서 침을 맞던 자세에서 옆으로 누우란다. 그리고 발, 무릎, 허리, 장딴지, 손 등에 장침을 놓았다. 눈물이 날 정도의 아픔을 참으면서 몸은 찔끔 찔끔 경련이 인다. 어서 빨리 끝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금까지 허리 부분에는 침을 맞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허리 포함하여 더 여러 곳을 찌른다. 대략 30여 곳에 장침이 박히니 고슴도치가 따로 없다. 평지는 걸을 수 있는데 오르막은 안된단다. 그래서 헬스..

인바디 검사 - 하체좌우 심한 불균형이 허리 삐끗으로 연결됐나

[낙상사고 투병기 341] 1년만에 다시 받은 인바디 검사 좌우 심한불균형에 변동이 없다 아! 허리병이 괜이 생긴게 아니구나 중문에 김장용 배추를 사러갔다가 옆에 중문보건소가 있어 인바디검사를 했다. 기대를 한 눈이 데이타를 보고 휘둥그레졌다. 1년간 그렇게 열심히 재활했는데 하체 좌우가 심한불균형 그대로다. 상체하체는 심한불균형에서 약한불균형으로 1칸 올랐을 뿐이다. 그렇다면 1년 내내 하체좌우가 뒤틀려있었고 상체하체도 약한불균형이라도 불균형은 불균형이다. 몸의 균형이 안맞으면 허리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 몸으로 하루 1만보 이상 걷기운동이 365일을 채우는 오늘이다. 그래서 약했던 허리가 과부하에 걸린 것 같다. 완전한 정상은 아니라하더라도 중간은 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ㅠㅠ 좌측 다리에 철심이..

부서진 마차 - 철심 박은 다리에 이어 허리까지 삐끗한 나를 닮았구나

[낙상사고 투병기 341] 비끗한 허리에 침을 맞았다. 삶의 흐름이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가을의 아쉬움도 더덕더덕이다. 한의원에서 가서 온 몸에 침을 맞았다. 발, 무릎, 허벅지, 손, 인중에 꽂히는 긴 침 짜릿한 통증이 허리로 모아진다. 제주살이 초기 어깨 결림으로 찾았던 한의원 그 때는 침이 꽂힐 때 아픔을 덜 느꼈다. 그런데 허리 삐끗해 맞는 침의 통증은 몸의 경련을 일으킬 정도의 아픔이다. 그 아픔을 참으며 몸이 망가져 가는 세월을 떠올려 보니 마음까지 아프다. 침을 맞고 나와 집에 가는데 부서져 쓸모없어진 마차가 보인다. 철심 박은 다리에 이어 허리까지 삐끗해 고생하는 내 몸을 닮았구나 이심전심의 마음이 오후의 산책길에도 이어진다. 늦게 핀 야생화들도 가을의 아쉬움이 덕지덕지 묻어난다. 몸이 약..

수수깡이 왜 그리 부럽나요 - 헬스장 샤워장의 알몸 바라기

[낙상사고 투병기 340] 발가벗은 공중 샤워장 내 몸의 날씬함이 부럽다고 늘 말한다. 수수깡이 왜 그리 부럽나요 허리를 삐긋해도 밤이라 한의원에 갈 수 없다. 그래서 헬스장에 가서 벨트 맛자지를 하고 샤워장 거실에서 아픈 허리를 참으며 간신히 옷을 벗었다. 엉거주츰 살금살금 욕실로 걸어가서 더운 샤워물로 몸의 뻐근함을 삭이는 중이다. 서로의 몸을 흘끗 흘끗 쳐다본다. 내가 늘 듣는 소리는 몸매 좋다는 것이다. 아마 배 나온 사람은 배가 나오지 않은 나의 몸을 부러워할 것이다. 그러나 재활에 겹쳐 허리병까지 도졌는데 몸매 좋다라니 허리 아픈 사람을 그렇게도 좋나요? 모두들 잠자코 있는데 누군가 의원을 소개한단다. 샤워장에서 온갖 얘기가 다 쏟아진다. 특히 거시기와 배가 주 관심사항이다. 서로 반대사항을 ..

2024 고근산 일출 - 제주 늦잠쟁이 새해 첫 빛

제주의 새해 첫 해가 늦잠을 자고 있다. 사람들은 해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늦게서야 이불을 떨치고 일어나는 2024 새해에 전국적으로 제주만 흐리다는 예보를 듣고 일출은 기대않고 재활길에 다리를 부탁하러 길을 나섰다. 허리 벨트로 허리를 조이고, 물 한 병을 들었다. 고근산 입구에 차들이 즐비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근산을 향한다. 고근산 847계단을 헉헉대며 올랐다. 고근산에 올라 분화구를 한바퀴 돈다. 서귀포 방향 터진 부분에 사람들이 꽉 찼다. 우회하여 가시덤불을 헤치며 산책길로 접어들었다. 일출 시간 4분전, 급히 발길을 채촉했다. 고근산 전망대에 사람들이 빽빽하다. 1분전에 전망대에 올라 주위를 본다. 동쪽은 구름이 잔뜩 끼었고 한라산은 구름에 싸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2023 재활의 해 - 평범으로 향하는 험난한 길의 10개 스토리

2023 새해 첫날  수술한 다리로 산에 갈 수 없어 해안의 언덕으로 갔다.부축을 받아 올라앉은 성벽에서 새해 일출을 손에 담았다.재활을 열심히 할테니 평범한 삶을 달라고 염원했다. 하루 1만보 이상 걷기운동, 헬스장에서 다리운동을빠짐없이 실천하며 의지를 다졌다.피로가 온 몸에 누적되어도 걷고 헬스장에 갔다. 그 기록은 간절함이며, 눈물이며, 몸부림이었다.날마다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재활의 길은그 날의 컨디션이나 몸 상태를 염려할 여유가 없었다. 보고싶은 꽃을 보는 것도 놓칠 수 없었다. 재활과 꽃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밖에 없는 제주생활재활의 당위와 제주살이 당위가 공존하는 시간들 2023년 열 가지 스토리를 추리면서 나의 삶이 그린 한 해를 일별했다.뒤돌아보는 시간들이 나에게 손짓한다...

허리 삐끗 - 통증이 짜르르.... 몸이 굳었다

[낙상사고 투병기 339]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달 달 무슨 달 재활길 안달복달 탈 탈 무슨 탈 무리해서 허리탈 고근산 가려고 주차한 후 등산화를 신으려고 트렁크 문을 여는데 허리에 통증이 짜르르하며 순간 몸이 굳었다. 한참 후에 간신히 허리를 펴고 등산화를 꺼내 주차장 돌담에 발을 올려놓고 간신히 신었다. 움직이기 거북했지만 허리를 부여잡고 고근산로를 천천히 걸었다. 고근산 입구에서 좀 올라가면 계단이 시작된다. 계단을 아주 천천히 살금 살금 올랐다. 재활이 뭔지 쉴 수도 없는 신세를 한탄하면서 둥근 달이 뜨는 고근산 분화구 둘레길 달을 보고 걸음 떼고를 반복하면서 분화구를 돌고 돌았다. 떠오른 둥근 달을 보면서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노래를 떠올리고 안달복달하는 재활에 허리탈까지 ..

불편함에 대하여 - 스마트키의 바테리 교체

[낙상사고 투병기 338] 고근산의 난장판 후 수동키의 불편함을 절실히 느꼈다. 3일만에 바테리를 교환하다. 평소에도 많은 불편함을 참는 편이다. 낙상사고 후는 더 불편함과 가까워졌다. 그런데 휴마트키 먹통으로 수동키는 손들었다. 제주에는 침대, 쇼파가 없어도 잘 견딘다. 다리 수술 후에는 방에 깐 요에 눕거나 일어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그러나 재활 목적이라 생각하고 힘들어도, 억지라도 침대없는 재활을 계속했다. 하루 1만보 이상 걷기부터는 불편함이 일상화 되었다. 주차장보다 멀리 주차하고 걷기 가까워도 우회하기 편한 길 보다는 험한 길에서 유연성 찾기 등 그런데 스마트키가 먹통이 되자 불편함을 참기 어렵다. 트렁크 문이 열지지 않아, 아~ 스마트 먹통이다. 번번히 잊고 트렁크 문을 열려고 애쓴다. ..

몸서리 치는 고근산 - 난장판의 하루

[낙상사고 투병기 337] 뒷산 고근산이 나에게 한 방 날렸다. 정말로 몸서리치는 뒷동산이었다. 2시간 30분의 난장판이다. 올라가는 길 (동영상) 비바람이 강타하는 고근산 들었던 우산은 날아가 쳐박히고 우박은 따발총처럼 얼굴을 때린다. 손은 얼어오고, 콧물은 줄줄 흐른다. 고근산도 나의 재활도 아수라 속이다. 속이 뒤집히게도 핸드폰도 죽었다. 하산길의 비바람에 우산도 쓸 수 없다. 자켓을 입은 몸은 괜찮지만 바지는 흠뻑 젖었다. 허벅지에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에 섬찟했다. 주차장에 와서 트렁크를 여니 먹통이다. 주머니에 넣었던 스마트키가 빗물에 젖어서이다. 수동으로 시동을 걸고 숨을 돌린다. 계기판은 "key out"이 뜨며 빽빽거린다. 비바람에 우박, 먹통된 핸드폰 잃어버린 걸음수는 3천보였다. 저녁에..

날지 못하는 올빼미 - 비 맞으며 한밤중 걷기 1만보

[낙상사고 투병기 336] 낮에 진하게 놀았다. 대신 밤에 진하게 걸었다. 날지 못하는 올빼미 신세 계곡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았다. 아이들이 놀 때처럼 점심의 허기를 도시락으로 서서 때우면서 날씨는 맑았지만 계곡은 비내린 흔적이 진하다. 바위는 젖어있어 앉은 수도 없다. 가방은 나무에 걸쳐 놓았다. 그렇게 낮시간이 가고 주차된 차량으로 가니 오후 5시가 넘었다. 이끄, 이제부터 진짜 하루가 시작된다. 저녁을 먹고 헬스장 다리운동 70분을 하고 월드컵경기장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비가 내리다 말다 질척이는 트랙이다. 월드컵 광장의 불도 꺼졌다. 걷는 사람은 나 혼자다. 한밤 중 올빼미 재활운동이다. 올빼미는 단독 생활을 하면서 주로 밤에 먹이를 찾는다. 올빼미가 날지 못하고 걷는다면 먹이를 잡을 수 ..

해국과 청띠제비나비 - 인연과 추억 만들기

[낙상사고 투병기 335] 빼빼로 데이에 화산암 꼭대기 해국 꽃에 청띠제비나비가 앉았다. 이런 기막힌 인연의 조우는 멋진 추억이어라 제주살이를 몇년동안 하고있으나 제주에 흔하디 흔한 해국의 모습을 나답게 담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디 진하다. 그런데 낙상사고까지 당하고 나자 점점 멀어져가는 해국의 아쉬움이었다. 11월이 되어서야 "이크!" 해국을 봐야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늦게서야 해안으로 달리는 마음에 기대감은 별로 없었다. 역시나 봐둔 곳은 해국의 말라버린 꽃대였다.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해국과의 조우 이것이 끝인가 허탈감에 멀리 바다를 바라보는데 커다란 화산암 위에 해국이 반짝인다. 그런데 어떻게 올라가지? 수술다리의 철심과 꽃 욕심이 갈등하는 사이 내 눈은 벌써 올라갈 곳을 찾고 있었다. 반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