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황당 - 기록되지 않은 걸음 7천보에 대한 생각

풀잎피리 2024. 1. 1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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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 투병기 348]  

 
2번이나 핸드폰 바테리가 소진됐다.
추위 탓인지 낡은 탓인지 모호하지만
기록되지 않은 걸음 수는 7천보 정도이다.
 

하루에 두번이나 바테리 소진에 황당했다.

 

 

 

나이가 들면 몸이 망가지듯
핸드폰도 오래되니 바테리도 금방 소진된다.
그래서 늘 보조바테리로 충전시키며 다닌다.
 
오늘은 짧은 코스라 보조바테리를 가지고 가지 않았는데
황당하게도 오전 오후 2번이나 소진되었다.
하루 1만보 걷기 기록 데이터에 비상이 걸린다.
 
오전에 눈이 내린 월드컵경기장을 걷는다.
걸으며 데이터를 보려는데 핸드폰이 켜지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은 발자국을 보면서 간판을 떠올렸다.
 
기득권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의 증명이 절박한 시간에
기득권자는 증명이 필요 없이 바로 통하는 사회의 불평등
나의 핸드폰 바테리 소진으로 증명할 수 없는 시간보다 더 구구절절할 것이다.
 
하나워드가 나왔던 pc 초창기에 자판 치는 직원 앞에 늘어선 사람들
누군가 전선줄을 견드려 전원이 꺼지는 순간
소실된 자료에 경악하는 소리들이 메아리쳤던 시절도 있었다.
 
오후에는 고근산로 산책길 걷기운동이다.
감탕나무 촛점이 안맞아 여러번 터치한 손이 추워 비명을 지른다.
그 소리에 놀란 듯 핸드폰 바테리가 또 맛이 갔다.
 
되돌아오는 걷기운동도 기록이 되지 않았다.
하루동안 두번이나 핸드폰 바테리가 소진된 것도 처음이다.
대략 7천보 정도의 기록되지 않은 시간에서 사회의 불평등까지 생각이 튄 날이다.
 
(2023-12-22)


기록되지 않은 발자국

 

 

감탕나무를 찍는 손이 추워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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