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새해 첫 해가 늦잠을 자고 있다.
사람들은 해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늦게서야 이불을 떨치고 일어나는 2024
새해에 전국적으로 제주만 흐리다는 예보를 듣고
일출은 기대않고 재활길에 다리를 부탁하러 길을 나섰다.
허리 벨트로 허리를 조이고, 물 한 병을 들었다.
고근산 입구에 차들이 즐비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근산을 향한다.
고근산 847계단을 헉헉대며 올랐다.
고근산에 올라 분화구를 한바퀴 돈다.
서귀포 방향 터진 부분에 사람들이 꽉 찼다.
우회하여 가시덤불을 헤치며 산책길로 접어들었다.
일출 시간 4분전, 급히 발길을 채촉했다.
고근산 전망대에 사람들이 빽빽하다.
1분전에 전망대에 올라 주위를 본다.
동쪽은 구름이 잔뜩 끼었고
한라산은 구름에 싸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일출은 형식이요, 마음이 중요하다.
흐리나 맑으나 새해 아침 해를 기다리는 마음은
간절함과 기원을 담는 일일 것이다.
일출 시간 경과되고 7분 후
늦잠을 자다 일어난 아이의 얼굴처럼
2024 첫 해가 구름 위로 빠끔이 얼굴을 내민다.
가정을, 다리를, 한라산을, 철심제거 수술을
해가 말한다. "욕심이 많네"
내가 대꾸했다. "늦잠쟁이가 지각해 놓고 할 소린가?"
마음 속으로 고근산에게 부탁했다.
내 다리를 잘 보듬어주게나
이어서 강창학숲길, 월드컵경기장에 가서 부탁했다.
재활코스 성지순례 후 집에 오니 10시가 넘었다.
뜬금없이 새벽부터 3시간40분 걷기에 다리도 놀랬을 것이다.
2만보 이상 수고한 다리가 참 고맙다.
(202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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