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26

제주 오름 335개의 의미 - 나를 시험하는 저울에서 그린 행복의 지도

제주살이 목표 중 하나는 제주 오름을 모두 오르는 것이었다.걷기 좋고 전망 좋은 오름을 머릿속에 그리던 초기 목표는 거대한 꿈이었다.그 꿈에서 깬 제주살이 후반의 오름은 자존심을 건 인내였다. 제주인의 삶과 죽음을 껴안았던 제주 오름이었다.현재는 한라산국립공원 내의 오름은 법적으로 출입이 금지되었고동네오름은 개발과 방치 사이에서 훼손되거나 가시덤불 내지는 밀림이 되었다. 제주살이 2년이 연장되고 4년을 넘어 6년을 살았는데도낙상사고의 재활이 겹쳐 막판의 오름투어는 살인적인 일정이었다.나를 시험하는 저울, 내 몸을 견디는 인내였다. 내가 선택한 길은 후회를 만들지 않는다는 의지가 곁들여졌다.그 의지가 재활하는 다리를 이끌었다."신체예산"이란 말을 재활과 동네오름에서 실감했다. 오름 지도에 동그라미 한 개를..

쇠머리오름, 망동산 - 제주 오름 335개 등정 휘날레

[제주오름 334, 335]   제주 올레길 27코스 완주는 우도올레였다.제주 오름 335개 등정 휘날레도 우도 망동산이었다.소처럼 우직하게 걷고 걸은 제주의 진한 추억이다. 제주오름 등정 목표는 오름을 모르는 낭만자였다.제주 오름 335개 등정은 야생의 근성을 일깨웠다.낭만에서 야생으로 이동한 제주오름 334회, 335회이다. 우도의 쇠머리오름과 망동산은 지질학적으로 의미가 크다.쇠머리오름이 화산재가 쌓여서 굳어져 만들어진 응회암(凝灰巖, Tuff Cone)이라면망동산은 화산쇄설물인 분석구(噴石丘 Scoria Cone)이다.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쇠머리오름이 우도 서쪽에 단애를 만들며 어깨를 펼치듯 좌우에 넓게 능선을 만들었고분석구인 망동산은 쇠머리오름의 감싼 어깨 안에 알처럼 솟아있다. 쇠머리오름 정상..

[제주올레 1-1코스 / 우도올레] - 제주 올레 27코스 437km 휘날레

우도는 몇 번 갔는데 올레길 코스로는 걷지 않았다.제주 올레 마지막을 장식하는 우도올레27코스 437km 종점은 제주 떠나기 3일 전이었다.  제주살이 시작하면서 아내와 함께 올레길을 완주하자고 다짐했다.그러나 초반은 미진했고, 중간은 낙상사고로 쉬어야 했다.제주마무리 막바지에 추자올레를 마치고 우도올레 종점을 찍는 날이다. 태풍 영향으로 비가 내린다고 해서 성산에서 우도행 첫배를 탔다.우도행 배에서 올레 종점을 생각한다.많은 사람들은 7-1코스나 21코스로 올레 종점을 삼는다. 7-1코스의 종점은 제주 올레센터가 있어 종점 인증샷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또한 21코스는 시흥리(始)를 출발하여 종달리(終)에서 끝내면서 제주를 한 바뀌 걸었다는 의미가 있다.옛날 관리들이 제주에 부임해서 순시를 돌 때도 ..

궤펜이오름 3형제, 넙거리 - 궤펜이 3형제는 올랐는데, 궤는 보지 못했다.

[제주오름 330, 331, 332, 333]   막판에 기회를 잡은 궤펜이 3형제궤의 위치를 찾고 찾아도 찾지 못한 아쉬움입석오름의 습지를 못 찾은 아쉬움과 함께 제주오름의 미련이다.  성판악 탐방로 입구의 궤펜이는섯괴펜이, 샛괴펜이, 큰궤펜이가 나란히 있어 괴펜이 3형제라 불린다.큰궤펜이 옆에 큰 궤가 있어 궤펜이오름이란 이름이 붙었다.제주살이 초기 사려니길 비탐방로 특별 개방 기간에성판악~물찻삼거리~월튼삼거리~한라산둘레길~이승악~수악교버스정류장코스를 걸을 때 퀘펜이를 처음 알았다. 그리고 5년도 넘게 지난 후 제주살이 막판한 오름마니아와 함께 기회를 잡았다. 사전에 궤의 위치 정보를 캐고 캐어도 찾지 못했다.궤펜이 오름은 낮으막해서 오르는데 무리는 없다.큰궤펜이 둘레를 샅샅이 뒤져도 궤는 발견하지 ..

[제주올레 18-1코스 / 상추자올레] – 추자 일출, 나바론 절벽길, 모진이 해변

추자도에서 본 일출은 어렵게 잡은 추자올레의 위안이었다. 상추자도의 나바론 절벽길을 걷지 않았다면 후회막급이었을 것이다.모진이 해변에서의 힐링은 1박 2일의 휘날레였다. 앗, 일출 시간이 지났다.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놀라 밖으로 뛰어나갔다.태양은 벌써 높이 올라 추자도의 2일차를 알려준다. 2일 차의 백미는 나바론 절벽길이다.대부분 그리고 아내도 평탄한 일반길로 가고나 홀로 험한 길, 나바론 절벽길을 찾는다. 이정표도 제대로 없어 가까운 쪽의 길을 갔다.능선에 올라서야 질러온 걸 알았다.능선을 내려가 절벽 구간 처음부터 올라갔다. 배나 힘들어도 알바하길 잘했다.나바론 절벽길 이름 한번 잘 지었다.절벽 난간 등산로와 밧줄이 아슬아슬한 스릴이다. 나바론 영화에서 그레고리 펙의 명연기를 떠올리며나바론..

[제주올레 18-2코스 / 하추자올레] – 추자도 티켓, 수덕도, 대왕산 황금길

어렵사리 추자도 1박 2일첫날은 신양항에서 추자면사무소까지 9.7km추자도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감회의 올레길이다. 제주항에서 추자도 가는 배가 선박회사의 싸움으로 번져한동안 추자도 올레는 2박 3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여름이 되어서야 정상화되어 1박 2일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사와 제주 마무리에 눈코뜰 없이 바빴고태풍으로 배가 뜨지 않은 날이 많았다. 통영에 가서 추자올레를 걷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가까스로 막판에 1박 2일 기회를 잡았다.예약한 숙소에서 신양항으로 승합차자 와서 트렁크를 실었다. 8-2코스를 먼저 걷는 것이 유리하다고 해서 하추자올레부터 시작하였다. 여름 같은 가을이지만, 깨끗한 공기와 푸른 바다가 싱그러웠고간간이 보이는 야생화 눈길도 주면서아름다운 추자도를 만끽하며, ..

입석오름 – 입석 습지 못본 아쉬움, 제주 계곡에 안녕을 고하네

[제주오름 329] 고대하고 기대했던 입석오름정작 입석 습지는 보지 못한 아쉬움제주 계곡에 작별을 고했다. 서귀포의 입석오름은 한라산 깊숙이 꽁꽁 숨어있다.기회를 보고 또 보았으나 미답의 오름으로 남아있었다.양치식물을 찾아 중간까지는 가보았다.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일기예보가 떴다.1주일 남은 제주살이는 입석오름으로 결정했다.서귀포에 버스를 타고 수악교에서 내렸다. 계곡 곁으로 걷고 걸었다.입석오름 정상은 풍경도 없다.입석 습지를 찾으려고 15분을 뒤졌다. 앙꼬 없는 찐빵이었다.하늘도 도운 입석오름 탐방인데 인덕이 부족했나 보다.정상 오름의 후련함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내려오면서 수악계곡에 안녕을 고했다.만주우드풀을 보고파 내려가서 인사하고큰섬잔고사리에게 안녕하고 왔다. 7시간에 걸친 탐방과 인사제주의..

밝은오름(상명리) - 어둔오름이 된 사연

[제주오름 328]   상명리의 밝은오름은 한 술 더 뜬다.최악의 험한 숲을 뚫어야 했다.밝은오름이 어둔오름이 되었다.  해안동의 밝은오름에서 출발하는데길 옆에 뚱딴지 꽃이 화려해 차를 정지시켰다.여러 종류의 나비들이 꽃잔치를 벌이고 있다. 나비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르 보고 상명리의 밝은오름으로 달린다.어떤 밝은오름인지 기대를 키운다. 그런데 상명리의 밝은오름은 한 술 더 떴다.최악의 막탐사가 기다릴 줄이야오늘 두 곳의 밝은오름이 어둔오름이 되었다. 그렇게 어려운 동네오름이라 여태껏 오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밝은오름의 이름으로 가볍게 출발한 오름투어가 허를 때린다. 그런데 어쩌랴 그냥 뚫어야지점심 먹으며 읽은 웹소설의 글귀가내가 가야할 숲을 말하는 것 같다. 중요한 건 하나.이 순간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밝은오름(해안동) - 밝은오름 이름보다 나비를 본 오름으로 기억한다

[제주오름 327]   이름은 예쁜 밝은오름현실은 가시덤불 막탐사나무가 없고 풀밭이란 기록은 옛추억의 그리움이어라몇 개 남은 오름에 올인하는 나날전날은 꽃을 찾아 계곡을 헤매고 저녁에는 제주 지인을 만나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오름 투어다.두 곳 계획인데 모두 같은 이름인 밝은오름먼저 해안동의 밝은오름을 향했다. 제주 날씨가 아열대가 되었는지 매일 비다.길이 없는 풀숲은 고사리와 가시덤불의 막탐사다.전망도 없고, 정상 표지석도 없다. 어디에도 밝은오름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한 개 올랐던 것에 만족해야 하는 오름왜 오름을 올라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인다. 하지만 하산길에 귀한 나비들을 보았다.극남부전나비, 뾰족부전나비, 극남노랑나비다.밝은오름은 나비를 본 오름으로 기억한다. (2024-09-25)   ..

[제주올레 21코스 / 하도→ 종달] - 제주를 한 바퀴 걸었다.

제주올레 21코스는 종달리가 종점이다.시흥리에서 1코스를 출발하여제주를 한 바퀴를 걸었다 아내와 함께 걷는 올레길, 오늘은 제주올레 21코스다.동쪽 종달리를 향하는 제주 한 바퀴, 마지막 여정이다.오늘을 마치면 우도올레와 추자올레가 남는다. 제주를 떠나기 열흘 전이다.제주살이 막바지 발악의 올레길이다.서귀포에서 201번 버스를 탔다. 성산을 돌아서 제주로 가는 버스이다.시흥리에서 시작한 올레길의 추억을 더듬으며21 코스를 스캔하며 하도에 내렸다. 출발 스탬프를 찍고, 감회를 다지며 출발했다.잔뜩 흐려진 날씨 비가 내려 우비를 입었다.이틀전 마지막 정모도 비가 내려 미팅만 했다. 비, 비, 정말 비가 많이 내린 여름과 가을이다.연일 비에 한라산도, 영실도 못올랐다.그래도 비를 맞으며 오름 투어는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