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379

[낙상사고 투병기 178] 오줌통 - 작아졌나?

추워진 탓일까? 전립선이 약해졌나? 화장실이 어디야? 목발 짚고 걷는 길에 가장 안타까운 사연은 무엇일까? 낙상사고 후 재활기간이 길다보니 별 것을 다 경험한다. 그 3개를 뽑아보니 목발 짚고 가는데 비가 와도 우산을 쓸 수 없다. 횡단보도 건너는데 파란불이 꺼져도 급히 걸을 수 없다. 그리고 오늘 오줌이 마려운데 뛰어갈 수 없다. 출발할 때 먼저 화잘실에 들린다. 물도 가급적 덜 마신다. 그런데 추워지니 대책이 없다. 몸이 떨리니 땀 배출이 줄어 오줌이 자주 나온다. 그런데 바로 그 이유만 있는가? 전립선에 약해진 탓도 있다. 요의를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목발은 천천히 짚어야 한다. 요기를 느끼자 갑자기 심해진다. ㅠㅠ 평소보다 좀더 빨리 목발을 짚었다. 저 멀리 아파트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

[낙상사고 투병기 177] 참마 - 을씨년스러움을 공유하다.

으스스함이 몰려오는 길 왠지 기분조차 다운된다. 참마 너또한 그렇게 보이는구나 비 온 후의 축축함이 산책길을 덮친다. 이런 날의 왠지 밖에 나가기 싫다. 집의 뽀송뽀송함과 따스함이 게으름을 불러온다. 하지만 낙상사고 재활에는 적신호이다. 무조건 현관 문을 박차고 나와야 한다. 늦은 시간이라도 목발 짚고 걷는 길이 엉망이다. 물이 고여있고 낙엽이 젖어 흑색이고 사람들의 옷차림도 얄팍하지는 않다. 추위에 약한 몸에 으스스함이 몰려온다. 몸이 굳은 듯 기분조차 다운된다. 신발에 물이 젖어와 차갑다. 유턴하고 되돌아 오는 길 단풍처럼 노랑 잎이 나무에 걸렸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하니 살눈이 달린 참마다. 줄기에 물방울을 달고 젖어있는 잎 검게 변한 살눈이 측은함을 부른다. 너 또한 으스스한 기분이겠구나 목발의 ..

[낙상사고 투병기 176] 1타4피 - 자전거, 손가락, 웹소설, 라디오

재활을 하면서 고스톱 치던 시절을 떠올렸다. 쌍피 2개를 가져오면 그렇게도 흐뭇해 하였다. 실내 자전거 타면서 손가락 운동, 웹소설 보기, 라디오 음악 듣기 인생이란 쳇바퀴 돌리는 삶인 것 같다. 직업도, 휴식도 비슷하고 루틴한 패턴을 그린다. 재활 또한 비슷한 패턴이다. 오전에 실내 자전거 타기 후 오후에는 목발로 걷기운동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에 오후의 걷기운동은 생략해야 겠다. 왜냐면 목발 짚고 우산을 쓸 수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오전의 실내 자전거 타기의 시간을 늘렸다. 자전거를 타면서 핸폰으로 라디오를 열고 웹소설을 보았다. 그러면서 우연히 눈을 크게 뜨고 본 뻣뻣한 새끼손가락 이미 주치의가 장애로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라도 하듯이 새끼손가락을 꺾고 구부리고 하면서 주..

[낙상사고 투병기 175] 큰비짜루국화 - 밟히는 낙엽을 쓸고 싶다.

밟히는 낙엽 쓸고 싶은 마음 그 때 본 큰비짜루국화 10월, 단풍의 계절 그 속에서도 일찍 떨어지는 낙엽이 있다. 걷기 연습길에서 밟히고 밟혀 사라지는 신세 그 위에 또 떨어지는 낙엽 제법 쌓이기도 한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큰 싸리비 옛날 마당을 쓸고, 눈을 쓸기도 했다. 길에 떨어진 낙엽을 보니 옛날 싸리비 생각이 절로 난다. 유턴 하는 우시장천 상류 폰트 큰비짜루국화가 꽃을 피웠다. 어떠해서 큰자가 붙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꽃은 작디 작다. 설상화(혀꽃)가 분홍색이고 꽃이 질 때 설상화가 뒤로 말리는 것은 큰비짜루국화란다. 아무튼 큰 비짜루가 생각나게 하는 큰비짜루국화이다. 생태가 살아있는 우시장천 산책길 꽃 이름을 읊을 수 있는 것도 다행이다. 이런 날은 왠지 발걸음도 가벼운 것 같다. (2022..

[낙상사고 투병기 174] 도서관 가는 길의 징검다리 - 생태와 추억

목발과 발걸음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징검다리 생태와 추억의 랑데뷰 재활의 전환점을 선물한다. 한림도서관 가는 길에 징검다리가 있다. 매일 목발을 짚고 건넜다. 다닐 수록 익숙해지는 건너기 물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각종 생태를 관찰하고 도서관 가는 길의 힐링을 선물해 주었다. 휠체어를 탈 때는 징검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우회하는 안타까움 징검다리 건너는 사람들을 부러워 하며 우회했고 목발 짚고 처음 건널 때의 기쁨과 홀가분함을 잊을 수 없다. 징검다리 돌 주위로 무리지어 자라는 고마리 붉은 꽃과 흰 꽃에 한 곳에 피어있었고 재활에 찌든 마음을 고마리의 정화기능에 빌기도 했다. 아무르장지뱀 한 마리가 징검다리 돌 위에서 따스함을 즐기다가 내가 다가가니 짜증난다 하면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소요산 자재암..

[낙상사고 투병기 173] 께묵 허상 - 이름의 진정한 의미

꽃을 보는 것은 인연이다. 인연이 닿지 않으면 볼 수 없다. 꽃과 인연은 아름다운 것이다. 목발을 짚고 걷기운동하는 산책길 꽃 두 송이를 보자 깨묵을 떠올렸다. 얼씨구나, 목발을 옆에 놓고 아픈 다리로 버티고 열심히 그 모습을 담았다. 께묵, 세 번째에 인연이 닿았구나 했다. 어찌나 기분이 좋은 지 발견한 지점, 지형지물까지 사진을 찍고 그 지점을 사진에 표시하였다. 집에 오는 마음도 너무 들떴다. 귀한 꽃을 아파트 시냇가에서 봤다니 추억은 지난 두 번의 기억을 떠올린다. 두 번 모두 사실은 께묵이 아니었다. 꽃과의 인연 만들기가 참 어렵기도 했다. 이름을 알고 불러준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북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앎이란 인간 외에도 모든 개체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고, 모든 개체는 이름을 지녔다...

[낙상사고 투병기 172] 징검다리 - 목발 들고 건너다

도서관 질러가는 징검다리 목발 짚고 건넌지 36일만에 목발을 들고 건너다. 앉아있기 연습과 투병기를 블로그에 올리기 위하여 집앞에 있는 한담도서관에 매일 출근하듯 간다. 지름길로 가는 길은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 울퉁불퉁한 돌계단을 내려가 반듯한 돌로된 징검다리를 건너고 다시 돌계단을 올라야 한다. 평지에서 목발을 들고 연습 중이고 계단오르내리기 연습도 꾸준히 하였기 용기를 내여 목발을 들고 징검다리를 건너기로 했다. 아직 서투르고 수술한 다리의 힘이 모자라서 울퉁불퉁한 돌의 낮은 쪽으로 발을 옮기고 다시 다른 발을 모아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돌계단을 내려갔다. 반반한 돌로 된 징검다리는 수월하게 건넜다. 다시 돌계단을 조심스레 올랐다. 드디어 평지에 도달했다. 휴! 안도와 쾌감이 교차된다. 또 한 고비..

[낙상사고 투병기 171] 쭈꾸미볶음 - 낚시고사리, 낚시돌풀을 떠올리다.

나의 취미는 야생화, 아들의 취미는 낚시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가족이 부러운 이유이다. 아들이 잡아온 쭈꾸미로 만든 볶음요리를 먹으며 낙상사고 수술과 재활로 수원에 계속 있다보니 제주에 있을 때보다야 아이들을 더 자주 보지만 그것 조차도 쉽지 않게 아이들이 바쁘다. 아들의 취미는 낚시인데 바다낚시를 가서 쭈꾸미와 문어, 우럭 등을 잡아오곤 한다. 나의 꽃 취미와 달리 낚시는 낚은 물고기 소득이 있다. 아들이 추석에 쭈꾸미를 가져와 데쳐 먹고 남을 것을 냉동 보관하였다가 오늘 저녁 반찬으로 쭈꾸미볶음이 나왔다. 골절환자는 뼈가 붙어야 하므로 음식을 잘 먹어야 하는데 자주 먹을 수 없는 쭈꾸미볶음은 별미였다. 쭈구미볶음을 먹으며 낚시고사리를 떠올렸다. 낚시고사리는 높은 산의 바위절벽에 사는데 잎 끝에 무성아가..

[낙상사고 투병기 170] 핸드폰의 고백 - 주인의 터치에 난 방긋 웃는다.

웹소설에서 멧돼지의 독백을 읽었다. 2014년 청성산의 멧돼지새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의 핸드폰의 고백을 그렸다. 찰..칵.. 내 주인이 휘청하며 쓰러지며 굴러갔다. 나는 주인의 손을 떠나 너덜지대 돌틈에 내 팽개쳐졌다. 꿍! 돌틈에 날개를 펴고 엎어졌다. 다행이 나는 상처를 입지 않았다. 내 주인은 더 멀리 굴러갔다. 10분 후 주인이 나를 찾아왔다. 얼굴은 깨져 피투성이 상태였고 다리가 부러졌는지 몸을 엉덩이로 질질 끌었다. 나는 주인을 향해 몸을 반짝 빛냈다. 주인이 나를 잡더니 내 몸을 터치한다. 누군가에게 낙상사고를 알리는 것 같다. (2022-04-01) . . . 찰..칵... 나는 우시장천 산책길을 매일 구경한다. 주인은 우시장천의 모습을 내 머리에 저장한다. 목발 짚고 산책하는 길 아..

[낙상사고 투병기 169] 낙상사고 6개월 - 긍정을 충전하며 목발을 짚다

싱그러운 봄날의 낙상사고 후 6개월 마른 낙엽 계절의 쓸쓸한 걷기 연습 귀뚜라미 소리도 구슬프게 들리네 천만뜻밖에 한라산에서 낙상사고 후 고통 속에서도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는데 아직 목발도 던지도 못하고 있다. 요즘 재활운동은 실내 자전거타기 1시간 30분, 식탁의자 팔굽혀펴기 5분, 대둔근 운동 5분 욕조턱 엉덩이 앉지않고 나오기, 아파트 입구 계단 3개 오르기 목발 엇갈리게 각각 옮기기 2km 등이다. 목발을 들고 어렵게 한 번 2km를 걸었었는데 아직 무담이 많아 목발을 엇갈리게 옮기며 적응하고 있다. 평균 기대치보다 늦는 재활운동이다. 낙엽도 밟히면 사각거리는 계절 귀뚜라미 소리 조차 구슬프게 들리는 마음 긍정을 붙잡으려해도 자꾸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재활운동 하고는 피곤해서 눕기 일쑤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