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379

[낙상사고 투병기 158] 목발 들고 2km 아기 걸음 - 석양에 새긴 뿌듯한 인증샷

사각사각 발바닥 땀 난다. 뚜벅뚜벅 스치는 걸음 지나간다. 가슴께로 덤벼드는 스잔한 바람 어제 통원치료 후 목발 없이 걸어보라는 말에 엊저녁 첫 시도로 재활운동의 변화가 생겼다. 오늘 아침에는 침대에서 거실까지 목발없이 왕복했다. 그 여파가 온몸에 에스오에스를 친다. 원래 평상시에는 낮잠을 거의 자지 않은 편인데 오늘 오전에 낮잠까지 자게 되었다. 그래서 오후에 실내 자전거타기 1시간40분 운동한 후 반소매 차림으로 밖으로 나와 목발 없는 걸음을 시도했다. 목발을 들고 아장아장, 가슴이 떨린다. 혹시 보도블록에 걸릴까? 혹시 사람에 부딛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산책길을 간다. 재활운동의 또하나의 전환점이 될 길이다. 첫번째 굴다리까지 가니 자신감이 붙었다. 두번째 굴다리까지 가보자. 거기 가서 또 도란..

[낙상사고 투병기 157] 통원치료 17차 - 목발 없이 걸어 보세요.

엑스레이 다리 사진을 본 주치의 목발 없이 걸어 보세요. 그리고 한 달 후 통원치료 오세요. 통원치료 가는 날은 선생님에게 숙제 검사 받는 날 같다. "참 잘했어요"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는 어린이에 나를 대입시켜 보곤 한다. 낙상사고 후 175일, 오늘은 17번째 통원치료 가는 날이다. 오전에는 실내운동을 빡세게 했다. 실내 자전거타기 1시간22분, 식탁의자 짚고 팔굽혀펴기 6분30초 대둔근운동 6분30초, 앉았다일어서기 3분30초, 제자리걸음 20분 포스트와 사과로 점심을 먹고 커뮤니티에 들려 몸무게를 확인했다. 64.95kg, 재활운동을 열심히 했더니 오버되었던 2kg이 빠졌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우시장천 산책길을 걸은 후 택시를 탔다. 수병원 외래진료 접수 후, 엑스레이실에 다리 사진은 4컷을 찍..

[낙상사고 투병기 156] 나이와 연세 - 세월, 살다 보니 어느 새

재활과 힐링의 이율배반적 단어 몰입이라는 단어로 극복하는 시간 세월과 삶을 그려본다. 목발 짚고 걷기연습하는데 할아버지 소리를 가끔 듣는다. 나조차 생각하지 않은 할아버지란 말을 말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는 말을 실감한다. 오전의 실내 자전거타기 1시간은 땀이 범벅이 되는 시간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핸드폰으로 웹소설을 자주본다. 몸에서 땀이 솟고 웹소설에서 킥킥거리고... 재활과 힐링은 어울릴 수 없는 말이지만 그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것이 다른 것에 몰입하는 것이다. 웹소설의 장점, 댓글 읽기 "돈까스 먹고 싶어서 분식집 앞을 열 번 쯤 지나다녔던 심정" 이란 본문의 글귀를 가지고 댓글이 이어진다. "저런 경험은 없지만, 저런 사람도 우리 주변에 있다는 걸 알면서 살고 싶습니다." "님은 연세가 ..

[낙상사고 투병기 155] 뭉게구름과 비행기 - 친구들 마중 가는 길

목발을 짚고 시속 1km 친구들 마중 가는 길 비행기 한 대 마음 설레네 친구들이 수원으로 문병을 온다고 하여 버스정류장 광장까지 산책길 1km 목발을 짚고 시속 1km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다. 친구들이 찾아온다니 힘이 난다. 오전의 상쾌한 공기가 얼굴을 맛사지하는 것 같다. 도착 시간에 속도를 맞쳐 여유를 보여본다. 하늘의 뭉게구름도 나의 설렘만큼이나 크게 부풀었다. 그 뭉게구름 위 비행기 한 대가 가로지른다. 핸폰을 들어 그 모습을 담는다. 제주살이 하면서 비행기와 친해졌는데 낙상사고로 배편으로 수원에 올라와서는 언제 비행기를 탈 지 예상할 수 없다. 비행기 한 대가 주는 감상이 푸른 하늘에 걸린다. 날개가 부러진 새가 된 것처럼 이동의 제한이 주는 갑갑함을 하늘에 토해낸다. 하늘의 뭉게구름을 보며 ..

[낙상사고 투병기 154] 고추잠자리 - 가을 하늘은 고추잠자리 운동장

가을이 둥둥 떠다닌다. 고추잠자리의 운동장이다. 너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구나 재활운동도 하루 하루 패턴을 그린다. 오전에는 실내 자전거타기, 오후에는 도서관 거쳐 걷기운동 하루의 일정이 빡빡하고, 저녁에 녹초가 된다. 오전에는 실내 자전거를 타며 손가락 운동과 웹소설 읽기 점심을 먹고 도서관의 공용 PC에서 앉아있기 연습 및 블로그 포슽 그리고 우시장천 산책길 1km 왕복 목발 연습 삼복더위를 거쳐 가을이 온 현재에도 계속되는 재활운동 때론 지치고 힘들어도 생태를 보며 힐링을 느끼고 아이들을 보면서 미소를 띠우며 걷기에 주력한다. 도서관을 나와 걷기운동을 하려는데 하늘의 뭉게구름이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아름다운 하늘을 보는 것 자체가 상쾌한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런데 그 하늘에 고추잠자리가 날아다..

[낙상사고 투병기 153] 꽃무릇 - 수원에서 그리는 제주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 꽃과 꽃객에 헤어진 그리움 수원에서 그리운 제주의 오름과 계곡 한라산에서 낙상사고를 당하여 배편으로 고속도로로 달려온 수원 살려고 버둥쳤던 제주탈출 경로 그 끔찍했던 봄날을 거쳐 삼복더위를 넘기고 가을에 접어든 햇살 속에서도 목발 짚고 걷기운동하며 제주의 산천을 그리곤 한다. 꽃이 좋아 제주살이를 했는데 다리 골절로 재활하고 있으니 보고싶은 꽃을 만나지 못한다. 오늘도 그리움에 떨며 목발을 짚는다. 오후의 태양이 아파트에 가려 산책길은 응달이다. 아파트 사이 햇빛이 들어 건너편을 비춘다. 그런데 저기 꽃무릇의 붉은 꽃이 오후 햇살에 반짝인다. 제주의 꽃을 그리며 힘들게 걷기운동하는 눈에 상사화의 붉은 눈물이 보이는 듯 하다. 목교를 건너 맞은 편으로 가서 꽃무릇 있는 데로..

[낙상사고 투병기 152] 포기 없는 삶 - 웹소설에서 배운다.

절박한 나이의 재활운동 안간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웹소설의 한 소절이라도 격려 받는다. 오늘부터 1주일간 엉치와 허리가 아프던 것이 덜해졌다. 슬럼프와 함께 왔던 몸의 컨디션도 회복되는 단계 오늘 웹소설을 보면서도 의지를 다졌다. 포기할 때를 몰라서 성공하게 되더라 안 되는 일도 하다보면 되고 결국 인생이란 것도 꾸역꾸역 살아지게 된다. 똑바로 걷는 것도 축복이다. (무공쓰는 외과의사 144화) 이 구절에 힘입어 오늘부터는 앉았다일어서기를 시작했다. 제자리걸음을 시작한 지 1주일만이다. 현재 수술다리의 무릎 최대 굽힘은 90도 그것도 통증을 참으며 인상을 쓴 결과다. 무릎 위에 새겨진 봉합 흔적이 째지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목발을 짚으며 산책길을 가다보면 아이들의 뛰는 모습이 부럽고 길고..

[낙상사고 투병기 151] 캐나다된장풀 - 이런 된장! 엉치, 허리 아우성

오늘부터 침대 앞에서 제자리걸음을 시작했다. 제대로 걸으려면 다리 힘이 생겨야 한다. 온몸의 에스오에스에 정신 차리자. 목발 짚고 우시장천 산책길 왕복 2km 가까운 거리지만 목발 연습길은 멀고 먼 길이다. 손바닥과 무릎이 아우성을 치는 건 보통이다. 그런데 엉치가 아프고 허리까지 아우성이다. 1km 걷고 유턴해서 오는 길은 더 힘들다. 아예,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정도이다. 온 몸에서 에스오에스가 들리는 듯 왜 허리와 엉치까지 아우성을 치는지 몰려오는 몸의 삐걱소리를 듣는다. 소름이 끼치는 건강에 대한 공포 그 공포를 이기는 것은 열심히 운동하는 것인데 기본적 운동을 할 몸을 만드는 낙장자의 재활은 엄청난 쓰나미이다. 이런 고민, 고통, 통증을 참으며 걷는 목발 연습은 구도의 길이다. 그래 이겨..

[낙상사고 투병기 150] 산비둘기 - 구! 구! 구구! 우는 소리 동영상

도시로 내려온 산비둘기 산이 그리워 우는 거니? 나도 산에 오르고 싶구나! 산비둘기 우는 소리 (동영상) 성남에 살 때는 뻐꾸기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산에 집들이 들어서자 뻐꾸기 소리가 사라졌다. 뻐국! 뻐꾹! 뻐꾸기 소리는 그리움의 소리다. 수원의 우시장천 걷기연습길 산비둘기가 많이 날아다닌다. 비둘기 틈에 섞여서 모이를 먹기도 한다. 목발을 힘겹고 짚고 도란도란교에서 유턴을 했는데 구! 구! 구구! 산비둘기가 바로 위 나무에서 운다. 목발을 멈추고 나무를 주시 했다. 벗나무 줄기를 따라 시선을 훑었다. 산비둘기 한 마리가 여유롭게 앉아있다. 날개를 펄쩍거리는가 싶더니 노래를 부른다. 목발의 패드를 겨드랑이에 걸치고 핸드폰을 들어 동영상을 찍는다. 산책길에 사람이 오면 비껴주고 우는 순간을 잡으려고 ..

[낙상사고 투병기 149] 아이들 천국 - 쌍둥이 유모차 단상

신나는 아이들 우시장천의 놀이터 자연과 함께 하기 아파트 단지를 관통하며 흐르는 우시장천 목발 연습하는 산책길로 최고이며 아기 유모차, 유아용 킥보드도 많이 오고간다. 유치원 가방을 달고 킥보드 타는 어린이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와서 길가에 세워두고 생태천에 내려가 자연공부시키는 모습 등 하나 하나가 풍경이고 보는 내내 미소가 번지는 길이다. 아이들이 더 없이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쌍둥이 유모차도 자주 보인다. 똑같은 옷을 입혀 양쪽에 태우고 미는 보호자 아기들이 방실방실 웃는 모습에 미소가 번진다. 만혼으로 인공수정이 많다 보니 쌍둥이 출산이 많아진 현대의 실태를 가늠하게 한다. 우리 동네는 아이들과 아기들을 아주 많이 본다. "할아버지 다시셨어요?" 묻는 어린이 그 놈 참 친절하고 명랑하구나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