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발바닥 땀 난다.
뚜벅뚜벅 스치는 걸음 지나간다.
가슴께로 덤벼드는 스잔한 바람
어제 통원치료 후 목발 없이 걸어보라는 말에
엊저녁 첫 시도로 재활운동의 변화가 생겼다.
오늘 아침에는 침대에서 거실까지 목발없이 왕복했다.
그 여파가 온몸에 에스오에스를 친다.
원래 평상시에는 낮잠을 거의 자지 않은 편인데
오늘 오전에 낮잠까지 자게 되었다.
그래서 오후에 실내 자전거타기 1시간40분 운동한 후
반소매 차림으로 밖으로 나와 목발 없는 걸음을 시도했다.
목발을 들고 아장아장, 가슴이 떨린다.
혹시 보도블록에 걸릴까? 혹시 사람에 부딛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산책길을 간다.
재활운동의 또하나의 전환점이 될 길이다.
첫번째 굴다리까지 가니 자신감이 붙었다.
두번째 굴다리까지 가보자.
거기 가서 또 도란도란교까지 가자.
이렇게 전환점까지 가서 유턴했다.
1km를 목발 들고 걸었으니
이제 남은 1km 도전이다.
처음 시도한 목발 들고 걷기에
수술한 왼쪽 발의 무거움이 부담으로 느껴진다.
그래도 굴다리까지 간 후 정 못가겠으면 목발을 짚자.
굴다리까지 가서는 이왕지사 다음 굴다리까지 기를 쓰고 걸었다.
다리의 뻑적지근함과 시도의 마음이 교차한다.
이렇게 집 앞까지 목발을 들고 아장아장 2km를 걸었다.
서늘한 날씨로 전환된 것도 모르고
반소매 남방 한겹만 걸치고 나왔는데
다른 사람들을 보니 여름 옷이 아니었다.
겨울 날씨처럼 엄청 추웠고,
찬바람이 허리를 휘감는 듯한 섬찟함이 몰려왔다.
그런 가운데 달성한 오늘의 목표
해가 노을을 만드는 늦은 오후의 시간
추위를 견뎌준 몸과 목발 들고 걷기 시도 2km 성공한 다리가 고맙다.
석양에 목발을 높이 치켜들었다.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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