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379

[낙상사고 투병기 8] 새끼손가락 수술 - 희한하게 끊어진 힘줄이여~

탈구 교정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힘줄이 희한하게 끊어졌단다. 예정보다 2배나 더 길었던 수술시간 수원의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수병원에 9시에 도착했다. 골절 환자들이 시장통처럼 많이 들락거린다. 접수를 하고 다리와 새끼손가락 MRI 촬영을 했다. 다리는 경비골(정강이뼈와 종아리뼈)이 골절되었는데 무릎 바로 아래의 경골이 골절.파쇄되었고, 비골은 단순 골절이란다. 그런데 경골은 무릎 바로 아래가 애매하게 부러져 고난도 수술이 될 거라고 한다. 그래서 다리 수술은 다음날 씨암(C-arm)을 빌려오고 전문의를 추가 투입하여 수술하기로 하고 우선은 새끼손가락의 힘줄을 연결하는 수술을 하자고 한다. 수술실에 누워 겨드랑이에 마취주사를 맞았다. 왼쪽 팔에 감각이 없어지고 차단막이 쳐졌다. 태어나 처음으로 수술..

[낙상사고 투병기 7] 제주 탈출 - 여객선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아들이 첫 비행기로 날아왔다. 제주항 부두에서 특별 서비스 받고 목포에서 수원으로 달렸다. 일요일 아침 일찍 병원에 있던 아내는 집에 가서 귀경 준비를 했고, 나는 차량이 주차된 한라산둘레길 주차장 지도를 캡쳐해 아들에게 보냈다. 아들은 첫 비행기로 제주에 와서 서귀포 집에 들렸다. 아들은 차량 열쇠를 받아 택시로 차량이 주차된 곳으로 가서 차량을 가지고 서귀포 집에 와서 간단한 짐을 실었다. 아들과 아내는 차를 타고 서귀포의료원에 와서 나를 픽업했다. 차량 뒷좌석에 창문을 기대어 앉고 벋정다리는 빈 트렁크 위에 올려놓았다. 이 자세로 서귀포~제주항, 목포~수원을 달려야한다. 일반인이 제주항을 이용할 경우 운전자만 제4부두에서 차량을 여객선에 탑재한 후 도보로 제2부두로 와서 탑승 수속을 받아야 한다. ..

[낙상사고 투병기 6] 서귀포의료원 - 고민 고민 하다가 제주를 탈출하자

토요일, 일요일은 휴진 제주집은 침대 없고, 3층 계단 안 되겠다, 제주를 탈출하자. 서귀포의료원 응급실에서 다리 수술은 언제 하냐고 물었더니 내일(토요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토요일이 되어도 아무 연락이 없다.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토,일요일은 휴진하고, 주치의의 집이 성산이라 월요일에야 수술한단다. 그렇다면 이틀이나 이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어야 한다. 지인은 제주시의 한라대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한다. 제주의 전세집은 3층 계단을 올라야 하고 결정적으로 침대가 없어 다리 수술후 퇴원해도 재활병원으로 가야한다. 그렇다면 수원으로 가야 하는데 그 문제도 만만찮다. 비행기는 부은 다리가 압력에 터질 수도 있고 비니지스석도 다리를 뻗을 수 있을 만큼 넓지 않다. 그리고 공항 이용..

[낙상사고 투병기 5] 응급실 - 이마 꿰메고, 새끼손가락 탈구 처치

얼굴은 이마 6바늘 꿰메고 손가락은 탈구 조정 후 핑거깁스 골절 다리는 꿰멘 후 긴 반깁스 낙상사고 후 4시간만에 구급차에 태워졌다. 서귀포의료원으로 간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놀라는 아내, 미안한 마음 119 구조대원과 지인 사이의 꼬인 이야기가 들린다. 지인과 함께 구조대가 출발했으면 1시간은 더 일찍 구조되었을텐데 서귀포의료원으로 달려가는 흔들리는 시간 서귀포의료원 응급실에 도착하여 응급조치를 받았다. 골절 다리 엑스레이를 찍으려고 다리를 올리는데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통증이 몰아친다. 손가락 탈구를 원상 조치하는데 왜 그리 아픈지 눈을 감고 아우성쳤다. 이마가 찢어져 6바늘 꿰메는데 따금거린다. 다리는 찢어진 부위를 꿰메고, 발부터 허벅지까지 붕대를 감고 긴 반깁스를 하..

[낙상사고 투병기 4] 계곡고사리 - 계곡 탈출, 영차! 영차!, 아야! 아야!

119 대원들의 "영차! 영차!" 들것에 실린 낙상자 "아야! 아야!" 구사일생, 계곡 탈출 2시간 "여보세요!!!" "예~~ 여기예요!" 드디어 목소리를 교환했다. 119 구조대원들이 계곡 아래에 보인다. 응급조치요원이 먼저 내 곁으로 올라왔다. 바지를 자르고 소독하고 붕대를 감고 부목을 채웠다. 내 배낭 위치를 알려주고 배낭을 가져오라고 부탁했다. 119요원이 배낭을 가지고 와서, 배낭에서 물병을 꺼내 마시니 그제야 살것 같다. 배낭에 카메라와 모자를 넣었다. 계곡 아래에 지인도 도착해 탈출구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계곡 위는 한라산 둘레길 주차장, 계곡 아래는 산록도로 지인의 추천길은 계곡 아래의 산록도로가 더 가깝다고 한다. 들것에 눕고 배낭을 베개삼아 머리를 뉘었다. 119구조요원 6명이 한조가..

[낙상사고 투병기 3] 모데미풀 - 구조를 기다리며 엄습해오는 공포

발신전화는 되는데 수신전화는 먹통 낙상장소를 아는 지인과 119 출동자 따로 출발 구조요원은 어디 쯤 오고 있는지... 발신전화가 통하는 소리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여보세요? 여기, 춘란 있는 그 계곡이예요. 다리가 부러져 움직일 수 없으니 119에 구조요청 해주세요." 잠시 뒤 두번째로 119의 구조요청 통화가 연결되었다. "한라산 계곡에서 낙상사고 당했는데, 이 장소를 아는 지인도 119로 신고한다고 했으니 그 지인을 대동해서 함께 오면 낙상사고 지점을 찾을 수 있다고 ..." 통화를 마치고 내 주위를 살피니 땅에 피가 흥건하고 나뭇가지에도 피가 묻어있다. 계곡 사면 중간의 비탈에 널부러진 자리는 오후에는 해가 비치지 않아 어둑하다. 깍아지른 절벽 아래 너덜, 시야는 나뭇가지 사이로 계곡이 보일 뿐..

[낙상사고 투병기 2] 식나무 - 천운으로 살아났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은 한 순간이다. 살아났다는 것에 대한 표현은 세상에 대한 감사이다. 땀 흘리며 재활하는 시간에 참으라는 힘을 주는 그 순간을 천운 1. 굴렀는데 머리와 허리는 다치지 않았다. 천운 2. 골절된 다리를 질질 끌며 비탈에서 핸드폰을 찾았다. 천운 3. 전화불통지역에서 다행히 발신전화가 터졌다. 공포를 느끼기에 차고 넘치는 높이였다. 떨어지면? 두 다리가 박살나는 걸로 끝나지 않을 터이다. 믿는 건 두툼한 방화 벨트 하나 뿐... 공포를 기합으로 밀어내며 몸을 날렸다. 강렬한 태양, 눈부신 모래 사이에서 하얀 담배 연기가 그의 머리를 스쳐 허공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낙상사고 투병기 1] 거꾸리개고사리 - 구르고 거꾸로 쳐박혔다.

춘란을 찍고 디카는 어깨에 걸친 후 배낭 벗어놓은 곳으로 가려고 하는데 식나무 빨간 열매가 보여 인증샷이라도 남기려고 핸드폰으로 찍는 순간 발 딛은 곳이 무너지며 비탈로 굴러 꺼꾸로 쳐박혔다.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낙상사고에 놀란 몸이 왜 이리 불편할까? 자세를 바로잡는 순간 돌이 넘어지며 다시 아래로 굴러 얼굴이 바닥에 쳐박혔다. 정말 어이없는 2차 사고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어안이 벙벙했다. 왼쪽 다리 정갱이가 부러져 덜렁거리고, 왼쪽 새끼손가락 첫째 마디가 위로 튕겨졌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상황이라 아픔 조차도 느껴지 못하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상황을 살폈다. 간신히 안경을 찾아보니 안경테는 찌그러졌으나 다행스럽게도 안경 알은 멀쩡했다. 어깨에 매었던 카메라는 렌즈가 떨어져나가고 렌즈의 ..

[낙상사고 투병 중] 경비골 골절 금속판 고정 수술 및 손가락 힘줄 연결 수술

여름의 장맛비가 내리는 계절 수원의 침대생활로 재활운동하며 지냅니다. 지난 4월1일 만우절의 거짓말처럼 한라산 계곡에서 굴렀다가 천운으로 구조되었습니다. 얼굴은 깨져 피가 흘렀고 왼쪽 다리는 부러져 덜렁거렸으며 왼쪽 새끼손가락은 끝이 위로 튕겨져 탈골이 되었습니다. 카메라와 렌즈는 심하게 부서졌구요. 서귀포의료원에서 이마를 꿰멘 후 배편으로 차편으로 수원에서 와서 정형외과 전문 수병원에 입원해서 어려운 수술 2건을 시술받았습니다. 4월4일 왼쪽 새끼손가락 힘줄 연결 수술 4월5일 왼쪽 경골 금속 플레이트 고정 수술 4월19일 퇴원, 자가 재활운동, 외목발 사용 5월17일 통깁스에서 반깁스로 변환 6월17일 2개 목발 사용 6월24일 휠체어 임차 및 아파트 산책길 걷기 연습 시작 아기가 걸음마 연습하듯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