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379

[낙상사고 투병기 38] 발가락 운동 - 꼼지락거리며 움직이다.

발가락 까닥까닥 발꿈치 움찔움찔 뒷무릎 꿈틀꿈틀 발가락 까닥가닥 (2022-05-04) 다리에 통깁스하고 2주 정도가 되면 다리가 굳는다. 그래서 다리 수술 후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발가락이라도 꼼지락거리며 움직여야 한다. 처음에는 발가락을 움직이기조차 힘들다. 그래서 자꾸 시도하다 보면 움직이게 된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게 되면 신경이 제대로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발꿈치에 힘을 준다. 발꿈치에 힘을 주는 동시에 발가락을 움직인다. 발이 부어서 감각이 무뎌도 시도는 해야한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오금을 펴는 운동이다. 무릎을 쭉 펴니 다리의 통증이 저러온다. 그래도 침대에서 계속적인 움직임을 시도한다. 통깁스 한 후 퇴원해서도 이러한 운동은 계속한다. 그렇게 해도 빡빡..

[낙상사고 투병기 37] 외목발 사용 - 왼손, 왼발 깁스로 깨금발 신세

1개의 목발로 깨금발 뛰는 신세여 우측 무릎의 압박, 좌측 다리의 통증 2개의 목발로 걷는 사람조차 부러워하다니 퇴원이 임박해서 2개의 목발을 받았다. 그러나 왼손, 왼발에 깁스했기 때문에 오른손에 1개의 목발만 사용 가능하다. 우측발 서는 연습을 한 후 간신히 깨금발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런 모습으로 퇴원한 이후로 깨금발은 계속되었다. 그러니 퇴원 후에도 외출은 언감생심이다. 집안에서도 겨우 화장실과 식탁, 침대만 오간다. 깨금발을 뛰면 수술 다리의 통증과 뛰는 다리 무릅의 압박이 전달된다. 시간이 흘러 왼손의 깁스를 풀고, 새끼손가락 실밥을 뽑고, 손바닥의 허물을 베끼고, 손바닥에 돋은 새빨간 새살을 무디게 한 후, 왼손의 힘을 기른 다음에야 왼손에도 목발을 쥘 수 있다. 이래저래 봄날은 진퇴양난의 ..

[낙상사고 투병기 36] 골절 카페 가입 -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격려와 정보를 공유한다.

갑작스런 낙상사고로 인한 골절 수술 골절 카페에서 정보와 위로를 찾는다. 동병상련의 마음들이 웹에 흐른다. 현대를 살며 웹에 의존한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 일기, 취미, 마음을 올리는 블로그, 카페, 밴드들이 활성화되었고 동호인의 활동이 웹그룹에서 날개를 달고 있다. 수술 후 퇴원하여 침대에 누워 '경비골 골절'을 검색하다가 골절카페를 알게 되어 가입하였고, 글을 공유하며 위로를 받았다. 손가락 다친 분들이 많았고, 경비골 골절은 소수였다. 이미 퇴원하여 재활을 시작하고 있으므로 해당 글을 찾아보았다. 경비골 골절은 자전거, 스키, 등산 분야에 많이 검색되었다. 다치는 것은 순간인데, 재활의 길은 먼 길이라는 글이 요지이다. 골절은 시간이 약이고, 주치의 말로 별로 없는 것이 희소식이란다. 언제 끝날지 ..

[낙상사고 투병기 35] 미나리 - 미나리무침, 미나리전

침대에 누워있는 지내는 시간 아내가 뜯어온 미나리 미나리 무침, 미나리 전의 맛깔난 맛 대부분 침대에 누워있고 화장실과 식탁에만 간신히 움직이는 투병생활 따스한 봄날의 처량한 신세이다. 누워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거나 멍하니 라디오를 듣는 시간이 많다. 거상하고 있는 다리에 통증이 오는 시간 외출하고 돌아온 아내의 손에 미나리가 들렸다. 우시장천 산책길에서 돌미나리를 뜯었단다. 아파트 중간에 생태천이 흐르고 있어서다. 목발만 짚을 수 있어도 산책길에서 봄을 볼 수 있을 텐데 코앞의 풍경도 상상으로만 그려본다. 아내의 손에 들린 돌미나리가 반가운 이유이다. 동탄에서 돌마나리 맛의 진수를 느낀 후 제주에 흔한 미나리를 맛보았으나 향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수원의 우시장천 돌미나리 향이 훅하고 다가온다. 저녁에..

[낙상사고 투병기 34] 화장실 보조스텝 - 다리 통깁스 환자에게 앉은뱅이 사다리는 필수이다.

다리 통깁스에 팔 반깁스 화장실 가는 것이 제일 큰 일이다. 앉은뱅이사다리야, 나 좀 도와줘 무릎 위까지 통깁스(LLC)한 벋정다리 상태로 화장실 가는 일이 제일 큰 곤욕이다. 더군다나 왼팔에 반깁스한 상태로.... 병원에서는 그야말로 가시밭길 집으로 퇴원해서야 마음 놓고 화장실에 가지만 그것 또한 만만찮은 길이다. 외목발 깽깽이 걸음으로 침대에서 화장실 문턱까지 간 후 문과 벽을 잡고 간신히 욕조 턱에 걸터 앉은 후 보조의자에 통깁스한 발을 올려 놓는다. 그제서야 세면이나 면도를 한다. 장농이나 싱크대 높은 곳을 이용하려고 구입한 보조사다리 낙상사고 후 화장실에서 큰 역할을 한다. (2022-05-04)

[낙상사고 투병기 33] 아이스크림 - 침대생활의 간식, 시원함의 선물

젊었을 때 좋아하던 아이스크림 나이가 들며 멀어지다가 수술 후 침대생활로 다시 가까워졌다. 젊었을 때 아이스크림 광이였고 특히나 "메로나"를 제일 좋아했다. 처가에 가면 아이스크림이 먼저 나왔을 정도이다. 냉장고에는 늘 아이스크림이 있었으며 하루 한 두개는 보통이었다. 그런데 40~50대가 되니 아이스크림과 멀어졌다. 그러다가 낙상사고로 입원하고 나서 다시 맛들이기 시작했다. 입원실의 무료함과 치료의 불확실성에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새 기운을 선물했다. 더구나 골절 수술 환자에게 금하는 것이 많다. 그 중 니코친, 알콜, 카페인은 뼈가 붙는데 악영향을 미친단다. 그래서 캔맥주는 커녕 커피 조차 마시지 못한다. 때문에 아이스크림은 최고의 간식이자 위로이다. 퇴원해서도 아이스크림은 계속 먹는다. 재활운동하고 ..

[낙상사고 투병기 32] 너그러운 세상 - 고마운 사람들

한라산 계곡에서 119구조대의 도움 꽃객에게서 선물 받은 정관장 제주의 주인 없은 집을 환기시켜주는 지인 한라산 깊은 계곡에서 낙상 후 기다리는 2시간 동안 생과 사를 넘나드는 황당함과 공포감을 느끼며 삶의 위기를 생각했다. 119구조대의 도움으로 어렵게 계곡을 탈출하여 수원에서 재활하고 있는 현재 고마움을 준 사람들을 떠올리면 눈물이 난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고마움을 표시한 분들게 감사를 전한다. 전화로, 문자로, 댓글로 받은 수많은 격려들은 나의 재활에 힘을 준다. 나를 들것에 실어 6인1조로 2시간을 고생한 119대원들 힘내라고 정관장 세트를 보내준 친한 꽃객 제주의 빈집에 환기하며 고사리 화분에 물을 주는 지인 제주의 귀한 꽃을 함께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카톡으로 전해주는 고마움 ..

[낙상사고 투병기 31] 통원치료 1차 - 아들 덕에 1주일 만의 바깥 세상

미용실에서 머리도 깎고 1차 통원치료도 받았고 아들 덕에 바깥 세상 구경이네 퇴원하여 1주일 동안 집 안에만 있었다. 본격적인 재활운동을 하기엔 이르다보니 누워서 집안에 적응하는 기간이다. 퇴원 후 1주일 만에 첫 외래진료 날이다. 아들이 승용차를 가져와서 1일 외출을 도와주었다. 우선 길게 자란 더벅머리를 깎는 것이 1순위이다. 외목발로 겨우 깨금발 몇 발자국 정도 움직일 수 있어 검색하여 동탄에 있는 미용실을 찾았다. 1층인데 주차하고 5m 정도면 앉을 수 있는 곳이다. 2개월이 넘은 머리 숱이 수북히 쌓인 바닥이 미끄럽다. 아주 짧게 깎은 머리를 거울로 보니 시원하다. 몸을 제대로 추수르지도 못하는데 머리가 길어 감기도 불편했었다. 수원의 수병원에서 1차 통원치료를 받았다. 손가락과 다리에 X-ra..

[낙상사고 투병기 30] 침대에서 - 이 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침대가 주무대인 집 안에 갖힌 생활 "이 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6년전 본 영화가 불현듯 떠오른다. 누워서 라디오를 듣다가 무심코 고개를 뒤로 젖혔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봄날의 밖을 유혹하고 있다. 집안에 갇힌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밖의 그리움 생각은 6년 전 본 영화 유스(youth)로 달려간다. 영화를 볼 당시보다 현재에 느끼는 절실함이 더욱 선명한 그림이 된다. 자신의 처지의 맞아 떨어질 때 느끼는 동질감에서 그럴 것이다. 시설과 서비스가 좋은 스위스 휴양지에서도 밖을 그리는 사람들 풀장에서 젊은 여인의 나신을 보며 호기심을 발하는 두 노인의 눈동자 현미경과 망원경으로 빗댄 노인들의 욕망과 관조 보통 사람들의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이렇게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을까? 정상의 몸도 비..

[낙상사고 투병기 29] 봄 날은 간다 -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누워지내는 데는 라디오가 최고다. 김윤아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지는 꽃처럼" 퇴원 후 손발이 묶인 침대생활 아이들이 어릴 때 어학공부하던 라디오 버리지 않고 놔뒀더니 투병생활에 제격이다. 어느 날 오전 봄빛이 따스히 비추는 침대 우연히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노래가 울려 퍼진다. 누워 천정을 보던 뇌가 불현듯 과거로 헤엄친다. 소리를 채집하는 영화의 스틸 한 컷을 떠올리며 30, 40, 50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나의 젊음을 퇴직 후 제주살이 하다가 갑작스런 낙상사고로 누워있는 60대를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람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우리는 젊었을 때 상우의 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