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379

[한라산 낙상사고 207] 대전현충원 - 제주로 떠나기 전 인사

돗자리 위에 날아온 호리꽃등에 소크라테스처럼 톡 쏘는 말 한 마디 "재활 열심히 해서 다음엔 무릎 꿇어!" 원래 제주에 가는 시점을 12월1일로 잡고 내가 직접 운전하여 목포항에 가서 저녁 배를 타되 가는 도중에 대전현충원에 들리려고 했다. 그런데 아들이 운전이 힘드니 휴가를 내서 11월 27일 새벽에 출발하여 아침 배를 타자고 하면서 미리 대전현충원에 가자고 한다. 그래서 추석에 못간 안타까움이 컸었는데 아들이 운전 덕에 대전현충원에 가서 낙상사고 후 처음으로 인사를 드렸다. 설에 인사를 드린 후 10개월 만에 찾아뵈었지만 수술한 다리로 무릎을 굽히지 못해 목례로 대신했다. 은퇴 후의 낙상사고로 죄송할 뿐이다. 인사를 하고 돗자리에 앉았는데 호리꽃등에가 날아와 돗자리에 앉았다. 늦가을의 호리꽃등에 추워..

[한라산 낙상사고 206] 아파트계단 내려가기 성공 - 엘리베이터 안녕

6층 아파트 계단을 오른 후 17일만에 내려가기에 성공했다. 이제 본격적인 걷기 운동이다. 아파트 계단으로 오르는 연습을 계속했다. 도서관 가는 9개 계단 11회 왕복도 함께 했다. 이렇게 연습을 많이 한 것은 제주에 내려갈 날짜 때문이다. 드디어 오늘 아파트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가기 보다 무릎의 하중이 더 심해서 천천히 내려가면서 고통을 참았다. 1층 현관에 도착하자 해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제부터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말아야겠다. 외출할 때마다 계단을 이용하면 자연히 걷기연습이 될 것이다. 걷는다는 것이 이렇게나 어렵다는 것을 재활을 통해서 느낀다. 평범한 일상이 건강과 행복이라는 것을 새삼 일깨운다. 힘들어도 걷기연습에 열을 올려야겠다. (2022-11-19)

[한라산 낙상사고 205] 앞꿈치 자전거타기 - 허리벨트 차고 안간힘

허리와 엉치가 아프다. 허리벨트까지 찼다. 앞꿈치에 힘을 주고 페달을 밟는다. 걷기운동 2km를 지속적으로 했고 수술 발에 계속 힘을 주고 걸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허리와 엉치가 너무 아프다. 컨디션이 엉망이면 몸이 무거운 것은 이해하나 허리와 엉치가 아파 실내 자전거타기도 힘들다. 그래서 허리벨트를 차고 실내 자전거를 탔다. 그리고 앞꿈치에 힘을 주고 페달을 밟았다. 수술발에 부담이 더 되어 통증도 심하다. 그래도 실내 자전거 2시간은 탄다. 재활용 자전거라 페달을 밟을 때마다 소리가 났고 수원 비행장이 근처에 있어 전투기 나는 소리가 귀청을 때린다. 지루함을 달래려 웹소설을 보는데 무협소설의 구타 장면이 리얼하다. 실내 자전거 타는 소리 삐걱삐걱 전투 비행기 나는 소리 에에에엥 핸드폰 화면 구타 소..

[한라산 낙상사고 204] 계단 연습 - 108계단 오르내리며 108번뇌를 생각하다

108계단 오르내리며 108번뇌를 생각한다. 억새가 억센 재활운동 지켜본다. 아파트에서 산책길로 내려가는 9개 계단이 있다. 도서관에 가거나 걷기운동 할 때 반드시 이용하고 있는데 하루에 한 번은 9개 계단을 여러번 오르내리며 계단연습을 한다. 왕복 횟수를 점차 늘리면서 걷기에 자신감을 갖는다. 10번 왕복까지 하니 99계단 오르내리기다. 그래서 100개 계단을 채우려고 한 번 더 왕복했다. 9개 계단 11회 왕복하니 108개 계단 왕복이 된다. 올라가기 108계단, 내려가니 108계단을 매일 연습했다. 재활의 고통을 생각하니 108번뇌가 떠오른다. 군대에서 야간 보초 설 때 반야심경을 외우면서 버텼다. 108번뇌를 생각하면서 무조건 11회 왕복했다. 점점 다리 힘이 커진다는 느낌이 든다. 6층 아파트 ..

[한라산 낙상사고 203] 반딧불이 - 재활의 고통에서 희망의 불빛을 본다

어두어지는 재활길 보안등에 불빛이 켜졌다. 반딧불이 한 마리가 날 쳐다본다. 재활이 길어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 같다. 나아지는 진척도가 낮아지는 것일까? 부정적 생각들이 스멀스멀 피어나곤 한다. 벽스쿼트 하는데 약해진 허벅지가 난리가 났다. 무릎과 발목 통증에 걷기 싫어지고 무릎 꺾기, 쪼그려 앉기에 다리 고통, 허리 통증 무거운 몸은 쉬고 싶어 안달을 한다. 몸의 과부하가 초저녁에 골아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무기력이 자꾸 몸을 잡는다. 그래도 해야돼 , 절름발이는 싫어 늦은 시간 걷기운동에서 나섰다. 보안등에 불빛이 들어오는 시간이다. 그런데 저기 반딧불이 같은 것이 보인다. 힘든 눈길이 가랑잎에 가린 보안등을 발견한 것이다. 순간, 정말 반딧불이가 날아온 것 같다. 내 마음 속의 절박함이 희망이..

[한라산 낙상사고 202] 물이끼 - 재활은 이끼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것처럼 어렵다

이끼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어려움처럼 경비골 골절 수술 후 재활의 길은 만만찮다. 아픔을 딛고 한라산에 오르는 그 날까지~ 내가 생각하는 재활의 의미는 수술한 다리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그 길은 길고 힘들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경비골 골절을 수술한 지 8개월이 되지만 아직 계단 오르내리기 연습을 하고 있다. 갈 길에 태산이란 말을 실감한다. 그것을 극복하고자 절박한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 이끼 정자는 물에서 헤엄쳐서 난자를 찾아가는데 안테나가 없어서 운에 맡기는 격이란다. 재활도 언제쯤 정상적인 걸음을 걸을 수 있을까? 꽃을 찾아 가고싶은 곳을 갈 수 있을까? 한라산을 무리없이 오를 수 있을까? 희망을 가지고 재활을 하면서도 때로는 불안감에 휩싸이는 현실이다. 그런데 침대생활..

[한라산 낙상사고 201] 발목 삐끗 - 약화된 발목이 화끈거린다

걷는 것 참 어렵다. 은퇴 후 다시 배우는 걸음 연습 계단 연습하면서 생각도 롤러코스터 낙상자에게 발의 유연성은 발목의 역할이다. 평평한 곳은 걷는데 비스듬한 곳에서는고통이 따른다. 약화된 발목 때문에 험한 길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걷기운동할 때 일부러 비스듬한 곳도 걸어보고 평평한 산책길이 아닌 울퉁불퉁한 오솔길도 걷는다. 발목의 유연성이 제대로 발휘되어야 걷는 자유를 얻는다. 왼발에 힘을 주고 걷는 연습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 산책 중 발목을 삐끗했다. 몸을 휘청이며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발목이 화끈거리고 걷기가 불편하다. 목발 없이 걸어보고 자신감이 붙나 했더니 재활의 길은 멀고, 긴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계단 연습은 꾸준히 한다. 도서관 갈 때 올 때 징검다리 건너고 계..

[한라산 낙상사고 201] 장다리천 - 다른 코스의 걷기운동

다른 코스의 걷기운동 11월에 엄습한 강추위 수술 손가락이 기겁한다 매일 우시장천 산책길 왕복 2km를 걷다가 오늘은 코스를 바꿔 장다리천으로 돌았다. 장다리천~ 덕영대로~우시장천 총 3km 갑자기 엄습한 11월의 강추위에 엄청 추웠다. 장갑을 끼지 않은 수술한 새끼손가락이 오그라들었다. 그래도 날씨는 좋아 핏빛 단풍이 보인다. 걷기운동에 변화를 주니 보는 것들도 달라진다. 아파트 사이의 우시장천과 달리 허허 벌판이다. 하얗게 솜털이 날리는 물억새도 겨울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키버들, 칠자화, 큰낭아초, 단풍잎돼지풀, 앵무새깃물수세미를 보고 텃새화된 흰뺨천둥오리의 둥지도 보았다. 강추위가 몰라쳤어도 볼거리가 많으니 즐거운 걷기운동이다. 덕영대로를 돌아 우시장천으로 내려와 징검다리를 건너 9계단에서 왕복 ..

[한라산 낙상사고 200] 도서관 이용 - 엘리베이터 타지 않은 날

징검다리 계단 매일 연습 도서관 계단 오르기 연습 오늘은 도서관 엘리베이터 안 탄 날 오늘도 걷는다마는 기약없는 재활길 지나온 발자국마다 삶이 고였네 낙상자 가는 길은 한이 없어라 나그네 설음이란 노래를 가지고 낙상자 설음을 패러디했다. 목발없이 걷지만 사람 구실은 아직이다. 엊저녁은 엄마 기일이었는데 제삿상만 차리고 목례로 대신했다. 무릎을 구부지지 못하니 절을 하지 못한다. 종아리가 부드러워야 하는데 땡땡하게 굳어있고 무릎 구부리기는 20cm 미달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재활운동을 해야한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다. 그동안 2층 계단을 오르고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탔었다. 그런데 내려올 때도 처음으로 계단을 이용했다. 어제의 아파트 6층 오르기에 이어 오늘 또하나의 기록이다. ..

[한라산 낙상사고 199] 아파트 계단 6층 오르기 - 땀이 나고 화끈거린다

도서관 가는길 9계단 오르내리기 연습 도서관 2층 계단 오르내리기 연습 후 드디어 아파트 6층을 계단으로 올랐다. 처음에는 추석 후 제주에 내려갈 예정이었으나 경비골의 접착이 여의치 않아 수원에서 계속 재활하면서 12월1일에 제주로 가는 것으로 정했다. 제주에는 3층 계단을 이용해야하고 침대와 쇼파도 없다. 그래서 제주살이에 적응하려면 한 달 동안 더 열심히 재활하여야 한다. 그 동안 9계단, 징검다리, 도서관 2층 계단을 오르내리며 계단 연습도 많이 했다. 드디어 오늘은 아파트 6층 계단 오르기를 도전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스톱워치를 작동시키며 오르기 시작했다. 3층 정도 오르니 다리의 무거움이 전해진다. 5층을 오르니 무릎에 전기에 감전되듯 찌릿찌릿하다. 그래도 6층까지 무사히 다 올랐다. 휴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