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운동 203

[한라산 낙상사고 204] 계단 연습 - 108계단 오르내리며 108번뇌를 생각하다

108계단 오르내리며 108번뇌를 생각한다. 억새가 억센 재활운동 지켜본다. 아파트에서 산책길로 내려가는 9개 계단이 있다. 도서관에 가거나 걷기운동 할 때 반드시 이용하고 있는데 하루에 한 번은 9개 계단을 여러번 오르내리며 계단연습을 한다. 왕복 횟수를 점차 늘리면서 걷기에 자신감을 갖는다. 10번 왕복까지 하니 99계단 오르내리기다. 그래서 100개 계단을 채우려고 한 번 더 왕복했다. 9개 계단 11회 왕복하니 108개 계단 왕복이 된다. 올라가기 108계단, 내려가니 108계단을 매일 연습했다. 재활의 고통을 생각하니 108번뇌가 떠오른다. 군대에서 야간 보초 설 때 반야심경을 외우면서 버텼다. 108번뇌를 생각하면서 무조건 11회 왕복했다. 점점 다리 힘이 커진다는 느낌이 든다. 6층 아파트 ..

[한라산 낙상사고 203] 반딧불이 - 재활의 고통에서 희망의 불빛을 본다

어두어지는 재활길 보안등에 불빛이 켜졌다. 반딧불이 한 마리가 날 쳐다본다. 재활이 길어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 같다. 나아지는 진척도가 낮아지는 것일까? 부정적 생각들이 스멀스멀 피어나곤 한다. 벽스쿼트 하는데 약해진 허벅지가 난리가 났다. 무릎과 발목 통증에 걷기 싫어지고 무릎 꺾기, 쪼그려 앉기에 다리 고통, 허리 통증 무거운 몸은 쉬고 싶어 안달을 한다. 몸의 과부하가 초저녁에 골아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무기력이 자꾸 몸을 잡는다. 그래도 해야돼 , 절름발이는 싫어 늦은 시간 걷기운동에서 나섰다. 보안등에 불빛이 들어오는 시간이다. 그런데 저기 반딧불이 같은 것이 보인다. 힘든 눈길이 가랑잎에 가린 보안등을 발견한 것이다. 순간, 정말 반딧불이가 날아온 것 같다. 내 마음 속의 절박함이 희망이..

[한라산 낙상사고 202] 물이끼 - 재활은 이끼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것처럼 어렵다

이끼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어려움처럼 경비골 골절 수술 후 재활의 길은 만만찮다. 아픔을 딛고 한라산에 오르는 그 날까지~ 내가 생각하는 재활의 의미는 수술한 다리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그 길은 길고 힘들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경비골 골절을 수술한 지 8개월이 되지만 아직 계단 오르내리기 연습을 하고 있다. 갈 길에 태산이란 말을 실감한다. 그것을 극복하고자 절박한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 이끼 정자는 물에서 헤엄쳐서 난자를 찾아가는데 안테나가 없어서 운에 맡기는 격이란다. 재활도 언제쯤 정상적인 걸음을 걸을 수 있을까? 꽃을 찾아 가고싶은 곳을 갈 수 있을까? 한라산을 무리없이 오를 수 있을까? 희망을 가지고 재활을 하면서도 때로는 불안감에 휩싸이는 현실이다. 그런데 침대생활..

[한라산 낙상사고 201] 발목 삐끗 - 약화된 발목이 화끈거린다

걷는 것 참 어렵다. 은퇴 후 다시 배우는 걸음 연습 계단 연습하면서 생각도 롤러코스터 낙상자에게 발의 유연성은 발목의 역할이다. 평평한 곳은 걷는데 비스듬한 곳에서는고통이 따른다. 약화된 발목 때문에 험한 길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걷기운동할 때 일부러 비스듬한 곳도 걸어보고 평평한 산책길이 아닌 울퉁불퉁한 오솔길도 걷는다. 발목의 유연성이 제대로 발휘되어야 걷는 자유를 얻는다. 왼발에 힘을 주고 걷는 연습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 산책 중 발목을 삐끗했다. 몸을 휘청이며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발목이 화끈거리고 걷기가 불편하다. 목발 없이 걸어보고 자신감이 붙나 했더니 재활의 길은 멀고, 긴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계단 연습은 꾸준히 한다. 도서관 갈 때 올 때 징검다리 건너고 계..

[한라산 낙상사고 201] 장다리천 - 다른 코스의 걷기운동

다른 코스의 걷기운동 11월에 엄습한 강추위 수술 손가락이 기겁한다 매일 우시장천 산책길 왕복 2km를 걷다가 오늘은 코스를 바꿔 장다리천으로 돌았다. 장다리천~ 덕영대로~우시장천 총 3km 갑자기 엄습한 11월의 강추위에 엄청 추웠다. 장갑을 끼지 않은 수술한 새끼손가락이 오그라들었다. 그래도 날씨는 좋아 핏빛 단풍이 보인다. 걷기운동에 변화를 주니 보는 것들도 달라진다. 아파트 사이의 우시장천과 달리 허허 벌판이다. 하얗게 솜털이 날리는 물억새도 겨울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키버들, 칠자화, 큰낭아초, 단풍잎돼지풀, 앵무새깃물수세미를 보고 텃새화된 흰뺨천둥오리의 둥지도 보았다. 강추위가 몰라쳤어도 볼거리가 많으니 즐거운 걷기운동이다. 덕영대로를 돌아 우시장천으로 내려와 징검다리를 건너 9계단에서 왕복 ..

[한라산 낙상사고 200] 도서관 이용 - 엘리베이터 타지 않은 날

징검다리 계단 매일 연습 도서관 계단 오르기 연습 오늘은 도서관 엘리베이터 안 탄 날 오늘도 걷는다마는 기약없는 재활길 지나온 발자국마다 삶이 고였네 낙상자 가는 길은 한이 없어라 나그네 설음이란 노래를 가지고 낙상자 설음을 패러디했다. 목발없이 걷지만 사람 구실은 아직이다. 엊저녁은 엄마 기일이었는데 제삿상만 차리고 목례로 대신했다. 무릎을 구부지지 못하니 절을 하지 못한다. 종아리가 부드러워야 하는데 땡땡하게 굳어있고 무릎 구부리기는 20cm 미달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재활운동을 해야한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다. 그동안 2층 계단을 오르고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탔었다. 그런데 내려올 때도 처음으로 계단을 이용했다. 어제의 아파트 6층 오르기에 이어 오늘 또하나의 기록이다. ..

[한라산 낙상사고 198] 만추 - 11월 첫날의 다짐

11월 첫날의 단풍길 떨어진 낙엽들이 쓸쓸함을 준다. 무거운 다리를 절룩이며 마음을 다스린다. 낙상사고 후 7개월이 지났다. 꽃피는 봄에 낙상사고가 난 후 낙엽조차 짙어지는 만추를 맞았다. 오늘의 재활운동은 걷기연습 2km 외에도 종아리운동 3번 총 45분, 벽스쿼트 2번 총 6분, 실내자전거 타기 1번 140분 도서관 앉아있기 연습 2시간, 9계단 11회 오르내리기 연습이다. 매일 빡빡하게 재활운동에 매진한다. 절박한 재활운동이라도 짜증이 나고 하기 싫을 때도 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견뎌야 한다. 만주의 낙엽길에서 본 떨어진 낙엽들이 쓸쓸함을 주고 목발을 짚지 않았지만 아직은 무거운 다리를 절룩여야 한다. 그 속에서 무릎의 통증은 제일 골치다. 재활에서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의지가 꺾이지 ..

[한라산 낙상사고 196] 쪼그려 앉기 - 침대 모서리 잡고 연습 시작

쪼그려 앉기 목표 설정 시작이 절반이란 말을 믿고 싶다. 무릎의 통증아 참아다오. 무릎을 굽혀 발 뒤꿈치가 허벅지에 닿을 정도가 되어야 제대로 쪼그려 앉을 수 있다. 경비골 골절 금속판 고정 수술을 받았기에 무릎 구부리는 각도가 형편 없다. 무릎 바로 아래 경비골이 분쇄골절되었기에 수술할 때 무릎을 째고 철심을 박았다. 그래서 경비골 중간이 골절된 사람보다 무릎 구부리기가 더 어렵다. 걷거나 구부릴 때 무릎의 통증이 가중된다. 무릎에 뚜껑이 달린 느낌이랄까? 통증으로 무릎이 따로 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구부리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목발을 짚지 않고 걷게 되니 무릎 구부리기도 업그레이를 해야 한다. 그래서 샤워를 한 후 몸의 유연성이 높아졌을 때 침대 모서리를 잡고 쪼그려 앉기..

[한라산 낙상사고 194] 메뚜기 - 메뚜기도 한철이란 속담의 해석

산책길의 징검다리 메뚜기도 한철이 있었지 11월을 앞둔 마음이 짠하다 이제는 징검다리도 자유롭게 건넌다. 계단을 내려와 징검다리를 건너고 다시 계단을 오르는 길 하루에도 몇번은 건너며 다리를 적응시킨다. 한 낮의 징검다리는 햇빛이 비춰 돌이 덥혀진다. 메뚜기 한 마리 빛을 쪼이며 앉아있다. 10월 말에 보는 메뚜기가 안스럽게 느껴진다. 여름의 활달함을 지나 약해진 모습이 나를 닮은 듯 낙상사고로 재활하는 마음에 짠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마리 꽃은 피었으나 기온은 많이 내려갔다.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한철은 메뚜기뿐만이 아니다. 인생도 구비구비 한철이 있다. 30대엔 20대의 한철이 있었고 은퇴 후에는 현역시절의 한철이 있었다. 더 나이를 먹으면 현재의 시절이 한철이 될 것이다. ..

[낙상사고 투병기 191] 화서역 - 추억과 현실의 랑데뷰

실내 자전거의 삐걱 소리 웹소설 댓글 속의 번개팅 이야기 화서역의 추억이 현실과 부딪힌다. 오전 실내 자전거를 한 시간 정도 탄다. 삐걱삐걱 소리를 들으며 웹소설을 본다. 그런데 오늘은 웹소설 댓글에서 화서역이란 말이 튀어나왔다. 작가의 집이 화서역이라 수원에서 작가와의 번개팅을 한다는 것이다. 화서역은 나의 10여년의 삶이 녹아있다. 화서역을 떠올리며 1시간의 명상 시간이다. 20대 초반의 개구장이들 기숙사 생활, 회지 발간, 만리포 여행... 첫 직장의 추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함께 놀던 친구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개인 전화가 없던 시절의 오프라인 세상이라 직장을 바꾸고 인천과 서울에서 있다보니 연락이 끊겼다. 인천과 성남으로 전전하였고 제주살이 중 다시 수원으로 이사했고 낙상사고 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