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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 투병기 84] 외출 장비 - 반깁스 벨크로, 깁스신발, 목발, 휠체어

다리 수술자의 외출 준비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없는데 왜 이리 복잡해 어린 아기가 유아원 갈 때 처럼 말이다. 다리 수술자의 안타까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늘 아내의 케어를 받아야 한다. 바지 입혀주고, 양말 신켜주고 반깁스 벨크로 장착하고, 깁스신발 묶어주고 휠체어 밀어주고, 자전거 타는 아이에게 주의 주고... 다리가 잘 구부러지지 않고 허리도 숙일 수 없으니 어린이가 처음으로 유치원 가는 날 처럼 벨크로는 반깁스 모형에 몇개의 찍찍이 줄을 단 것이다. 찍찍이 사이로 살갗이 보여 붕대로 감는 갑갑함을 없앴다. 통깁스보다 가벼워 다리 움직이기도 좋다. 발까지 반깁스를 하면 뒤꿈치의 욕창이 제일 문제된다. 그래서 반깁스의 발뒤꿈치 부분에 뒤꿈치패드(레노폼힐)을 넣었다. 뒤꿈치가 푹신하여 ..

[낙상사고 투병기 83] 휠체어 타고 외출 - 우시장천 걸음마 시작

52일 만에 휠체어 타고 외출 우시장천에서 목발로 걷기 연습을 하고 꽃도 보고, 점심도 먹고 휠체어를 자제했지만 2개 목발을 사용하게 되었기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에서 휠체어를 빌렸다. 휠체어를 타고 우시장천에 닿았다. 지난 5월4일 집앞 10m 첫 외출을 한 지 52일 만이다. 그동한 한 달 반 이상을 통원치료 외에는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휠체어를 빌리자 마다 나온 것이다. 아파트 산책길인 우시장천은 생태천이다. 벤치에 앉아 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고, 손톱도 깍았다. 2개 목발 짚고 산책길 100m를 걸었다. 벤치에서 점심으로 빵과 방울토마토를 먹었다. 생태천에서 개망초, 좀작살나무, 벌노랑이 꽃을 보고 냇물에서는 왕우렁이, 소금쟁이를 보았다. 모처럼 나온 산책길 외출은 침대생활의 갑갑함을 시원..

[낙상사고 투병기 82] 손가락 재활 - 주먹쥐기 목표인데 몇% 달성할까?

새끼손가락을 힘주면 찌릿찌릿 그래도 자꾸만 구부리고 펴야한다. 주먹을 쥐는 것이 목표이다. 사고 당시 새끼손가락 첫째 마디가 위로 튕겨졌다. 서귀포의료원에서는 탈골이라 맞추면 끝이란다. 고통을 참으며 탈골을 맞추고 안심했다. 수원의 수병원에서 MRI를 찍었다. 새끼손가락 힘줄이 끊어졌단다. 뭔 소리야~ 끝난 게 아니네 ㅠㅠ 겨드랑마취 후 생애 첫 수술칼이 내 몸을 찢었다. "참 희안하게 끊어졌네요" 소리를 들으면서 20분 예정이었으나 40분이 걸리는 수술이었다. 팔 반깁스하면서 자뼈머리가 슬려 고생했고 굽어진 손가락이 펴지지 않아 다이나믹 스프린트를 하고 심지어 초음파까지 하면서도 골치덩어리 새끼손가락 나중에는 첫째 마디 신경이 죽어 장애 진단까지 받았다. 손톱의 단추도 풀고 손샤워도 했다. 손가락을 보..

[낙상사고 투병기 81] 물리치료 - 레이져치료, 적외선치료, 전기치료

수술 후 열 번 째 통원치료 벌써 장맛비는 내린다. 통원치료 때 마다 물리치료를 받는다. 하루 하루 지루한 침대생활 그러나 세월은 빠르다. 벌써 장맛비가 내리다니 10번째 통원치료차 택시를 타고 가는데 장맛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장맛철이 되니 수술한 다리가 더 아프다. 통원치료 하느라 움직이면 다리가 붓는다. 그런데 장마가 겹치면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리는 더 붓고 통증은 심해진다. 부은 다리는 물리치료를 받는다. 통원치료 때마다 레이져치료, 적외선치료, 전기치료 3종인데 그 효과는 사실 어떤지 모르겠다. 정형외과 수술 후 퇴원하고는 오직 스스로의 재활이 최고인 것 같다. 힘들어도 움직이고, 짜증이 나도 재활 의지를 다지며 의사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다리는 딛는 연습..

[낙상사고 투병기 80] 삼베 베개 - 까마귀베개가 떠오르는 시간

여름의 침대생활, 머리도 고역이다. 아내에게 얘기하니, 삼베천이 나왔다. 부모님 수의하고 남은 삼베천 조각! 지루한 침대생활에 초여름이 찾아왔다. 늘 누워있어 베개가 뜨거워진다. 여름이 되니 머리도 고역이다. 아내가 삼베천을 찾아왔다. 부모님 수의를 만들고 남았던 조각이다. 베개를 바꾸고, 삼베천 조각을 베개 위에 올려놓았다. 머리를 대고 누우니 뒤통수가 시원한 느낌이다. 삼베천은 삼으로 짠 천으로 수분을 빨리 흡수, 배출하고 곰팡이를 억제하는 항균성과 항독성이 있다고 한다. 바꾼 딱딱한 베개 위의 삼베천이 참 좋은 느낌이다. 머리에 숱이 많아 잠깐 사이에 크는 머리깔도 신났다. 삼베베개에 누워 까마귀베개를 떠올렸다. 까마귀베개는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갈매나무과의 낙엽 소교목 또는 관목이다. 가을에 열매가..

[낙상사고 투병기 79] 2개 목발 연습 - 목발 패드는 겨드랑이에 닿지 않는다.

1개의 목발로 깨금발을 뛰다가 2개의 목발로 사뿐사뿐(?) ㅎㅎ 이동의 자유가 한결 나아졌다. 통원치료시 외목발로 잘 걷지 못해 병원의 휠체어를 이용한다. 휠체어를 타고 진료 후 주차장에서 휠체어에서 내려 경비실 벽에 몸을 기댄 후 1개 목발로 균형을 잡고 택시를 기다린다. 그 때 2개의 목발을 짚고 성큼성큼 통원치료하러 가는 사람이 보인다. 아~ 나는 언제 2개의 목발을 짚고 저렇게 걸을 수 있을까? 부러움 마음을 안고 내가 짚고 있는 외목발을 내려다보았다. 몸의 붕대도 떼었고, 왼손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2개의 목발을 사용할 수 있다. 낙상 후 77일차가 되어서야 목발 연습이다. 우선 목발 사용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퇴원할 때 알려준 목발 사용 제1원칙 목발 패드는 겨드랑이에 닿지 않..

[낙상사고 투병기 78] 서있기 연습 - 퉁퉁 부은 발등이 고구마 색깔이다.

직립 보행은 인간과 동물의 구분이다. 그 기본적인 서있기가 관건이다. 퉁퉁 부은 발등이 고구마 색깔로 변하며 아우성이다. 침대생활을 벗어나는 길은 걸음이다. 그런데 걸음의 전제조건이 혼자 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낙상사고 경비골 골절 환자에게 그 서있기가 정말 힘들다. 이제 다리의 붕대를 풀고 목발 2개를 사용하며 걸음마 연습을 하여야 한다. 발바닥의 딛기 연습부터 해야 한다. 잘짝만 딛어도 다리의 통증이 아우성이다. 2개 목발로 살짝 터치만 하고 시작한다. 목발 잡은 시간 외에는 침대에서 무단히 연습한다. 발바닥의 감촉을 점차 늘리고 조심씩 딛는 힘을 늘리고 침대 모서리에 앉아서도 발에 힘을 준다. 발등이 부으며 벌겋게 변한다. 다시 침대에 누워 발을 가슴보다 높이 든다. 부기가 가라앉고 고구마 색..

[낙상사고 투병기 77] 속단(續斷) - 골진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름 투어로 제주를 누비던 다리가 야생화 투어 중 낙상사고로 부러졌다. 뼈 좀 빨리 붙게 해줘라, 속단아! 제주살이 중 제주의 오름 368개를 모두 오르고 싶었다. 그러나 한라산국립공원 내나 사유지는 접근이 어렵다. 그래서 오를 수 있는 오름은 약 300여개이다. 2022년 3월 29일까지 223개를 오르고 2022년 4월 1일 낙상사고로 다리가 골절되었다. 오름 투어길이 어이없이 막혀버린 것이다. 유명한 오름을 먼저 모두 오르면 나중에 시답잖은 오름만의 지루한 투어가 예상되어 유명오름과 비추천오름을 섞어가며 올랐다. 그런데 뜻밖의 낙상사고로 난관에 부딛힌 꼴이다. 제주에 가면 내년에 오름 투어한다는 나의 말에 주치의는 손사레를 쳤다. 유명한 오름을 많이 남겨놓았었는데 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유명한 오름..

[낙상사고 투병기 76] 샤워 - 낙상사고 후 77일 만에 혼자 샤워했다.

붕대와 거즈로부터의 해방 두 달 반만에 처음으로 혼자 샤워했다. 아내에게 칭찬도 받고, 덜 미안했다. 혼자 몸을 씻는다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삶의 행위이다. 두 달 반 동안 스스로 씻지 못한 안타까움 침대생활의 괴로움 중 어쩌면 최대의 불편함이다. 드디에 붕대와 거즈로부터 해방된 이틀 후 용기를 내어 욕실의 턱에 앉아 혼자 샤워를 했다. 내 스스로 내 몸에 물을 뿌렸다. 샤워물이 온 몸으로 흐른다. 피부가 느끼는 시원함을 넘어 지난 두 달 반 동안의 불편했던 씻음의 기억이 떠오른다. 병원에서 아내가 닦아준 거품티슈 퇴원 후 깁스한 팔과 다리를 높이 들고 아내가 거품티슈로, 나중에는 샤워기로 씻어주었다. 그렇게 아내가 고생하는 것을 보고 혼자 샤워라도 했으며 얼마나 좋을까? 혼자 샤워하는 기쁨과 행복을 언..

[낙상사고 투병기 75] 붕대 해방 - 다리의 핀 뺀 자리 붕대를 떼었다.

손발의 붕대가 사라졌다. 수술한 다리에 처음으로 샤워물을 댔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재활의 시간이다. 다리의 핀 뺀 자리 진료 때문에 이틀만에 통원치료 3일이 지난 후 붕대는 풀어도 되는데 물에 담그지 말고 샤워는 괜찮다고 한다. 5일이 지난 오늘, 핀 뺀 자리에 붙어있던 붕대를 풀었다. 핀 뺀 자리는 거머리가 문 것 처럼 벌겋게 보였다. 살갗은 껍질과 소독약에 엉겨 덕지덕지 껌이 되었다. 붕대가 없어진 다리의 모습이 짠하다. 근육이 빠진 허벅지는 두 손아귀에 잡힌다. 붕대를 없앤 시원함과 다리의 처참한 모습이 눈에 새겨진다. 수술한 다리에 샤워기를 갖다대었다. 샤워기가 뿜어대는 물을 맞는 다리 오랫만에 다리의 웃는 모습을 본다. 침대에 누워 다리를 올렸다. 다리야, 시원하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재활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