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30

[낙상사고 투병기 99] 만수무강탕, 꼬치구이 - 두 달 만의 가족 식사

수원에 있어도 자식들 보기 힘들다. 두 달 만에 가족이 모두 모였다. 첫 날은 만수무강탕, 둘째 날은 훈제고기 어려운 시국에도 아이들이 직장에 잘 다니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회사 일이 많아도 너무 많은 것 같다. 결혼도 안 하고 회사일에 찌들고 참 안 됐다. 낙상사고로 수원에 와서 재활하고 있는데도 자식들 얼굴 보기가 힘들다. 초복이 되어서야 두 달 만에 아이들이 모였다. 모처럼 저녁부터 집안에 활기가 넘친다. 아들이 유명 맛집에서 만수무강탕을 사가지고 왔다. 오리1마리, 대하, 전복, 노루궁뎅이버섯 등 보골 보골 끊는 소리에서 아들의 마음이 우러나왔다. 다리 골절 수술로 술을 마시면 안 되므로 자식들의 건배를 보며, 만수무강탕을 맛보았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앉아 있기가 너무 힘들다. 침대에 누..

[낙상사고 투병기 98] 물총놀이 - 창문에서 내려보는 동심

아이들의 물총놀이 아픈 다리로 내려다본다. 뛰놀 때를 그리면서 창밖이 아침부터 소란스럽다. 창문을 열고 내려다보니 무슨 놀이를 준비한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보이고, 선생님이 리드한다. 물총놀이를 하고 물풍선을 던져넣기 하고 신나는 아이들, 보조하는 부모들 초등학교 운동회날이 떠오르고 운동장의 뛰놀던 추억이 눈아래 어린다. 마음 같아서는 내려가서 보고싶은데 목발 짚은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민망하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한참이나 내려다 보았다. 걷고, 뛰고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아이들이 노는 모습 또한 신기하게 바라본다. 이 신기함이 내가 얻은 재활시간의 결과이다. 세상의 모습을 달리 볼 수 있다는 것 지루한 재활시간에 한줄기 햇살이다. 그 햇살의 따스함 속에서 힘든 시간을 버틴다...

[낙상사고 투병기 97] 우산 2개 - 나는 목발, 아내는 우산

장맛비가 내린다. 목발을 짚으니 우산을 들 수 없다. 아내가 우산 2개를 들었다. 점심을 먹고나서도 장맛비가 그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침대에만 있을 수 없어 도서관이라도 가자. 아내가 우산 2개를 들고 나는 목발을 짚고 집을 나섰다. 나는 목발을 짚으니 우산을 쓸 수 없다. 아내가 우산 1개는 들고 1개는 펴서 옆에서 걸었다. 그러나 목발을 움직여야 하니 좀 떨어져야 한다. 그랬더니 우산 넓이의 범위를 벗어나 몸 한쪽이 젖었다. 도서관에서 나올 때가 되니 비는 더욱 많이 내린다. 아내가 우산 2개를 다 폈다. 1개는 나를 씌워주고, 1개는 아내가 썼다. 2개의 우산이 비바람에 휘청거린다. 나는 나대로 힘들고, 아내는 팔이 너무 아프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니 배수구가 막혀 길에 물이 고였다. 10..

[낙상사고 투병기 96] 목발 손잡이 붕대 - 손바닥이라도 덜 아프게

목발 짚고 걷기운동 보름 손바닥이 아파 손잡이에 붕대를 감았다. 손잡이의 큐션이 손바닥을 덜 아프게 한다. 병원에서 목발 손잡이에 붕대를 감은 것을 보았다. 그런데 그때에는 더운데 왠 붕대까지 감았나 했다. 그러나 막상 목발을 짚고 걷게되니 장난이 아니다. 우선 손목이 아릴듯이 아프다. 손바닥은 아픔과 열로 벌겋게 되었다. 조금 걷다가 쉬고, 또 걷다가 쉬면서 손을 풀어주어야 했다. 목발 걷는 거리가 조금씩 더 늘어났다. 손목과 손바닥은 더욱 아파온다. 거기다가 새끼손가락 수술한 손은 잡기도 어설프다. 안되겠다. 목발 손잡이에 붕대를 감자. 퇴원 후 자가 소독할 때 사용하고 남은 압박붕대를 감았다. 손바닥이 덜 아픈 느낌이다. 이번에는 첫번째 굴다리에서 조금 더 갔다. 굴다리 지나 첫번째 목교까지 걸었다..

[낙상사고 투병기 95] 백일상 - 낙상사고 100일, 칼국수샤브샤브

목발을 짚고 식당가로 가서 칼국수샤브샤브를 먹었다. 따져보니 낙상사고 100일에 백일상 받았네 어제의 우시장천 2.2km 목발연습 처음으로 이를 악물고 왕복했더니 온몸이 아우성을 쳐서 오늘은 걷기운동을 생략했다. 엉덩이, 다리, 손이 아파 욱직일 때마다 욱신거린다. 한번 무리를 하니 이렇게 몸이 엄살을 부린다. 그래서 하루쯤을 쉬어줘야지 밖에 나가지 않고 하루종일 집안에 있으려니 갑갑하다. 목발을 짚을 수 있으니 모처럼 외식이라고 하자. 엘리베이터와 식탁이 있는 식당을 찾아보았다. 날이 더워지니 벨크로로 된 반깁스도 땀이 찬다. 그래서 이번에는 벨크로를 하지 않고 깁스신발만 신었다. 목발을 짚고 산책로 나와 가장 가까운 식당가를 찾았다. 처음으로 통행인들이 지나다니는 인도를 간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

[낙상사고 투병기 94] 천도복숭아와 배롱나무 - 아내의 마음

천도복숭아와 배롱나무 아내의 마음이 매치된다. 상큼함과 흐뭇함이 있는 한 낮 오전에는 침대에 누워있고 오후에 밖에 나가 잠깐 걷기연습하고 초여름의 재활 시간은 지루함의 연속이다. 아내가 시장에서 천도복숭아를 사왔다. 그리고 꽃 한송이를 보여준다. 갑자기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오후는 목발을 짚고 걷기연습이다. 우선 꽃을 보았다는 곳을 찾아갔다. 멀리 붉게 보이는 나무, 배롱나무였다. 그런데 막상 한송이를 보고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다니 늘 야생에서 전체 수형과 꽃을 보았기에 한송이라는 것에 핑계를 댄다. 떼어놓으면 알 수 없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신초만 보고도 이름을 안다는 약초꾼이 부러운 이유이다. 하지만 나는 취미로 야생화를 즐기고 있다. 그 취미 덕에 아내가 따온 꽃 한송이에 호기심을 발하고..

[낙상사고 투병기 93] 걸음마 도전 - 목발 짚고 우시장천 왕복 2.2km

우시장천 왕복 2.2km, 2시간 안간힘 목발 삐걱 삐꺽, 숨소리 새근 새근 다리 후끈 후끈, 손바닥 뻐근 뻐근 2개의 목발을 짚고 걷는다는 것은 무릎 바로 아래 경골골절 환자에게는 어렵다. 위험해 휠체어를 끌고 아내가 뒤따른다. 처음에는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와 산책길에서 조금 걷고 다시 휠체어를 타고 집에 왔다. 다음에는 조금 더 걷고 휠체어를 탔다. 더 멀리 걸을 때는 힘들면, 휠체어를 타고 돌아왔다. 이렇게 걷는 거리를 늘이고, 휠체어 타는 구간을 줄였다. 그리고 나중에는 집에서 부터 목발을 짚고 나왔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산책길 끝까지 가보자고 했다. 아내는 빈 휠체어를 끌고, 나는 목발을 짚고 산책길 종점까지 걸었다. 종점에서 휠체어를 타고 집으로 오려 했었다. 그런데 오기가 생겼다. ..

[낙상사고 투병기 92] 취미생활 - 대중성 취미와 외골성 취미

대중성 취미는 웹에 지천이다. 외골성 취미는 웹에서 드물다. 침대생활에서 대중성을 엿보다. 취미를 내 나름대로 대중성과 외골성으로 구분해 보았다. 나의 취미는 늘 외골성으로 치우쳤다. 블로그를 포슽하면서 분류를 찾아도 적용할 수 있는 게 특별히 없다. 웹 화면은 대부분 연예, 공연, 음식, 여행 등이 대부분이다. 식물에 관하여는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별로 받지 못하는 분야이다. 그나마 보이는 것도 대부분 원예종이나 외래식물이다. 나의 현재 취미는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는 식물의 꽃을 탐사하는 것이다. 그러니 매니아들은 야생화를 좋아라 찾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관심도 덜하고, 원예종 보다 화려하지도 않다. 그러나 나는 외골성을 추구하는 맛이 즐긴다. 회사에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

[낙상사고 투병기 91] 여름 커튼 설치 - 침대생활을 조금은 괘적하게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 침대생활 겨울 커튼의 침침함을 벗어나려고 여름 커튼을 설치했더니 한결 괘적하다. 하루의 일과가 매우 단조롭다. 자전거타기 15분, 휠체어타고 나가 산책길 200m 정도 걷기연습 이틀에 한번 꼴로 한림도서관 1~2시간 블로그 포슽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침대생활이다. 6층인데도 겨울 커튼을 닫으면 어둡다. 그렇다고 커튼을 젖히면 사행활 보호가 어렵다. 점심으로 새우만두, 찐계란, 참외를 먹고 아내가 여름 커튼을 설치해 주었다. 커튼이 닫혀 있어도 침대가 환하고 쾌적한 느낌이다. 초여름의 햇빛이 희고 얇은 천을 통해 방으로 들어온다. 침대에 누워 다리를 거상하고 있어도 눈이 부시지 않아 다행이다. 창문은 여름 커텐 베개 위에는 삼베천 침대보는 망사천 머리맡에 있는 서랍장 위에는 라..

[낙상사고 투병기 90] 다리 골절 수술 후 재활운동 - 대퇴사두근, 고관절외전근, 대둔근 운동

다리 수술 후 근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침대에서 누워 근력운동을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유튜브를 검색하여 적당한 동영상을 발견했다. 가느러진 허벅지, 부은 발등, 탱탱한 다리 수술 흔적이 남긴 처참한 모습이 안스럽기 짝이 없다. 그래 부지런히 재활하여 힘을 기르자! 몸에서 붕대와 거즈를 모두 뗀 날부터 대퇴사두근, 고관전외전근, 대둔근 운동을 시작했다. 하루 각 100회를 하니 약 4~5분이 걸린다. 허벅지의 근육, 엉덩이근육 등이 아파서 외마디 소리를 지르는 듯한 찌릇함이 계속되어도 100회를 하려고 이를 악물었다. 대퇴사두근 운동 1. 대퇴사두근 운동 대퇴사두근에 힘이 없으면 무릎이 껶여 무너진다. 즉, 대퇴사두근은 하중을 분산시켜 무릎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근육이다. 그래서 대퇴사두근 운동은 다리 수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