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29

[낙상사고 투병기 108] 개구리발톱 - 수술한 발의 발톱을 깎기가 정말 힘들다.

개구리는 발톱이 없다. 그런데 식물에는 왜 개구리발톱이 있을까? 수술한 발의 발톱을 낑낑대며 깎다가 생기는 의문 수술한 다리로 겨우 목발 연습 무릎을 구부리기가 어렵다. 벋정다리에서 아주 조금만 구부리니까 침대생활이라도 머리칼과 손발톱은 빨리 자란다. 2개의 목발을 사용하니 미장원에 혼자 가서 이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수술한 발의 발톱을 깎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 허리를 굽히는 것이 잘 되지 않으니 침대 모서리 아래로 우측 다리를 내리고 수술한 발을 침대에 걸쳐도 손이 잘 나아가지가 않는다. 무릎의 통증을 참아가며 겨우 발톱을 깎아야 한다. 발톱 무좀으로 두꺼워진 엄지 발톱은 몇번이고 손이 가야 한다. 이 때 허리는 아파 안절부절한다. 한 개 깎고 허리를 펴고 무릎의 통증을 누그려뜨린다. 진땀까지 흘..

[낙상사고 투병기 107] 부처꽃과 금불초 - 부처님 보살피사, 내 다리 한라산으로

아파트 산책길, 목발 짚고 걷는 길 부처꽃과 금불초, 위 아래로 폈다. 부처님 보살피사, 내 다리 한라산으로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길 생태천이 가운데 흐르고 양쪽에 일반 산책길이 있다. 그리고 일반 산책길 안쪽에 오솔길이 있다. 오솔길로 살금 살금 목발을 짚고 가는 길 물가에 부처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키 작은 금불초도 산책길 곳곳에 보인다. 그런데 저기... 큰 키의 부처꽃 아래 작은 키의 금불초가 피어있다. 빨간 부처꽃, 노랑 금불초 순간 금불초 뒤의 광배로 부처꽃이 상상된다.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골절된 내 다리 부처님! 보살피사, 내 다리 한라산 오를 수 있게 목발 짚은 낙상자의 설음이 자연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서 스스로 위로하는 시간이다. 목발 짚는 걷기 연습을 할수록 더 힘든 것은 왜..

[낙상사고 투병기 106] 재활도 삶의 시간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오늘은 미래의 과거 미래에 생각하는 오늘 그 오늘을 이렇게 보냈다. 재활의 시간은 어쩌면 꿈의 세계 같다. 시공간이 파괴된 쥐죽박죽의 혼란한 꿈 깨어나면 기억에서 아스라히 멀어진 흔적들 에디슨은 그 꿈을 잡았기에 발명왕이 되었다고 한다. 나의 이 꿈 같은 재활 시간에서 무엇을 얻어야 할까? 육체적 재활과 정신적 위로를 갈망하는 나 누군가의 일상적 생활이 나에겐 희망이다. 오늘을 특별하게 만드는 흔적들은 일상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자세일 것이다. 자전타기 운동 3회 120분, 식탁의자팔굽혀펴기 1회 5분 대둔근 3회 15분, 고관절외전근 1회 5분, 대퇴사두근 1회 5분 오늘도 재활운동 빠짐없이 할려고 했다. 우시장천 산책길 목발 연습 왕복 1,8km 걷고 도서관에서 들러 투병기 올리며 앉아있기 연습했다...

[낙상사고 투병기 105] 걷기 연습 - 집에서 굴다리까지 한 번도 안 쉬고

목발 짚고 걷기 연습 기록 세우기 고통을 이기는 방법은 작은 목표 설정 오늘은 굴다리까지, 앗싸 1개의 목발을 짚을 때는 2개의 목발만 짚어도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2개의 목발을 짚고 첫 걸음 너무 쉬웠다. 그렇게 2개 목발로 걷기 연습을 시작했는데 점점 어려워지는 목발 짚은 일이었다. 손바닥이, 손목이 엄청 아프다. 다리 힘이 없어 체중을 목발에 주기 때문이다. 걷다가 손목, 손바닥 풀어주고, 다시 걷다가 쉬고 그렇게 조금씩 거리를 벌리며 땀을 흘렸다. 걷기연습하다가 굴다리 밑에서 쉬는 시간은 꿀맛이다. 다리 밑 도랑에서 쉬는 사람들을 보면 힐링이 된다. 오늘은 그 굴다리까지 집에서부터 한 번도 안 쉬고 걸었다. 앗싸, 300m를 쉬지 않고 걸은 기록이다. 다시 유턴하는데 까지 갔다가, 다시 굴다리..

[낙상사고 투병기 104] 메꽃 - 오리지날 나팔 소리, 힘을 얻는다.

구름 낀 시원한 걷기 연습길 오리지날 나팔 소리 들린다. 나팔수의 붉은 얼굴에 맺힌 땀방울 장맛철에 접어드니 비가 자주 내린다. 오늘도 아내와 함께 걷기연습이다. 목발도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은 어설프다. 요즘의 걷기연습은 우시장천 산책길 왕복 2.2km이다. 힘들어도 왕복하기로 마음 먹은 후 계속 연습한다. 1.1km를 가서 유턴하여 꺾어지는데 빨간 메꽃이 산책길 울타리에 피었다. 비를 맞아 꽃잎에 물방울이 맺혔다. 산책길을 바라보고 핀 메꽃 꼭 나에게 힘내라고 나팔을 부는 것 같다. 하도 힘차게 불어 붉은 얼굴에 땀방울을 흘리면서 내가 힘드니 식물에게 내 마음을 호소하게 된다. 어릴 때 메꽃의 뿌리를 캐서 밥을 할 때 쌀 위에 메꽃 뿌리를 얻고 익혀 먹기도 했다. 또 제사지낼 때는 "메"를 고..

[낙상사고 투병기 103] 복부비만 - 침대생활이 준 또 하나의 골치덩어리

골절에는 잘 먹어야 뼈가 잘 붙는다는데 평생 배 홀쪽이가 배가 나오다니 침대생활이 준 또 하나의 골치덩어리 지금까지 내 사전에 비만이라는 단어는 올라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살을 찌려고 노력했던 시절이 있으리만치 평생 홀쪽이로 살아왔었는데.... 낙상사고로 침대생활을 주로하고 점심까지 잘 챙겨먹다 보니 올챙이 배처럼 튀어나온 복부 낙상사고로 인하여 몸의 여기저기 아우성이다. 아내도 확실히 배가 나왔다고 지적한다. 건강의 먹구름이 차차 오고있는지 군대생활을 제외하고 70kg를 넘어보지 못한 몸무게 너무 홀쭉해 직장내 목욕탕을 가기를 꺼려했었고 60kg 아래도 떨어질 때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체중을 올리기도 했었다. 우리 집은 원래 엥겔지수가 높은 편이다. 처가집에 가서는 밥을 잘 먹는데 왜 그렇게 마르느냐 소..

[낙상사고 투병기 102] 수련(睡蓮) - 재활기간이란 인생의 잠자는 시간

우시장천 물길에 턱을 만들어 물이 고인 곳 물 위를 덮은 수련 잎 위에 몇 송이 꽃이 피었다. 나도 재활기간이라는 인생에서 잠자는 시간이구나 한 여름의 목발 걷기 연습은 쉽지 않다. 혼자 연습하기 위험해서 아내와 함께 걷는다. 가다가 서서 쉬면서 손바닥과 손목을 풀어주면서... 굴다리가 있는 곳에서는 늘 쉬어갔다. 이번에는 굴다리가 아닌 곳에서 쉬었다. 우시장천의 물길을 막아 물이 고인 곳 앞이다. 우시장천 양쪽에 계단 관람석을 만들어 놓았고 그 사이 고인 물에 수련 꽃이 피어 있어서다. 꽃을 좋아하는 꽃객으로서 꽃이 피어있는 곳을 지나칠 수 없다. 물 위를 녹색으로 덮은 수련 잎 그 사이 여기 저기 빨갛게 꽃잎을 연 수련 아내와 함께 계단에 앉아 수련꽃을 보았다. '수련'하면 통상 물(水) 위에 핀 연..

[낙상사고 투병기 101] 서양톱풀 - 처치실의 톱날소리, 재활운동의 치유

산책길 보도블록에 뿌리내린 서양톱풀 목발 짚는 다리 수술자의 눈에 띄었다. 톱날소리 울리던 처치실의 그림을 떠오르면서... 제주살이 하면서 영실코스에 꽃탐사를 많이 갔다. 그 등산길 옆에서 제주 바람을 견디며 육지보다 작지만 강하게 크는 톱풀을 보았다. 낙상사고 후 100일이 지나 수원의 우시장천 산책길에서 목발을 짚고 걷기연습을 매일 한다. 보도블럭과 석축 사이의 작은 땅에 서양톱풀이 자리했다. 톱풀은 잎의 모양이 양날의 톱날같이 생겨 이름지어졌다. 토종 톱풀은 잎이 한 번 갈라지나 외래종 서양톱풀은 잎 두 번 갈라진다.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스(Achilles)가 톱풀로 부상당한 병사들의 상처를 치료했다는 전설에 따라 톱풀의 속명은 Achillea이며, 꽃말은 치유이다. 낙상사고로 수원에서 재활하면서 ..

[낙상사고 투병기 100] 잉어 구출 작전 - 아이들에게 목발을 빌려주었다

목발 짚고 가며 쉬는 굴다리 잉어가 돌에 막려 팔닥인다. 학생들의 도움 요정, 목발을 빌려주었다. 목발 연습하는 산책길 가운데는 우시장천이 흐른다. 생태천이 조성되어 각종 동식물이 자란다. 생태천 물웅덩이에는 잉어들이 자란다. 비가 많이 오면 웅덩이를 벗어나 아래로 떠내려오기도 한다. 목발 짚고 가다가 쉬는 굴다리 어렵사리 앉아 다리를 쉬려는데 눈에 들어오는 잉어의 팔닥이는 모습 앗! 저기 잉어다. 팔닥이다가 암석 사이로 들어갔다. 어린 학생들이 모여 안타까워한다. 아이들에게 목발을 빌려주었다. 목발로 잉어를 구하라고 발이 성하면 건너가서 잉어를 구할텐테 아이들이 목발을 들고 돌 사이로 잉어를 빼내려는데 구출이 쉽지 않다. 나중에는 아내까지 나섰지만 돌 사이의 모래를 퍼내 잉어가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주..

[낙상사고 투병기 99] 만수무강탕, 꼬치구이 - 두 달 만의 가족 식사

수원에 있어도 자식들 보기 힘들다. 두 달 만에 가족이 모두 모였다. 첫 날은 만수무강탕, 둘째 날은 훈제고기 어려운 시국에도 아이들이 직장에 잘 다니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회사 일이 많아도 너무 많은 것 같다. 결혼도 안 하고 회사일에 찌들고 참 안 됐다. 낙상사고로 수원에 와서 재활하고 있는데도 자식들 얼굴 보기가 힘들다. 초복이 되어서야 두 달 만에 아이들이 모였다. 모처럼 저녁부터 집안에 활기가 넘친다. 아들이 유명 맛집에서 만수무강탕을 사가지고 왔다. 오리1마리, 대하, 전복, 노루궁뎅이버섯 등 보골 보골 끊는 소리에서 아들의 마음이 우러나왔다. 다리 골절 수술로 술을 마시면 안 되므로 자식들의 건배를 보며, 만수무강탕을 맛보았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앉아 있기가 너무 힘들다. 침대에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