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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산책길, 목발 짚고 걷는 길
부처꽃과 금불초, 위 아래로 폈다.
부처님 보살피사, 내 다리 한라산으로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길
생태천이 가운데 흐르고 양쪽에 일반 산책길이 있다.
그리고 일반 산책길 안쪽에 오솔길이 있다.
오솔길로 살금 살금 목발을 짚고 가는 길
물가에 부처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키 작은 금불초도 산책길 곳곳에 보인다.
그런데 저기...
큰 키의 부처꽃 아래 작은 키의 금불초가 피어있다.
빨간 부처꽃, 노랑 금불초
순간 금불초 뒤의 광배로 부처꽃이 상상된다.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골절된 내 다리
부처님! 보살피사, 내 다리 한라산 오를 수 있게
목발 짚은 낙상자의 설음이
자연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서
스스로 위로하는 시간이다.
목발 짚는 걷기 연습을 할수록 더 힘든 것은 왜일까?
편안함의 유혹, 무기력한 슬럼프, 전해오는 통증, 한 없이 떨어지는 불안감
그것을 버티는 힘은 긍정적 사고와 희망일 진데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몸이 부르는 나태와 짜증이 긍정적 생각을 붙잡는다.
재활(再活) 정말 어려운 일이다.
(20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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