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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의 파리매 한 마리
목발을 놓게 한 노려보는 눈동자
낙상자의 파리매 초접사의 희열
목발 짚고 걷는 고단한 재활의 길
하지만 우시장천이란 생태가 재활에 힘을 준다.
자연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오후 다섯시가 넘은 여름 날
땀을 흘리며 낑낑대는 길
파리매 한 마리가 보안등 위에 앉아있었다.
목발로 살금살금 다가갔는데도 움직이지 않는다.
목발을 땅에 놓고 핸드폰을 들었다.
멀리서 부터 찍으면서
넘 가까이 다가가다 획 날아가면 말짱 꽝이니
조금씩 다가갈 때 마다 셔터를 눌렸다.
그런데 아주 가까이 갔는데도 가만히 앉아있다.
그러다가 날아오르더니 다시 보안등 위 정 중앙에 앉는다.
또다시 움직이지 않는다.
숨을 죽이며 이 모습 저 모습, 그리고 동영상까지
갤러리에서 확대해본 후 앗싸 주먹을 쥐었다.
엄청 무서운 리얼한 모습이 화면을 채운다.
6분간 다리의 아픔도 잊고 우측발로 버텼다.
파리매는 파리매과의 곤충을 통칭한다.
성충은 주로 여름에 발생하며, 파리, 벌 뿐 아니라
다양한 곤충을 잡아먹는 포식성 곤충이다.
자신보다 크고 힘이 센 곤충도
송곳같은 빨대로 체액을 빨아먹는다.
그래서 곤충의 드라큘라라는 별칭도 가졌다.
이렇게 무서운 곤충이 무욕으로 앉아있다.
호기심과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목발의 고통을 희열로 전환시키는 그 포스 당당하고 건강하다.
정말 카리스마 넘친다
누구의 말처럼
"칼있으마!"
(202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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