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하늘을 찌른다.
통증의 땀방울은 옷을 적신다.
그 속에서 찾은 삶의 하루
시간의 획이 또 그어졌다.
힘든 고비를 지나고 보니 감회는 "벌써"
영민한 인간이 만든 시간이란 글짜
그 시간 속, 낙상 환자의 하루
실내 자전거 타기, 식탁의자 팔굽혀펴기 등 재활운동
그리고 목발 짚고 걷기운동, 도서관 찾기와 웹소설 읽기
어쩌면 다람쥐 쳇바뀌 도는 듯한 일정이지만
오늘은 8월이라는 시작에
반깁스(벨크로)를 풀고 깊스신발을 신고 슬리퍼를 신었다.
반깁스로 종아리를 묶었던 벨크로를 푸니 시원했지만
종아리의 허전함에서 통증을 더 심하게 느꼈다.
그래서 반깁스를 할 때보다 천천히, 살며시 걸었다.
아내는 뒤에서 따라오고
목발 짚은 고통을 참으며 나의 머리는 헤멘다.
이 생각, 저 생각
"너, 내 거 할래?"
.
.
.
" 나.... 할래요, 그거"
갓 허물을 벗은 작은 나비가 어설픈 날개짓으로 혼돈에 빠진 두 남자 사이를 유유히 가로질렀다.
녹색 눈이 꽃망울을 틔우고 싱그러운 봄바람이 소년, 소녀들의 방심을 뒤흔드는 계절.
끝과 시작이 서로 옷깃을 스치며 아직은 누구도 알지 못할 새로운 이야기가 움텄다.
원래 사람, 사랑, 인생이 그렇게 돌고 돌고 도는 거라지지.
The End.
(제니스 137화 8/1)
아! 오늘도 맑은 아침.
안녕, 이름 모를 새야. 조금 전 나의 잠을 깨운 맑은 지저귐 정말 고마워.
안녕, 나를 중심으로 도는 세상아. 오늘 하루도 잘 부탁해.
(제니스 외전 1화 8/1)
낙상자의 시선에서 본 봄바람의 소년, 소녀들
방심을 흔든다는 시절에 사랑과 고민은 함께 하지만
가랑잎 소리에도 깔깔거리는 가슴을 가졌다.
하지만 나의 그 나이는 외롭고, 고민투성이였다.
이른 직장 생활과 전직, 전직...
인연의 끈이 적어 힘들었던 사회생활
은퇴 후에야 제주살이라는 선물을 받고 안도했다.
그러나 낙상사고라는 또 다른 시련
오늘도 밝은 아침, 꽃에게 인사할 설렘의 시간은 올 수 있을까?
그 놈들이 무슨 짓을 해도 무슨 상관이랴.
이미 진무의 꿈은 장마를 버텨낸 풀처럼 크게 자라나 있었다.
어짜피 나중에 전부 발아래 꿇릴 놈들이다.
당세령이 신경질적으로 째려본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이미 머릿속에 기분 좋은 생각들로 가득하니 니가 째려본들 어떠하리.
눈빛이 싸가지 없긴 하지만 오늘만큼은 참아주자.
"쉬자, 쉬자. 저기서 야숙하자."
진무가 이해심 가득한 표정으로 웃으며 황량하기 짝이 없는 바위 아래를 가르켰다.
(무당기협 151화 8/1)
봄 바람 나부낄 때 싱그러웠던 자연이
장마에 버터낸 풀처럼 휘청인다.
땀나는 목발길, 흔들리는 마음처럼
그러나, 그러나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재활을 통해서라도 기분 좋은 나를 만들자
10년 뒤에 회상하면 다 추억팔이하고 있을 듯 ㅋㅋ
(데못죽 291화 8/1)
10년 뒤의 나는 어떤 상태로 되어있을까?
그 때 힘들었지만 재활 참 잘했다고 평가하면서
우시장천 걷기 연습길이 준 추억을 웃으며 얘기하고 싶다.
그 때 잘 견뎌주었다고
입가에 미소를 띄우는
10년 후의 자화상을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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