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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낀 시원한 걷기 연습길
오리지날 나팔 소리 들린다.
나팔수의 붉은 얼굴에 맺힌 땀방울
장맛철에 접어드니 비가 자주 내린다.
오늘도 아내와 함께 걷기연습이다.
목발도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은 어설프다.
요즘의 걷기연습은 우시장천 산책길 왕복 2.2km이다.
힘들어도 왕복하기로 마음 먹은 후 계속 연습한다.
1.1km를 가서 유턴하여 꺾어지는데
빨간 메꽃이 산책길 울타리에 피었다.
비를 맞아 꽃잎에 물방울이 맺혔다.
산책길을 바라보고 핀 메꽃
꼭 나에게 힘내라고 나팔을 부는 것 같다.
하도 힘차게 불어 붉은 얼굴에 땀방울을 흘리면서
내가 힘드니 식물에게 내 마음을 호소하게 된다.
어릴 때 메꽃의 뿌리를 캐서 밥을 할 때
쌀 위에 메꽃 뿌리를 얻고 익혀 먹기도 했다.
또 제사지낼 때는 "메"를 고여 신위 앞에 놓았다.
'메'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제사 때 신위(神位) 앞에 놓는 밥
또는 궁중에서 ‘밥’을 이르던 말이다.
메꽃의 성질은 따뜻하고 독도 없기에
먹거리가 부족한 시절에 메꽃의 뿌리를 먹는 관습이 생긴 것 같다.
같는 메꽃과의 나팔꽃은 외래종으로 독이 있다.
꽃을 좋아하니 투병 중에도 꽃에 필이 꽃힌다.
그래 예쁜 꽃도 보고 꽃에서 힘도 얻고..
목발을 힘있게 잡으면서 걷기 연습 다시 출발한다.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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