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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 짚고 가며 쉬는 굴다리
잉어가 돌에 막려 팔닥인다.
학생들의 도움 요정, 목발을 빌려주었다.
목발 연습하는 산책길
가운데는 우시장천이 흐른다.
생태천이 조성되어 각종 동식물이 자란다.
생태천 물웅덩이에는 잉어들이 자란다.
비가 많이 오면 웅덩이를 벗어나
아래로 떠내려오기도 한다.
목발 짚고 가다가 쉬는 굴다리
어렵사리 앉아 다리를 쉬려는데
눈에 들어오는 잉어의 팔닥이는 모습
앗! 저기 잉어다.
팔닥이다가 암석 사이로 들어갔다.
어린 학생들이 모여 안타까워한다.
아이들에게 목발을 빌려주었다.
목발로 잉어를 구하라고
발이 성하면 건너가서 잉어를 구할텐테
아이들이 목발을 들고
돌 사이로 잉어를 빼내려는데
구출이 쉽지 않다.
나중에는 아내까지 나섰지만
돌 사이의 모래를 퍼내 잉어가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 한도였다.
잉어가 어떻게 갇혀 있는지
깁스 다리가 여간 안타까운 게 아니다.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으니까
안타까움에 수술 다리를 내려다본다.
하긴 다리가 잘못한 것은 없다.
재활에 힘써 걷게 해주마, 다리야~
(202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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