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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린다.
목발을 짚으니 우산을 들 수 없다.
아내가 우산 2개를 들었다.
점심을 먹고나서도 장맛비가 그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침대에만 있을 수 없어 도서관이라도 가자.
아내가 우산 2개를 들고 나는 목발을 짚고 집을 나섰다.
나는 목발을 짚으니 우산을 쓸 수 없다.
아내가 우산 1개는 들고 1개는 펴서 옆에서 걸었다.
그러나 목발을 움직여야 하니 좀 떨어져야 한다.
그랬더니 우산 넓이의 범위를 벗어나 몸 한쪽이 젖었다.
도서관에서 나올 때가 되니 비는 더욱 많이 내린다.
아내가 우산 2개를 다 폈다.
1개는 나를 씌워주고, 1개는 아내가 썼다.
2개의 우산이 비바람에 휘청거린다.
나는 나대로 힘들고, 아내는 팔이 너무 아프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니 배수구가 막혀 길에 물이 고였다.
10cm 물이 고여있는 곳에서는 첨벙첨벙
목발 짚고 비오는 길 걷기 장난이 아니다.
집에 들어오니 온 몸에 힘이 빠졌다.
3년전 태풍으로 사라오름 분화구에 물이 고였을 때는 신나서 첨벙첨벙 했는데
비오는 가운데 목발 짚고 고인물 첨벙첨벙은 아픔이었다.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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