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보도블록에 뿌리내린 서양톱풀
목발 짚는 다리 수술자의 눈에 띄었다.
톱날소리 울리던 처치실의 그림을 떠오르면서...
제주살이 하면서 영실코스에 꽃탐사를 많이 갔다.
그 등산길 옆에서 제주 바람을 견디며
육지보다 작지만 강하게 크는 톱풀을 보았다.
낙상사고 후 100일이 지나 수원의 우시장천 산책길에서
목발을 짚고 걷기연습을 매일 한다.
보도블럭과 석축 사이의 작은 땅에 서양톱풀이 자리했다.
톱풀은 잎의 모양이 양날의 톱날같이 생겨 이름지어졌다.
토종 톱풀은 잎이 한 번 갈라지나
외래종 서양톱풀은 잎 두 번 갈라진다.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스(Achilles)가
톱풀로 부상당한 병사들의 상처를 치료했다는 전설에 따라
톱풀의 속명은 Achillea이며, 꽃말은 치유이다.
낙상사고로 수원에서 재활하면서
걷기연습길에서 본 서양톱풀에서
통깁스 뚜껑 만들 때의 톱날소리를 떠올렸다.
또한 새끼손가락 힘줄 연결 수술에서 끝 마디 장애로
통기타의 코드를 잡을 수 없어 이젠 통기타와의 인연도 멀어질 것 같다.
제주살이하면서 대륜동주민센터에서 통기타를 배우고 발표회도 했었다.
그 통기타를 배우는 회원 중에 톱으로 연주를 한다는 분이 있었다.
활처럼 생긴 막대로 톱을 켠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2년전의 시간이 수원으로 달려와 서양톱풀과 연결되었다.
수원에서 재활하면서 의학소설의 몇개 읽었는데
정형외과의 톱날 소리만 기억하고 있던 차
신경외과에서도 톱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톱의 사용처 많기도 하구나
그러나 재활운동에 치중하고 있는 나로서는
톱풀의 꽃말 '치유'에 더 관심이 많다.
골절된 다리가 잘 치유되어 뛸 수 있게만 해다오..
(202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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