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운동 203

수수깡이 왜 그리 부럽나요 - 헬스장 샤워장의 알몸 바라기

[낙상사고 투병기 340] 발가벗은 공중 샤워장 내 몸의 날씬함이 부럽다고 늘 말한다. 수수깡이 왜 그리 부럽나요 허리를 삐긋해도 밤이라 한의원에 갈 수 없다. 그래서 헬스장에 가서 벨트 맛자지를 하고 샤워장 거실에서 아픈 허리를 참으며 간신히 옷을 벗었다. 엉거주츰 살금살금 욕실로 걸어가서 더운 샤워물로 몸의 뻐근함을 삭이는 중이다. 서로의 몸을 흘끗 흘끗 쳐다본다. 내가 늘 듣는 소리는 몸매 좋다는 것이다. 아마 배 나온 사람은 배가 나오지 않은 나의 몸을 부러워할 것이다. 그러나 재활에 겹쳐 허리병까지 도졌는데 몸매 좋다라니 허리 아픈 사람을 그렇게도 좋나요? 모두들 잠자코 있는데 누군가 의원을 소개한단다. 샤워장에서 온갖 얘기가 다 쏟아진다. 특히 거시기와 배가 주 관심사항이다. 서로 반대사항을 ..

허리 삐끗 - 통증이 짜르르.... 몸이 굳었다

[낙상사고 투병기 339]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달 달 무슨 달 재활길 안달복달 탈 탈 무슨 탈 무리해서 허리탈 고근산 가려고 주차한 후 등산화를 신으려고 트렁크 문을 여는데 허리에 통증이 짜르르하며 순간 몸이 굳었다. 한참 후에 간신히 허리를 펴고 등산화를 꺼내 주차장 돌담에 발을 올려놓고 간신히 신었다. 움직이기 거북했지만 허리를 부여잡고 고근산로를 천천히 걸었다. 고근산 입구에서 좀 올라가면 계단이 시작된다. 계단을 아주 천천히 살금 살금 올랐다. 재활이 뭔지 쉴 수도 없는 신세를 한탄하면서 둥근 달이 뜨는 고근산 분화구 둘레길 달을 보고 걸음 떼고를 반복하면서 분화구를 돌고 돌았다. 떠오른 둥근 달을 보면서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노래를 떠올리고 안달복달하는 재활에 허리탈까지 ..

불편함에 대하여 - 스마트키의 바테리 교체

[낙상사고 투병기 338] 고근산의 난장판 후 수동키의 불편함을 절실히 느꼈다. 3일만에 바테리를 교환하다. 평소에도 많은 불편함을 참는 편이다. 낙상사고 후는 더 불편함과 가까워졌다. 그런데 휴마트키 먹통으로 수동키는 손들었다. 제주에는 침대, 쇼파가 없어도 잘 견딘다. 다리 수술 후에는 방에 깐 요에 눕거나 일어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그러나 재활 목적이라 생각하고 힘들어도, 억지라도 침대없는 재활을 계속했다. 하루 1만보 이상 걷기부터는 불편함이 일상화 되었다. 주차장보다 멀리 주차하고 걷기 가까워도 우회하기 편한 길 보다는 험한 길에서 유연성 찾기 등 그런데 스마트키가 먹통이 되자 불편함을 참기 어렵다. 트렁크 문이 열지지 않아, 아~ 스마트 먹통이다. 번번히 잊고 트렁크 문을 열려고 애쓴다. ..

몸서리 치는 고근산 - 난장판의 하루

[낙상사고 투병기 337] 뒷산 고근산이 나에게 한 방 날렸다. 정말로 몸서리치는 뒷동산이었다. 2시간 30분의 난장판이다. 올라가는 길 (동영상) 비바람이 강타하는 고근산 들었던 우산은 날아가 쳐박히고 우박은 따발총처럼 얼굴을 때린다. 손은 얼어오고, 콧물은 줄줄 흐른다. 고근산도 나의 재활도 아수라 속이다. 속이 뒤집히게도 핸드폰도 죽었다. 하산길의 비바람에 우산도 쓸 수 없다. 자켓을 입은 몸은 괜찮지만 바지는 흠뻑 젖었다. 허벅지에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에 섬찟했다. 주차장에 와서 트렁크를 여니 먹통이다. 주머니에 넣었던 스마트키가 빗물에 젖어서이다. 수동으로 시동을 걸고 숨을 돌린다. 계기판은 "key out"이 뜨며 빽빽거린다. 비바람에 우박, 먹통된 핸드폰 잃어버린 걸음수는 3천보였다. 저녁에..

날지 못하는 올빼미 - 비 맞으며 한밤중 걷기 1만보

[낙상사고 투병기 336] 낮에 진하게 놀았다. 대신 밤에 진하게 걸었다. 날지 못하는 올빼미 신세 계곡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았다. 아이들이 놀 때처럼 점심의 허기를 도시락으로 서서 때우면서 날씨는 맑았지만 계곡은 비내린 흔적이 진하다. 바위는 젖어있어 앉은 수도 없다. 가방은 나무에 걸쳐 놓았다. 그렇게 낮시간이 가고 주차된 차량으로 가니 오후 5시가 넘었다. 이끄, 이제부터 진짜 하루가 시작된다. 저녁을 먹고 헬스장 다리운동 70분을 하고 월드컵경기장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비가 내리다 말다 질척이는 트랙이다. 월드컵 광장의 불도 꺼졌다. 걷는 사람은 나 혼자다. 한밤 중 올빼미 재활운동이다. 올빼미는 단독 생활을 하면서 주로 밤에 먹이를 찾는다. 올빼미가 날지 못하고 걷는다면 먹이를 잡을 수 ..

몰아치기 걷기 - 어두운 숲길의 절박한 낙상자

[낙상사고 투병기 334] 하루 종일 계곡에서 고사리 찾다가 늦게서야 숲길 걷기 후 저녁 먹고 헬스장과 월드컵경기장 재활과 딴짓을 병행하다보니 늘 시간이 쪼인다. 오늘은 잔뜩 흐렸지만,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고사리를 찾아 도감용 사진을 찍어 보내주어야 한다. 험한 계곡에 스틱을 잡고 천천히 다가가서 바위가 많은 건천을 올라가는 개고생을 한 후에야 겨우 고사리 사진을 찍고 내려오니 늦은 오후이다. 오후 4시40분 현재 데이터를 보니 3,400보였다. 이크 야단났네 자동차를 강창학경기장으로 달렸다. 강창학 숲길을 크게 한 바퀴 걸으니 5시50분 컴컴해진 숲길를 작게 한 바퀴를 더 걸은 6시20분에야 13천보를 완수했다. 집에와 저녁을 먹고 쉬지도 못하고 헬스장으로 갔다. 다리운동 중심으로 헬스운동을 하는데 ..

바위솔 보고 맨발 걷기 - 협제.금릉해수욕장, 월드컵경기장 축구경기

[낙상사고 투병기 334] 예쁜 바위솔을 보고 해변을 맨발로 걷고 님도 보고 뽕도 딴듯 바위솔의 아쉬움을 달래려 한림으로 달린다. 2년전에 와봤던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먼데 주차하고 해변을 걸으며 찾았다. 어짜피 걷기운동할 겸 말이다. 걷다가 풍성한 해국도 보았다. 그런데 찾아도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걸어 바위솔 위치 확인 중 바로 앞에 있다. 이런 제길, 조금만 더 찾을 걸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놓고 바로 이름이 생각나듯 2년전보다 사흘 앞섰으나 양지의 바위솔을 시들어간다. 음지에서 예쁜 바위솔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정수리에 꽃을 활짝 핀 귀여운 바위솔 바위솔의 꽃말은 근면이다. 근면한 바위솔이 척박한 바위에서 예쁜 꽃기둥을 올렸구나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이제 걷기운동 차례이다. 여기까지 ..

노꼬메오름 일몰, 한라산 구름 쇼 ㅡ 걷기 운동 중 환홀을 맛보다

[낙상사고 투병기 332] 바람 한 점 없는 모두들 숨죽이는 정상 아름다운 석양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한라산은 구름 위에 섬이 된 모습으로 유혹한다. 걷기 연습 차 노꼬메를 산책했다. 둘레길을 돌아 족은노꼬메오름 정상을 거쳐 큰노꼬메오름 정상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서쪽을 본다. 오름 능선들이 너울 너울 실루엣으로 물결치고 짙은 구름 속에서 떨어지는 태양은 붉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은 탄성들이 정상에서 흘러나오고 누군가 한라산을 보라는 소리에 돌아본 한라산은 구름모자를 밟고 섬처럼 떠있다. 정상에서 보는 멋진 풍경에 하산하려는 사람은 없는데 늦게서야 올라오는 사람만 헉헉거리는 모습이다. 나역시 밤길 하산 걱정보다는 현재의 아름다움에 취한다. 제주 바람이 이렇게 얌전해질 수도 있구나. 노꼬..

달리기 1400m 달성 - 매일 100m씩 더 달렸다.

[낙상사고 투병기 330] 첫날은 300m에서 꼴깍 매일 100m씩 업데이트 노력 2주만에 1,400m 달리기 성공했다. 철심 박힌 다리로 달리기는 쉽지 않다. 첫날은 젖먹던 힘까지 쓰며 달려도 300m에 그쳤다. 다음 날부터 100m씩 더 달렸다. 나 자신을 한계로 내몰아야 했다. 목표가 세워졌으니 이를 악물고 달려야 한다. 낮에 1만보를 채우지 못했으면 달리기 후 걸었다. 꽃탐사와 재활운동이 밤낮을 꽉 채웠다. 피로가 물밀듯이 덮쳐오지만 이겨내야 한다. 내 몸과 싸우고 내 의지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길게 뛰었다. 700m 한 바퀴 달렸을 때 한계치 같았다. 한 바퀴로 연습한 후 한 달 후 더 달릴까? 그러나 첫날 700m 달리려고 도전도 했었다. 700m는 넘어야 ..

서귀포칠십리축제 - 축제장을 지나쳐 헬스장으로 가는 재활자

[낙상사고 투병기 329] 걷기운동 후 저녁 먹고 헬스장 가는 길 김범수의 "끝사랑"이 울려퍼져도 1절만 듣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2023 서귀포칠십리축제가 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3일간 열렸다. 원래는 서귀포의 자구리공원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었다. 월드컵경기장을 거쳐 서귀포스포츠센타를 간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면서 아우성이다. 분위기를 보면서 무대 뒷쪽으로 가려고 다가갔다. 서귀포 출신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사이 나는 관중을 벗어나 무대 옆을 지나간다. 그 때 김범수가 나왔다. 사회자가 소개하고 김범수가 인사한다. "끝사랑"노래가 울려 퍼진다. 1절만 듣고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무드 없는 재활자라 이상하게 볼 수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처럼 걷기 위한 재활자의 몸부림이 더 처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