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운동 203

비 오늘 날의 단상 - 다람쥐 쳇바퀴 인생

[낙상사고 투병기 304] 나도 모르게 기록된 나의 흔적이 다람쥐 쳇바퀴처럼 보인다. 어쩌면 인생 자체가 다람쥐 쳇바퀴 천아오름 둘레길을 가면서 켜놓은 네비를 잊어버리고 끄지 않은 채 4일이 지났다. 오늘 저녁에서야 그 사실을 알고 네비를 껐다. 그런데 네비의 흔적은 나의 재활길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비가 연일 쏟아질 때라 특히 그렇다. 천아오름 둘레길을 갔다온 다음 날부터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재활길은 근처의 숲길과 헬스장이다. 그야말로 다람쥐 쳇바퀴이다. 3개의 날개처럼 돌고 도는 재활길 그것이 나의 삶의 시간이다. 어쩌면 인생 자체가 다람쥐 쳇바퀴이다. 직장은 정해져 있고,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다보니 같은 행동 궤적이 누적된다. 퇴직한 나의 길을 야생화 길이다. 제주는 관광의 섬이지만 ..

꽃이 있기에 - 아픈 다리를 이끌고 더 걸었다.

[낙상사고 투병기 303] 트레킹 계획에 없던 곳에 회목나무가 있단다. 몇몇이 보러 간다기에 따라 나섰다. 계곡 아래까지 내려가 회목나무를 보았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단체 꽃탐사 떠들며 웃고, 모처럼 입이 터지는 날이다. 늘 홀로 재활운동을 하다보니 너무나 좋은 미팅이다. 오늘은 천아오름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 것이 일정이다. 그런데 한라산둘레길에 회목나무가 있다며 팀원 중 몇몇이 간다기에 따라나섰다. 다리가 불편한 재활자가 추가 옵션 길에 나선 것이다. 한라산둘레길 중 천아계곡 코스만 걷기 못한 아쉬움도 달랠 겸 일부라도 걷고 싶은 마음도 포함되었다. 한라산 둘레길을 1.5km 정도 갔다가 와야 한다. 꽃에 대한 욕망이 커서 발걸음도 상태가 괜찮다. 함께라도 덕도 톡톡히 본다. 한라산 둘레길에서 ..

통원 진료 - 더 멀어진 재활의 길

[낙상사고 투병기 302] 5개월만에 통원 진료 열심히 재활했기에 잔뜩 기대했는데 뼈가 덜 붙어 올해는 철심을 뺄 수 없다니 ㅠㅠ 설에 통원진료 받은 후 5개월만에 수병원에 갔다. 혼자 버스를 타고 쭐래쭐래 갔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병원에 들어갈 수 없다. 아! 병원에서는 마스크를 써야하는구나 약국에 가서 마스크를 사서 쓴 다음에서 병원으로 들어갔다. 대기하면서도 올 가을에는 시원하게 철심을 빼게 될 걸라고 생각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살펴보던 전문의가 하는 말 "뼈가 덜 붙어 올 가을에 철심을 뺄 수 없다"한다. 그리고 내년 봄에나 수술하잖다. 뜻밖의 말에 어안이 벙벙하다. 그렇게 열심해 재활했는데 뼈가 덜 붙어 수술이 미뤄지다니? 그리고 내년 봄이면 봄꽃을 한창 볼 시기이다. 더구나 내년이 제주살..

오디를 따먹는 아이들 - 빗속의 숲체험

[낙상사고 투병기 300] 빗속의 장화 신고 걷기운동 우비 입고 숲체험하는 어린이들 빗속의 오디 따먹는 추억 만들기 6월 첫날도 비로 시작한다. 비, 비... 정말이지 너무 자주 내린다. 장화를 신고 강창학경기장 숲길을 걷는다. 아이들이 우비를 입고 숲체험을 한다. 산뽕나무 아래에서 선생님이 오디를 알려준다. 아이들이 먹으며 종알거린다. 내가 가지를 내려주자 아이들이 좋아라 오디를 딴다. 빗속인데도 아이들의 숲체험은 즐겁다. "이제 그만 가자. 남아있는 오디들은 새들에게 먹게 하자. 다음에 익으면 또 오자" 인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다시 숲길을 간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도 장화를 신었다. 잠시 동안 재활의 아픔을 잊었다. 아이들의 호기심 나는 얼굴을 보고 빗속에서도 숲체험을 도와주기도 했으니 다시 빗..

레그 컬, 레그 익스텐션 - 업그레이드

[낙상사고 투병기 299] 헬스 기구의 1단계 업그레이드는 차원이 다른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 차이에 몸이 기진맥진이다. 다리를 구부리는 운동이 레그 컬 다리를 펴는 운동이 레그 익스텐션이다. 이 두 운동의 레벨을 1단계씩 올렸다. 레그 컬 25kg 30회에 기진맥진하며 헉헉댔다. 레그 익스텐션 20kg 10회에 몸이 아우성쳐서 중지하고 2차 도전에서 20회를 간신히 했다. 헬스 기구의 1단계 업그레이드는 차원이 다른 부담으로 몸을 파김치로 만든다. 살갗은 땀이 솟아 후끈하고 근육은 참다 못해 몸부리치고 얼굴은 찡그려지며 악을 쓴다. 특히, 레그 컬을 30회 하고 나서는 호흡을 헐떡거리며 기구에 엎드린 채로 몸을 진정시켜야 한다. 왜 그렇게 힘들게 운동하냐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유스럽게 걷기 못하는데..

천근만근 - 배터리가 방전되듯 힘이 빠진다.

[낙상사고 투병기 298] 몸이 천근만근이다. 재활의 절박함과 일상의 사라짐이 만든 현상 배터리가 방전되듯 흐느적거린다. 일상을 정의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다른 모습이지만 사람 사는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재활에 있어서는 일상이 없는 것 같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느긋한 휴식도 없는 강행군 재활 하루를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쉴 수도 없다. 제주살이 기한이 모래시계처럼 다가오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에 투자하다보니 제주살이 목적이 희석되는 느낌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재활의 절박함에 마음이 급하다. 그런데 힘이 없고 축 쳐지는 몸이 천근만근이다. 배터리가 방전되듯 몸에서 체력에 사라졌다. 간신히 집 근처의 고근산에서 걷기운동을 하는데도 걷기도 귀찮아 걸음걸이는 그만..

재활의 길 - 날씨 불문, 이유 불문으로 걸어야 한다.

[낙상사고 투병기 297] 재활의 길은 날씨 불문이다. 안전 안내 문자가 쇄도해도 부질없다. 걷는 숲길은 냇물이 되어 흘렀다. 올해 날씨는 정말 이상하다. 왜 이리 자주 비가 내리는가 사람을 축 쳐지게 만든다. 하지만 재활자에겐 이유가 되지 않는다. 안내 문자가 와도 무조건 밖에 나가 걸어야 한다. 자동차 부러쉬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자동차를 몰았다. 숲길은 죽은 나무가 부러저 길을 막았고 길 옆에서는 새로이 폭포가 만들어졌고 빗물은 숲길을 내로 만들었다. 장화를 신고 우산을 쓰고 1만보 걸음을 옮긴다. 장맛철 같은 비를 맞은 숲길은 다양한 형태를 만들었다. 그 길을 걸으면서 비를 맞은 꽃과 고사리를 본다. 걷기의 지루함을 달래는 양념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양념의 맛이 ..

토탈 힙 - 엉덩이 운동 레벨 30kg으로 올림

[낙상사고 투병기 296] 헬스장에서 가장 먼저 실시하는 토탈 힙 경비골 골절 수술 환자에서 절대적인 필요한 운동이다. 오늘 레벨을 5kg 늘려 30kg 도전했다. 어떤 수술이든지 수술 후 반드시 해야하는 운동이 있단다. 재활 필수 운동은 대퇴사두근, 외전근, 대둔근이라고 한다. 그래서 재활 초기부터 계속 해왔다. 대둔근이라고 불리는 엉덩이근육은 걸을 때 몸이 앞으로 숙여지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단다. 경비골 골절 수술 환자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운동이다. 그래서 헬스장에 가서 제일 먼저 하는 운동이다. 무게를 정하고 토탈 힙 기구에 올라 발을 걸은 후 뒷발치기 하는 것처럼 발을 뒤로 차 올린다. 그러면 자연히 엉덩이근육이 움직인다. 처음 할 때는 수술 발이 버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한 칸(..

물방울 찾는 걷기 운동 - 왱! 5천보도 안되네, 게다가 핸폰 충전도 말썽

[낙상사고 투병기 295] 비 오는 날 꽃을 찾으며 걷기운동 그런데 5천보도 안되다니? 하물며 핸폰 충전도 속을 썩인다. 비 오는 날에도 걷기 운동은 계속된다. 이왕이면 꽃에 맺힌 물방울을 찾자 그래서 찾은 족은바리메 여러 가지 꽃에서 물방울을 찾으며 천천히 오른다. 미끄러지 않게 스틱으로 단단히 버티면서 살금 살금 오르다가 꽃을 보면 정지하고 이렇게 오름 한 바퀴를 돌고 걷기 데이터를 보니 왱 5천보도 되지 않는다. 핸드폰 밧데리는 간드랑 간드랑 차로 와 충전 시켜서 왠만하면 숲길 걷고 싶은데 왱 충전 표시는 되는데 핸폰 밧데리 게이지는 떨어진다. 차에서 20분 기다리다 그냥 출발했다. 귀가 중 충전되면 동네 숲길 걸어야지 그러나 운전 중에도 게이지는 바닥을 긴다. 그래서 1만보 채우지도 못하고 좀 일..

꽃과 재활 사이 - 두 마리 토끼를 쫒는 바쁘디 바쁜 제주살이

[낙상사고 투병기 294]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꽃과 재활 사이에서 정말 바쁘고 바쁜 하루였다. 시간을 정하지 않고 약속한 꽃탐사 아침에 출발한다는 전화를 받고서야 부랴부랴 허둥지둥 야쿠르트도 먹지 못하고 설거지도 하지 못하고 면도도 하지 못한채 당오름, 서귀포휴양림, 까끄레기오름, 표선, 고살리까지 제주 이곳 저곳을 함께 다니며 하루종일 꽃을 찍었다. 그러나 09:00부터 17:00까지 걸은 걸음수는 2,200보에 불과했다. 늦은 오후 강창학경기장 숲길을 2바뀌 돌아 9,900보를 채웠다. 19:00에 집에 와서 저녁을 하면서 아침에 못했던 설겆이를 하고 저녁을 먹고는 또 설겆이도 못하고 헬스장으로 달렸다. 20:00부터 21:30까지 서귀포츠클럽에서 다리 운동을 했다. 22:00 넘어서야 집에 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