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134

[낙상사고 투병기 35] 미나리 - 미나리무침, 미나리전

침대에 누워있는 지내는 시간 아내가 뜯어온 미나리 미나리 무침, 미나리 전의 맛깔난 맛 대부분 침대에 누워있고 화장실과 식탁에만 간신히 움직이는 투병생활 따스한 봄날의 처량한 신세이다. 누워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거나 멍하니 라디오를 듣는 시간이 많다. 거상하고 있는 다리에 통증이 오는 시간 외출하고 돌아온 아내의 손에 미나리가 들렸다. 우시장천 산책길에서 돌미나리를 뜯었단다. 아파트 중간에 생태천이 흐르고 있어서다. 목발만 짚을 수 있어도 산책길에서 봄을 볼 수 있을 텐데 코앞의 풍경도 상상으로만 그려본다. 아내의 손에 들린 돌미나리가 반가운 이유이다. 동탄에서 돌마나리 맛의 진수를 느낀 후 제주에 흔한 미나리를 맛보았으나 향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수원의 우시장천 돌미나리 향이 훅하고 다가온다. 저녁에..

[낙상사고 투병기 34] 화장실 보조스텝 - 다리 통깁스 환자에게 앉은뱅이 사다리는 필수이다.

다리 통깁스에 팔 반깁스 화장실 가는 것이 제일 큰 일이다. 앉은뱅이사다리야, 나 좀 도와줘 무릎 위까지 통깁스(LLC)한 벋정다리 상태로 화장실 가는 일이 제일 큰 곤욕이다. 더군다나 왼팔에 반깁스한 상태로.... 병원에서는 그야말로 가시밭길 집으로 퇴원해서야 마음 놓고 화장실에 가지만 그것 또한 만만찮은 길이다. 외목발 깽깽이 걸음으로 침대에서 화장실 문턱까지 간 후 문과 벽을 잡고 간신히 욕조 턱에 걸터 앉은 후 보조의자에 통깁스한 발을 올려 놓는다. 그제서야 세면이나 면도를 한다. 장농이나 싱크대 높은 곳을 이용하려고 구입한 보조사다리 낙상사고 후 화장실에서 큰 역할을 한다. (2022-05-04)

[낙상사고 투병기 33] 아이스크림 - 침대생활의 간식, 시원함의 선물

젊었을 때 좋아하던 아이스크림 나이가 들며 멀어지다가 수술 후 침대생활로 다시 가까워졌다. 젊었을 때 아이스크림 광이였고 특히나 "메로나"를 제일 좋아했다. 처가에 가면 아이스크림이 먼저 나왔을 정도이다. 냉장고에는 늘 아이스크림이 있었으며 하루 한 두개는 보통이었다. 그런데 40~50대가 되니 아이스크림과 멀어졌다. 그러다가 낙상사고로 입원하고 나서 다시 맛들이기 시작했다. 입원실의 무료함과 치료의 불확실성에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새 기운을 선물했다. 더구나 골절 수술 환자에게 금하는 것이 많다. 그 중 니코친, 알콜, 카페인은 뼈가 붙는데 악영향을 미친단다. 그래서 캔맥주는 커녕 커피 조차 마시지 못한다. 때문에 아이스크림은 최고의 간식이자 위로이다. 퇴원해서도 아이스크림은 계속 먹는다. 재활운동하고 ..

[낙상사고 투병기 32] 너그러운 세상 - 고마운 사람들

한라산 계곡에서 119구조대의 도움 꽃객에게서 선물 받은 정관장 제주의 주인 없은 집을 환기시켜주는 지인 한라산 깊은 계곡에서 낙상 후 기다리는 2시간 동안 생과 사를 넘나드는 황당함과 공포감을 느끼며 삶의 위기를 생각했다. 119구조대의 도움으로 어렵게 계곡을 탈출하여 수원에서 재활하고 있는 현재 고마움을 준 사람들을 떠올리면 눈물이 난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고마움을 표시한 분들게 감사를 전한다. 전화로, 문자로, 댓글로 받은 수많은 격려들은 나의 재활에 힘을 준다. 나를 들것에 실어 6인1조로 2시간을 고생한 119대원들 힘내라고 정관장 세트를 보내준 친한 꽃객 제주의 빈집에 환기하며 고사리 화분에 물을 주는 지인 제주의 귀한 꽃을 함께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카톡으로 전해주는 고마움 ..

[낙상사고 투병기 31] 통원치료 1차 - 아들 덕에 1주일 만의 바깥 세상

미용실에서 머리도 깎고 1차 통원치료도 받았고 아들 덕에 바깥 세상 구경이네 퇴원하여 1주일 동안 집 안에만 있었다. 본격적인 재활운동을 하기엔 이르다보니 누워서 집안에 적응하는 기간이다. 퇴원 후 1주일 만에 첫 외래진료 날이다. 아들이 승용차를 가져와서 1일 외출을 도와주었다. 우선 길게 자란 더벅머리를 깎는 것이 1순위이다. 외목발로 겨우 깨금발 몇 발자국 정도 움직일 수 있어 검색하여 동탄에 있는 미용실을 찾았다. 1층인데 주차하고 5m 정도면 앉을 수 있는 곳이다. 2개월이 넘은 머리 숱이 수북히 쌓인 바닥이 미끄럽다. 아주 짧게 깎은 머리를 거울로 보니 시원하다. 몸을 제대로 추수르지도 못하는데 머리가 길어 감기도 불편했었다. 수원의 수병원에서 1차 통원치료를 받았다. 손가락과 다리에 X-ra..

[낙상사고 투병기 30] 침대에서 - 이 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침대가 주무대인 집 안에 갖힌 생활 "이 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6년전 본 영화가 불현듯 떠오른다. 누워서 라디오를 듣다가 무심코 고개를 뒤로 젖혔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봄날의 밖을 유혹하고 있다. 집안에 갇힌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밖의 그리움 생각은 6년 전 본 영화 유스(youth)로 달려간다. 영화를 볼 당시보다 현재에 느끼는 절실함이 더욱 선명한 그림이 된다. 자신의 처지의 맞아 떨어질 때 느끼는 동질감에서 그럴 것이다. 시설과 서비스가 좋은 스위스 휴양지에서도 밖을 그리는 사람들 풀장에서 젊은 여인의 나신을 보며 호기심을 발하는 두 노인의 눈동자 현미경과 망원경으로 빗댄 노인들의 욕망과 관조 보통 사람들의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이렇게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을까? 정상의 몸도 비..

[낙상사고 투병기 29] 봄 날은 간다 -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누워지내는 데는 라디오가 최고다. 김윤아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지는 꽃처럼" 퇴원 후 손발이 묶인 침대생활 아이들이 어릴 때 어학공부하던 라디오 버리지 않고 놔뒀더니 투병생활에 제격이다. 어느 날 오전 봄빛이 따스히 비추는 침대 우연히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노래가 울려 퍼진다. 누워 천정을 보던 뇌가 불현듯 과거로 헤엄친다. 소리를 채집하는 영화의 스틸 한 컷을 떠올리며 30, 40, 50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나의 젊음을 퇴직 후 제주살이 하다가 갑작스런 낙상사고로 누워있는 60대를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람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우리는 젊었을 때 상우의 순수..

[낙상사고 투병기 28] 데이터 사용 - 침대생활에서 유일한 낙은 핸드폰

제주살이를 하기 때문에 생활 중심지는 제주이다. 그래서 와이파이와 pc는 제주 서귀포 전세집에 있다. 그런데 갑자기 낙상사고를 당하여 급히 수원으로 올라와 투병중이다. 그래서 퇴원 후 재활생활하는 수원에는 와이파이가 없다. 침대생활에서 유일한 낙은 핸드폰을 보는 것이다.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는 동영상은 가급적 보지 않고 있다. 그래도 한달도 되지 않아 데이터 100% 통지가 온다. 갑작스런 낙상사고에 모든 것이 헝클어졌다.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는 언제쯤일까? (2022-04-24 데이터 100% 사용통지)

[낙상사고 투병기 27] 주름고사리 - 아내의 얼굴에도, 붕대에 싸인 팔에도 주름이 잡혔다.

낙상사고 투병에 고생이 많은 아내 주름고사리 이름처럼 얼굴에 주름이 많아졌다. 붕대를 푼 내 팔에 생긴 주름을 보는 마음이 짠하다. 다리의 통깁스 안에, 팔의 반깁스 안에 감긴 붕대들 팔다리를 쪼여 피가 잘 통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다리와 손을 심장보다 높게 들라고 하는 것이다. 자가 드레싱하려고 팔의 붕대를 풀었다. 붕대에 싸였던 살갗이 쭈굴쭈굴해졌다. 보기에도 징그럽게 주름이 만들어졌다. 낙상사고 후 깁스에 싸여 움직이지 못하니 가느러진 팔에 남긴 붕대 흔적이 처참하다. 그래도 붕대를 풀으니 팔이 숨을 쉬는 것 같이 시원하다. 새끼손가락과 자뼈머리를 아내가 소독해주었다. 케어하는 아내의 머리도 많이 희어졌고 주름이 많아진 아내의 얼굴을 보는 마음이 짠하다. 은퇴생활하다가 갑작스런 낙상사고 나도, ..

[낙상사고 투병기 26] 잡꿈 -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불러온 무의식적 발악

머리가 복잡해 무의식이 발악한다. 살아난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낙상사고 19일만에 집으로 퇴원했다. 낙상사고와 제주탈출, 수술까지 끝내고 집에 왔으면 그래도 편안한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잡꿈에 시달리며 몇날 며칠을 혼란한 밤의 시간을 보냈다.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난 결과이리라. 겉으로 멀쩡한 척해도 마음 속은 복잡하다. 재활의 시간이 거의 2년이 걸린다니 그렇다면 나이가 얼마인데... 또 제주살이는? 재활이 끝나면 잘 걸을 수 있을까? 수술 전 주치의가 말한 "어쩌면 다리를 절을 수도 있다"의 뜻은? 통깁스한 다리 속의 철심(금속판)도 언제가는 수술로 꺼내야 되는데... 또 구부러진 새끼손가락은 어쩌라구 어쩌면 통기타를 떨궈야 하는지도 카메라를 잡을 때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