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134

[낙상사고 투병기 45] 약난초 - 수술 후 한 달만에 약을 끊었다.

4월 한 달 약을 먹었다. 두 번째 외래 통원치료 시 약을 끊었다. 약이 없어도 견딜만 하니 다행이다. 20년 전 교통사고로 허리가 약해져 마사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배운 것이 양약보다 한약이 내 몸에 맞는다는 것이다. 그 후 양약을 먹지 않은 기간이 10년이 되었다. 그것이 깨진 것은 귀가 아파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엉겁결에 주사를 맞은 것이다. 그리고 약도 함께... 10년 공부 나무아미타불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 후 제주살이 중 갈비뼈에 금이 갔을 때, 발목 인대 아플 때 주사와 양약 ㅠㅠ 그러다가 이번의 낙상사고로 양약과 친해질 수 밖에 없었다. 4월 한 달, 엄청나게 많은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았다. 진통제, 염증제, 소화제, 변비약 .....등 다행이 큰 후유증 없이 통증이 점점 가라앉..

[낙상사고 투병기 44] 회목나무 - 아내의 단추, 손가락 연결 수술 단추, 신혼 보금자리 추억

회목나무 꽃에서 연상하는 아내의 단추 새끼손가락 손톱 위의 힘줄연결수술 단추 수술병원 근처는 신혼 보금자리 추억 수술과 재활기간 동안 절대적으로 아내의 내조를 받았다. 아내는 한복을 만들어 내게 선물한 적이 있다. 그 한복의 앞섬을 마무리하는 단추를 동대문시장에 가서 사왔단다 회목나무는 특이하게 잎 위로 꽃대를 늘어뜨린다. 그리고 꽃은 단추를 닮은 모양이다. 회목나무 꽃을 보면 아내가 한복에 달아준 단추를 떠올린다. 제주 계곡에서 낙상사고로 왼쪽 새끼손가락이 탈구되면서 힘줄이 끊어졌다. 새끼손가락 힘줄연결 수술을 아주 어렵게 받았다. 그 수술 중 새끼손가락 위에 단추를 올리고 단추와 힘줄을 봉합사로 연결하는 과정도 있었다. . 새끼손가락 붕대를 풀어 하루 한 번 드레싱을 받았다. 그 때마다 보는 새끼손가..

[낙상사고 투병기 43] 섬공작공사리 - 물에 젖지 않은 잎을 닮고 싶구나

수술 부위에 물기는 금물이다. 붕대로 싸맨 부위는 씻지 못한다. 싸맨 살갗이 섬공작고사리 잎이라면... 골절 수술하고 가장 고역이 씻지 못하는 것이다. 병원 입원 동안 거품티슈로 아내가 등과 팔을 닦아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갑갑해 근질거린다. 옆 환자는 효자손으로 등을 긁는다. 보기 안스러워 아내가 거품티슈를 주었다. 병실에 들어오면 땀냄새가 엉겨 특유의 냄새가 난다. 퇴원하고도 손과 다리에 깁스를 풀지 못하니 갑갑하다. 화장실 욕조 턱에 앉아 왼손과 왼발을 높이 들어야 아내가 반샤워를 시킬 수 있을 뿐이다. 침대생활하면서 몸을 씻는다는 기초 욕구도 충족 못하는 안타까움 왼팔과 왼다리를 커다란 비닐장갑으로 싸멘 후 샤워하는 상상 "내 몸이 섬공작고사리 잎이라면 샤워 걱정은 하지 않을 텐데" 하..

[낙상사고 투병기 42] 길 잃기 안내서 -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남는 법

제주에서 갑자기 길을 잃었다. 수원에서 다리에 통깁스한 침대생활이라니 길 잃기로 되돌아 본 시간의 족적들 제주에서 읽은 책 "행복의 지도" 그 속에서 찾은 리베카 솔릿의 "길잃기 안내서" 글귀 수원의 도서관에서 길잃기 안내서를 대출받았다.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사랑의 장소, 범죄의 장소, 행복의 장소, 치명적 결정의 장소로는 돌아갈 수 있다. 장소야 말로 끝까지 남는 것이고,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이고, 불멸하는 것이다. (길 잃기 안내서 p. 164) 낙상사고로 골절된 다리를 수술한 후로 모든 상황이 바꿨다. 한라산에 다시 오를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성 그리고 어떤 골절환자의 경우 소백산을 3년만에 올랐다고 하는데 그 때가 되면 제주살이는 끝나고, 나이도 많이 먹게 된다. 그러고 보니 ..

[낙상사고 투병기 41] 콧바람 - 화사한 봄날, 첫 외출 10분의 맛

어제 차창 밖의 이팝나무 꽃 유혹 오늘의 마음, 싱숭생숭 10분 콧바람에 "역시 밖" 감탄 어제는 딸의 차를 타고 통원치료(2차)를 갔었다. 가로수로 심어진 이팝나무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다. 5월의 싱그러운 이팝나무 꽃을 보면서 마음이 한 껏 부풀어올랐다. 병원을 갔다와서는 침대에 누워있어야만 하는 신세 그러나 오늘 드디어 용기를 냈다. 아내의 도움과 1개의 목발을 사용해서 외출을 감행했다. 아파트 입구 현관으로 나오니 꽃샘추위가 날아온다. 외목발로 깽깽이 걸음을 뛰어 간신히 10m를 걸었다. 꽃밭의 방지턱에 발을 올려놓고 오랫만에 봄기운을 맛보았다. 연산홍이 화려하게 뽐내는 오후 방지턱 밑에는 꽃마리, 서양민들레가 꽃을 피웠다. 따스한 봄빛에 눕고 싶은 마음 10분의 콧바람을 맞고 이제는 들어가야지 ..

[낙상사고 투병기 40] 자동차 밧테리 방전 -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방치

지하주차장 저 멀리 밧테리 방전차 외목발 깽깽이걸음 쉬다 쉬다 멀기만 하다 아득한 거리 왕복에 헐떡이는 호흡, 온 몸을 적신 땀 수도권에서는 자동차를 이용하기 어렵다. 퇴직 후 제주살이 하면서 자동차를 많이 이용했다. 그러나 낙상사고로 수원에서 재활하는 기간에 자동차는 방치되었다. 아내가 1주일에 한번씩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준다. 그러나 어느 날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전화연락이 왔다. 외목발을 짚고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다. 저멀리 주차된 곳까지 50m 정도 정말 먼 거리다. 하지만 깽깽이걸음으로라도 다가가야 한다. 다리의 아우성, 손목의 하소연, 얼굴의 땀발울 가며 쉬며 하면서 주차된 곳에 닿으니 힘이 바닥이다. 벋정다리는 밖에 두고 간신히 운전석에 엉덩이를 걸쳤다. 스마트키도 먹통,..

[낙상사고 투병기 39] 반샤워 - 등어리, 우측 다리에 샤워기를 댔다.

퇴원하고 열흘만에 반 샤워를 했다. 등어리와 우측 발에 샤워기를 대고 오랜만에 시원한 맛을 보았다. 산행 중 최고의 맛이다.(2021-05-22 제주) 왼쪽 다리, 왼쪽 팔에 깁스한 투병생활 그 동안 일회용 거품티슈로 몸을 닦았다. 집으로 퇴원하여 열흘째 되던 날 엉덩이는 욕조턱에 걸터앉고 통깁스한 다리는 보조스템에 얹은 후 다시 통깁스한 다리를 높이 쳐들었다. 그런 다음 샤워기를 우측 다리에 댔다. 시원한 물줄기가 허벅지와 다리에 뿌려지니 거품티슈의 아쉬움이 달아난다. 다시 통깁스 다리는 높이 치켜들고 깁스한 왼팔도 높이 들고 있으니 아내가 등에 샤워기를 대었다. 거의 한달만에 맛본 반쪽 샤워 그래도 마음은 날아갈 듯 시원하다. 상쾌한 기분에 아이스크림 맛도 더 좋았다. (2022-04-29)

[낙상사고 투병기 38] 발가락 운동 - 꼼지락거리며 움직이다.

발가락 까닥까닥 발꿈치 움찔움찔 뒷무릎 꿈틀꿈틀 발가락 까닥가닥 (2022-05-04) 다리에 통깁스하고 2주 정도가 되면 다리가 굳는다. 그래서 다리 수술 후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발가락이라도 꼼지락거리며 움직여야 한다. 처음에는 발가락을 움직이기조차 힘들다. 그래서 자꾸 시도하다 보면 움직이게 된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게 되면 신경이 제대로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발꿈치에 힘을 준다. 발꿈치에 힘을 주는 동시에 발가락을 움직인다. 발이 부어서 감각이 무뎌도 시도는 해야한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오금을 펴는 운동이다. 무릎을 쭉 펴니 다리의 통증이 저러온다. 그래도 침대에서 계속적인 움직임을 시도한다. 통깁스 한 후 퇴원해서도 이러한 운동은 계속한다. 그렇게 해도 빡빡..

[낙상사고 투병기 37] 외목발 사용 - 왼손, 왼발 깁스로 깨금발 신세

1개의 목발로 깨금발 뛰는 신세여 우측 무릎의 압박, 좌측 다리의 통증 2개의 목발로 걷는 사람조차 부러워하다니 퇴원이 임박해서 2개의 목발을 받았다. 그러나 왼손, 왼발에 깁스했기 때문에 오른손에 1개의 목발만 사용 가능하다. 우측발 서는 연습을 한 후 간신히 깨금발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런 모습으로 퇴원한 이후로 깨금발은 계속되었다. 그러니 퇴원 후에도 외출은 언감생심이다. 집안에서도 겨우 화장실과 식탁, 침대만 오간다. 깨금발을 뛰면 수술 다리의 통증과 뛰는 다리 무릅의 압박이 전달된다. 시간이 흘러 왼손의 깁스를 풀고, 새끼손가락 실밥을 뽑고, 손바닥의 허물을 베끼고, 손바닥에 돋은 새빨간 새살을 무디게 한 후, 왼손의 힘을 기른 다음에야 왼손에도 목발을 쥘 수 있다. 이래저래 봄날은 진퇴양난의 ..

[낙상사고 투병기 36] 골절 카페 가입 -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격려와 정보를 공유한다.

갑작스런 낙상사고로 인한 골절 수술 골절 카페에서 정보와 위로를 찾는다. 동병상련의 마음들이 웹에 흐른다. 현대를 살며 웹에 의존한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 일기, 취미, 마음을 올리는 블로그, 카페, 밴드들이 활성화되었고 동호인의 활동이 웹그룹에서 날개를 달고 있다. 수술 후 퇴원하여 침대에 누워 '경비골 골절'을 검색하다가 골절카페를 알게 되어 가입하였고, 글을 공유하며 위로를 받았다. 손가락 다친 분들이 많았고, 경비골 골절은 소수였다. 이미 퇴원하여 재활을 시작하고 있으므로 해당 글을 찾아보았다. 경비골 골절은 자전거, 스키, 등산 분야에 많이 검색되었다. 다치는 것은 순간인데, 재활의 길은 먼 길이라는 글이 요지이다. 골절은 시간이 약이고, 주치의 말로 별로 없는 것이 희소식이란다. 언제 끝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