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134

[낙상사고 투병기 55] 통깁스(LLC)에서 반깁스(SLS) - 무릎운동 가능하다.

통깁스를 해체하고 반깁스를 했다. 홀쪽해진 허벅지의 안타까움이여 그러나 무릎운동이 가능한 업그레이드 경골플레이트 고정수술을 한 후 통깁스를 했다. 허벅지부터 발까지 다리를 완전 싸메는 LLC(long leg cast)이다. 그간 무릎은 움직이지 못하는 벋정다리 신세로 대부분 침대생활이었다. 통깁스를 한 후 43일째 되는 날 통깁스를 원형톱으로 잘라 통깁스를 해체하니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드디어 무릎이 해방되어, 무릎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술 부위에는 2개의 핀이 살갗 위로 나왔기 때문에 무릎 아래의 다리는 반깁스(SLS, short leg splint)를 하고 붕대로 칭칭 동여매었다. 그리고 탈부착용 벨크로(찍찍이)로 감쌌다. 발까지 반깁스를 하면 뒤꿈치의 욕창이 제일 문제된다. 그래서 반..

[낙상사고 투병기 54] 통원치료 4차 - 봄바람 살랑살랑, 꽃들의 속삭임

아내가 휠체어를 가지러 간 사이 병원 앞 길가에 꽃들이 살랑살랑 외목발로 버티며 꽃이름을 부른다. 택시를 타고 가서 병원 앞에 내렸다. 외목발로 버티고 서 있으면 아내가 병원에 가서 휠체어를 빌러온다. 그 사이 나는 침대생활의 갈증을 씻는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고들빼기 노랑꽃들이 인도에서 차길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사이 개망초는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가로가에 식재한 쥐똥나무가 꽃봉우리를 달았다. 5월의 싱그러움이 세상을 녹색으로 물들였다.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세상은 화려한 봄날이다. 그 봄날을 나는 이렇게라도 반긴다. 남들이 보면 미친 짓일 것이다. 외목발로 버티며 핸폰을 들이미는 모습 꽃 같지 않은 꽃들에 빠진 시간을... 아내가 휠체어를 가지고 오고 있다. 봄바람이 아지랑이가 되어 피어오르..

[낙상사고 투병기 53] 식탁 앉기 - 벋정다리도 의자 1개를 차지한다.

내 몸은 욕심쟁이 앉는데 2개의 의자가 필요하다. 한 개는 엉덩이, 또 한 개는 다리 허벅지까지 통깁스(LLC) 하면 누워있는 것이 일이다. 하물며 경비골 수술 후 살갗 위로 돌출된 핀이 있어 핀 주위로 붕대를 깊게 쌓기 때문에 통깁스가 더 크다. 그래서 통깁스에 뚜껑도 달아놓았고 통원치료시 뚜껑을 열어 핀 주위로 소독한다. 통깁스 속은 열이 많기 때문에 냉찜질도 해주었다. 이래 저래 통깁스한 다리는 무겁고 누워 있을 때는 다리를 가슴보다 올려야하고 외목발로 움직일 때는 벋정다리 신세이다. 특히, 식사를 하려고 식탁에 앉을 때는 통깁스한 다리를 별도의 의자에 걸쳐야 한다. 10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저려오고 발등이 붓는다. 밥 먹기도 이런 고충을 견겨야 한다. 통깁스 해체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이다...

[낙상사고 투병기 52] 다리 운동 - 성한 다리도 운동해줘야 한다.

침대에 누워서 하는 다리 운동 수술 다리는 벋정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성한 다리는 자전거타기하는 것처럼 다리 운동 (2022-05-13) 하루 종일 침대생활이라는 것 병원에 입원해서라는 단서만 예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집에서도 몇달간 침대생활이라니... 봄날의 아이러니가 허리의 통증으로 SOS를 보내고 있다. 멀쩡한 우측 다리도 헐거워진 허벅지를 보이며 안타가워한다. 총체적 난관에 처한 몸의 아우성 미안한 마음으로 위로를 보내도 시원찮은 몸 그래, 누워서라도 운동을 시키자 용기를 못내는 몸을 마음이 찍어 눌렀다. 통증을 무릅쓰고 수술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통깁스에 냉찜질팩까지 무겁기도 하지만 가느러진 허벅지가 버티느라 끙끙댄다. 수술하지 않은 우측 다리도 외목발 깽깽 걸음에 무릎이 많이 고생했다. 누..

[낙상사고 투병기 51] 왼손 사용 - 왼손으로 집을 수 있다는 행복

왼팔의 반깁스를 풀고 얻은 왼손의 자유 핸드폰을 쥐고, 찐고구마를 까고... 왼손의 불편함을 견뎌낸 행복이다. 손이 자유롭다는 것의 행복을 이제야 느낀다. 멀쩡할 때는 그 중요성을 모르다가 낙상사고 후에야 절실히 깨닫는다니 많은 경험을 한 후에야 고개가 숙여지는 인간의 삶 손을 깨끗이 씻고 핸드폰을 쥐었다. 40일 만의 뿌듯함이다. 왼손에 반깁스 한 때에는 누워서 쿠션에 핸드폰을 옆으로 세우고 터치했다. 점심에 찐고구마나 찐계란을 먹을 때도 스스로 껍질을 깠다. 아이스크림도 왼손에 쥐고 먹었다. 여태까지 당연한 것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아직 수술한 새끼손가락은 붕대에 싸여있지만 그래도 양손을 사용하며 생활하게 되니 얼마나 뿌듯한가. 원숭이가 두손을 사용하여 먹는 것을 신기하게 보았었지. 당연함과 신기함 ..

[낙상사고 투병기 50] 부목 제거 - 반깁스에서 갇혔던 팔과 손에 각질이 덕지덕지

왼팔의 반깁스를 풀었다. 팔이 해방되고, 손바닥을 폈다. 각질이 덕지덕지, 벗겨내느라고 낑낑 통원치료 3차, 처음으로 택시를 타고 통원치료를 한 날 수병원에서 1시간이 기다린 후 진료를 받았다. 팔의 반깁스를 풀고, 새끼손가락만 붕대를 감았다. 40일만에 왼팔이 공기에 닿았다. 손등과 손바닥에 각질이 많이 끼었다. 40분 동안 낑낑대며 각질을 벗겼다. 뜨거운 물을 묻히고, 살이 불은 다음 벗기길 반복했다. 애벌레가 탈피하듯 껍질이 벗겨진다. 때가 아닌 살갗이 떨어져 나온다. 껍질을 벗은 손바닥에 빨갛게 새살이 보인다. 적응이 되지 않아 약각만 닿아도 아주 아프다. 손등과 팔도 허물을 벗었다. 휴, 40일의 시간이 만든 씻지않은 살갗 붕대에 싸여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팔과 손 견뎌줘서 고맙구나~ (202..

[낙상사고 투병기 49] 통원치료 - 택시 타기의 설움, 왜 다리는 골절되어 가지고

카카오택시를 이용한 통원치료 자식의 시간을 뺏지 않으니 더 좋다. 차창 밖은 5월의 푸르름이다. 나이 들어 낙상사고를 당하니 자식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제주에서 수원까지 배로, 자동차로 아들이 고생했다. 인천에서 첫 비행기로 내려와, 낙상장소의 차량를 찾고 강행군이었다. 수병원에서 검사하고 수술하는 것도 아들이 도왔다. X-ray, MRI를 찍고 판독하고, 비급여 항목 추가하는 것도 나의 정신은 수술 결과 제대로 걸을 수 있을까? 에 대한 불안감 뿐... 입원 중에는 코로라로 간병인 외에는 출입 금지 딸이 일용품을 사와도 아내가 로비로 가서 받아왔다. 퇴원일에서야 딸의 얼굴을 보고 딸의 차를 타고 퇴원했다. 1주일 후 첫 외래일을 아들이 와서 도왔다. 2차 통원치료는 딸의 차를 이용했다. 그리고..

[낙상사고 투병기 48] 광릉요강꽃 - 다리 수술 환자는 병원 요강이 필수다.

다리 수술 환자는 병원 요강이 필수다. 퇴원해서도 한밤중에는 어쩔 수 없다. 잠결에 외목발로 휘청이다간 결딴난다. 어릴 때 시골에서 본 추억의 요강 야생화를 좋아하면서 광릉요강꽃을 보고 떠올렸던 요강 낙상사고로 입원실에서 병원요강을 사용했다. 다리 골절 수술 후 병원요강은 필수이다. 병원에서는 몸을 움직일 수 없으니 아내가 도와줘야 했다. 퇴원해서는 외목발로 간신히 깽깽 걸음 낮에는 어렵게 화장실에 가더라도 깜깜한 밤에 화장실 가는 것은 위험하다. 통깁스 외목발로 잠결에 넘어지면 큰일 난다. 낮에 부어있던 다리를 밤에 거상하고 잔다. 밤에는 수술한 다리가 굳고 팔의 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병원요강을 사용한다. 여름을 지나 목발로 걷기운동을 한 후 밤이 되면 온몸의 근육이 아우성이다. 밤에 다리가 뻣뻣..

[낙상사고 투병기 47] 새우나무 - 수피가 새우등처럼 벗겨진다.

새우나무는 수피가 새우등처럼 벗겨진다. 깁스한 손발도 각질이 일어났다. 1달 이상 씻지도 못하니 ㅠㅠ 새우등 자세로 마취한 후 골절 다리 수술를 받았다. 입원 2주 후 통깁스하고 퇴원해서 침대생활이다. 깁스와 붕대를 풀 때까지 씻지 못한다. 수술한 왼쪽 손가락과 발가락에 각질까지 생겼다. 특히, 발바닥은 각질이 두꺼워 갈라지고 있다. 뻣뻣하여 발가락 운동도 거북하다. 새끼손가락 수술한 부분에 드레싱하려 풀었을 때 소독약이 말라 붙어 딱딱할 정도이다. 손가락 운동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씻지 못하는 부작용이 수술한 왼손, 왼발에 악영향을 미친다. 보면 답답하고, 몸은 말을 듣지 않고, 통증은 찌릿찌릿하다. 내 손은 내 손이 아니고, 내 다리는 내 다리가 아니다. 정말이지 생각하면 할 수록 억장이 무너진다...

[낙상사고 투병기 46] 점심 - 찐고구마도 혼자 먹지 못하는 안타까움

찐고구마와 찐계란, 토마토와 두유 고구마, 계란 껍질은 아내가 까준다. 왼손, 왼발 깁스의 외목발 집안 생활 한라산 낙상사고로 수원에서의 집안 생활 아내의 내조 없이는 생활 자체가 불가능 고구마를 까주는 아내의 손을 보고 생각에 잠긴다. 다리 절단과 손 절단 중 어느 것이 더 불행할까? 나는 당연히 이동의 자유가 없는 다리 절단이 더 불행할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손 절단이 더 불행하다는 결론이다. 이 뉴스가 갑자기 뇌리에 스친다. 왼손, 왼발 깁스한 몸으로 혼자라면 찐고구마와 찐계란을 어떻게 먹을까? 찐고구마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먹어야 하고 찐계란은 껍질째 깨서 대충 먹어야 하겠지 아내의 손길이 고맙기 그지 없다. 먹고, 싸고, 자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다. 한 손으로 먹어야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