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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휠체어를 가지러 간 사이
병원 앞 길가에 꽃들이 살랑살랑
외목발로 버티며 꽃이름을 부른다.
택시를 타고 가서 병원 앞에 내렸다.
외목발로 버티고 서 있으면 아내가 병원에 가서 휠체어를 빌러온다.
그 사이 나는 침대생활의 갈증을 씻는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고들빼기 노랑꽃들이 인도에서 차길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사이 개망초는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가로가에 식재한 쥐똥나무가 꽃봉우리를 달았다.
5월의 싱그러움이 세상을 녹색으로 물들였다.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세상은 화려한 봄날이다.
그 봄날을 나는 이렇게라도 반긴다.
남들이 보면 미친 짓일 것이다.
외목발로 버티며 핸폰을 들이미는 모습
꽃 같지 않은 꽃들에 빠진 시간을...
아내가 휠체어를 가지고 오고 있다.
봄바람이 아지랑이가 되어 피어오르듯
현기증을 일으킬 것 같은 몽롱함이 스치는 순간들
(20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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