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낙상사고 투병기 26] 잡꿈 -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불러온 무의식적 발악

풀잎피리 2022. 8. 3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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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해

무의식이 발악한다.

살아난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그림자는 무의식의 반영이 아닐까?

 

낙상사고 19일만에 집으로 퇴원했다.

낙상사고와 제주탈출, 수술까지 끝내고 집에 왔으면

그래도 편안한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잡꿈에 시달리며

몇날 며칠을 혼란한 밤의 시간을 보냈다.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난 결과이리라.

 

겉으로 멀쩡한 척해도 마음 속은 복잡하다.

재활의 시간이 거의 2년이 걸린다니

그렇다면 나이가 얼마인데... 또 제주살이는?

 

재활이 끝나면 잘 걸을 수 있을까?

수술 전 주치의가 말한 "어쩌면 다리를 절을 수도 있다"의 뜻은?

통깁스한 다리 속의 철심(금속판)도 언제가는 수술로 꺼내야 되는데...

 

또 구부러진 새끼손가락은 어쩌라구

어쩌면 통기타를 떨궈야 하는지도

카메라를 잡을 때 새끼손가락 힘이 가장 필요하다는데...

 

낙상사고, 수술, 입원 중에는 경황이 없어 현실을 버티기 급급했다.

그러나 집의 침대에서 하루종일 거상하고 누워있어야 하는 시간

혼자할 수 있는 것이 밥숟갈 뜨는 것이 전부이다.

 

왼손에 깁스까지 하였으니 누워 책을 펴서 읽기도 어렵고

오른 손으로 핸드폰을 잡아도 왼손을 사용하기 어려우니

멍한 천장만 바라보며 잡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잡생각을 하는 것에 대한 무의식적 발악일까?

머리청소를 하려는 기특한 동기일까?

시공간을 깨트리며 좌충우돌하는 잡꿈이여~

 

(2022-04-23 03:00 퇴원 후 첫 잡꿈에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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