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29

[낙상사고 투병기 128] 소금쟁이 - 생태천 아이들의 자연 놀이

생태천 아이들의 자연 놀이 잡은 소금쟁이 보여주고 놓아주며 "얘들야! 잘 살아!" 휠체어를 빌린 후 처음 휠체어를 타고 외출한 날 목발 짚고 100m를 처음으로 걸으며 목교 위에서 소금쟁이가 노는 것을 본 것은 지난 6월 하순이었다. 그런 후 두 달 가까이가 되어서야 혼자 목발을 짚는다. 점심을 먹고 산책길을 걷는데 아이들이 물가에서 뭔가 열중한다. 궁금해서 "뭣들하고 노는 거니?" 물었다. 한 아이가 뛰어와서 커다란 구슬을 보여준다. "소금쟁이예요" 구슬 안에 소금쟁이가 보인다. "다시 살려줄 거예요" 아! 소금쟁이를 잡으며 놀고 있었구나 고맙기도 하지, 이렇게 뛰어와 보여주고. 다시 뛰어가서 친구들과 합류한다. 그리고 들리는 소리 "얘들아! 잘 살아!" 생태천의 아이들, 심성이 곱기도 하다. 자연은 ..

[낙상사고 투병기 127]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아파트 도색 안전사고 방지를 기원하면서

낙상사고로 목발 짚는 걷기연습길 무궁화 꽃 배경의 아파트 도색하시는 분 안전사고 방지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낙상사고를 당한 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당연함을 소중함으로 객관적에서 주관적으로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길은 재활의 길인 동시에 사색의 길이다. 생태에 관하여, 인간에 관하여 한여름을 통과한다는 것은 땀의 시간이요, 고통의 시간이다. 그러나 가야하는 길이기에 긍정 쪽을 붙잡는다. 수술 다리의 통증과 불안을 느끼면서 생태에서 위로를 찾고 사람들에게서 응원을 받으며 측은지심을 배운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술래잡기 놀이를 했고 커서는 분단된 약소국의 아픔을 소설로 읽었다. 오늘의 무궁화 꽃은 놀이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다. 다리골절자의 안타까운 시선으로 아파트 도색공사 하시는 분의 안전..

[낙상사고 투병기 126] 구름송편버섯 - 뭉게구름 플러스 알파

장맛비가 끝나니 무더위가 꺾였다. 푸른 하늘 뭉게구름 보며 걷는 목발 연습길 구름송편버섯도 매미소리를 듣고 있다. 드디어 삼복더위도 끝나가는지 하늘은 가을하늘처럼 푸르고 뭉게구름이 저만치 일어난다. 그럴수록 매미소리는 더 크게 들린다. 목발 걷기 연습도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목발을 짚고 가다가 꽃이나 곤충을 보면 걷기연습을 멈추곤 한다. 장맛비가 끝난 오늘의 산책길도 눈이 호강한다. 벚나무 줄기에 구름송편버섯이 무수히 붙어있다. 운지버섯 또는 구름버섯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목발을 짚고 나무 가까이 다가갔다. 구름버섯이니 이왕이면 뭉게구름을 넣고 사진을 찍어보자. 디카와 달리 핸드폰으로는 응달과 양달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핸드폰만의 초강력 스킬이다. 구름송편버섯은 항암효과가 있고 다이어트와 고혈압에도..

[낙상사고 투병기 125] 청개구리 - 내 마음껏 청개구리로 살아주마

청개구리 한 마리, 길로 튀어나왔다. 자전거도 달리는 길, 어서 비껴라. 목발로 툭! 툭! 풀숲으로 쫓았다. 목발 짚고 걷기운동하는 우시장천 산책길 생태가 살아있어 참 많은 사연을 만들어준다. 지렁이가 길에 나와 세번이나 풀숲으로 가게해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청개구리 한 마리 가족의 말인지? 친구의 말인지? 모르지만 그들의 말을 듣지않고 위험한 산책길 한 복판으로 뛰어나왔나 보다. 목발 짚고 걷기운동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초반에는 아내가 동행해줄 정도로 어린이들의 자전거나 킥보드도 자주 다니는 길 자전거 타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은 청개구리 한 마리 당당하게 산책길 한 가운데 나왔어도 그냥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청개구리야! 그렇게 개망나니처럼 니 맘대로 하면 어쩌니? 목발로 툭! 툭! 땅을 때려도 길옆의 ..

[낙상사고 투병기 124] 한우 만찬 - 한우 투뿔9등급 5종, 한우 생갈비

한 달만에 아이들이 모였다. 한우 고기 6종 중 처음이 3종 여러 방법으로 배터지게 맛보았다. 낙상 사고 수술 및 재활로 수원에 있는데도 인천과 동탄에 사는 아이들을 자주 만나지 못한다. 그래도 이번에는 한 달만에 아이들이 왔다. 아들이 인천도매정육점에서 예약하여 5종의 한우 투뿔9등급과 한우 생갈비를 사왔다. 5종은 안심살, 살치살, 새우살, 치마살, 업진살이다. 이 중 살치살, 새우살, 업진살은 처음 먹어본다. 회사 경험이 많은 아들과 딸은 맛의 고수이다. 그런 아들도 3종은 처음이라면서 고기를 구었다. 아들의 먹는 방법 안내에 따라 관자, 표고버섯, 고수, 아스파라가스, 치즈, 양파 등 보조 식품을 구운 고기에 얹어 먹었다. 이름을 알아가면서 먹는 최고급 한우 고기 고기마다 미묘하게 맛이 달랐다. ..

[낙상사고 투병기 123] 매미소리 - 심기일전 보폭 10cm 아기 걸음마

장마가 끝나니 요란한 매미소리 목발을 살짝 짚고 걸음 떼기, 보폭 10cm 두렵고 통증 느끼며 아기가 걸음 떼듯 매미소리 동영상 (2022-08-12) 새끼손가락 장애 판정으로 다운 되었던 마음 심기일전하며 스스로를 격려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말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 걷기 연습길에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굼뱅이였던 벌레가 매미가 된 후 쏟아내는 절규 매미소리를 들으며 왜 절규를 떠올릴까? 뭉크가 왜 절규란 작품을 만들었을까? 무엇인가 불안감의 표현이 아닐까? 자연을 자신의 느낀 감정으로 치환하여 보는 것은 자연을 해석하는 권리이자 고유의 생각일 것이다. 목발을 짚고 서서 매미소리에 귀기울이는 낙상자 아기 걸음 같은 보폭 10cm 걸음 떼기 그것도 목발이라..

[낙상사고 투병기 122] 걸음 떼기 - 목발을 살짝 짚고

통원치료 14차(낙상사고 133일차)는 병주고 약주고 다리는 목발 없이 걷기 해볼 것 그런데 새끼손가락은 아예 굳어버렸단다. ㅠㅠ 기대에 못미친 통원진료 결과이다. 물리치료 받으며 혼자있는 시간 지루한 여름, 슬퍼지는 마음 (2022-08-11) 그러나 어쩌랴? 다시 용기를 갖자 이튿날부터 다시 재활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2가지를 시도했다. 목발을 살짝 짚고 걸음 떼기를 시작했다. 겁이 나고 후들후들 떨렸다. 아기도 아닌데, 그렇지, 힘을 내자. 두번째 시도는 무릎을 구부렸다가 일어서기 무릎은 90도 정도 겨우 구부린다. 제일 문제다. 아이구, 그 놈의 금속판. 이렇게 또 재활의 길이다. 이 여름, 땀을 많이 요구한다. 정상(正常)을 바라고, 정상(頂上)을 그리는 마음이다. (2022-08-12)

[낙상사고 투병기 121] 시간 채굴 ㅡ 2005년 플래닛 방명록에서 발견한 뜨거웠던 여름

다음 블로그 이전에는 다음 플래닛이라는 미니홈피가 있었다. 플래닛의 방을 꾸미고, 친구들의 방문과 덕담, 고민의 토로가 활성화 되었었다. 시절의 추억은 어려움을 즐거움으로 치환한 타임캡술이 되었다. 다음 블로그로 개편한 후에는 다음 플래닛의 글과 댓글, 방명록이 모두 이전되었다. 플래닛 시절의 방명록을 핸드폰으로 보니 2005년 10월4일까지 볼 수 있었다. 9월에 다음 블로그가 폐쇄되니, 서둘러 도서관 pc로 방명록을 찾아보았다. pc로 보는 방명록은 점프 기능이 없어 최근부터 일일히 클릭해야 한다. 즉, 1번 클릭하면 1번의 방명록 몇개가 펼쳐지고 아래로 3번 정도 스크롤하여야 2번을 클릭할 수 있다. 복마동에 보관된 기서를 찾기 위해 기관의 장애물을 뚫는 것처럼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

[낙상사고 투병기 120] 플래닛 세상 -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17년 전의 시간들

강북이란 낮선 동네로 탈출 다음 플래닛, 싸이월드, 칸블로그 17년 전의 웹세상 다음 블로그 서비스가 9월말로 종료되고 10월부터는 T스토리에 통합된다고 한다. 조블에서 다음으로 이사올 때 폐쇄되지 말기를 그렇게 고대했는데 ㅠㅠ T스토리에 이전될 때 댓글과 방명록은 이전되지 않는다고 한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T스토리에 이전하였다. 수원집에 PC없으니 핸폰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없어질 댓글을 훑어보다가 2005년 뜨거운 시간을 보았다. 다음 플래닛의 글이 다음 블로그에 이전되어 있었다. 아우성과 열정으로 되범벅된 나의 40대 후반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2005년도는 강남 근무를 탈출하여 강북 근무를 지원한 해였다. 송파에서의 좌절을 극복하고자 한강 다리를 건너야 했다. 성남 집에서 출근할 때 ..

[낙상사고 투병기 119] 우시장천 황새 - 중대백로냐? 쇠백로냐?

우시장천의 하얀 백로 걷기연습길의 진객 목발로 짚고 늘씬한 다리의 부러움 걷기연습길인 생태천 우시장천 백로들도 날아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옛날에는 흔하게 보았는데 도시에서 보니 기분 좋다. 어느 날 백로 한마리가 늘씬한 다리를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람에 흔들리는 물에서 반영이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한다. 목발을 짚고 서있는 것도 불편한데 새의 반영을 담는다고 한참이나 끙끙댔다. 그러나 이 또한 재활의 지루함을 달래는 법 뭔가의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은 고통을 잊는 방법이기도 하다. 삼복더위의 재활의 어려움을 이기는 몰입 이름을 몰라 새를 찍는 동창에게 사진을 보내니 중대백로라고 알려준다. 카카오스토리에 중대백로라고 올렸더니 함께 꽃탐사를 갔던 꽃객이 쇠백로라고 댓글을 달았다. 발가락이 노란 것이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