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29

2022년은 인생 반전의 해 - 상전벽해의 운명이 웬말이더냐?

2022년 내 나이 지공대사 슬기로운 은퇴생활에 상전벽해의 운명이 다가왔다. 천운으로 살고 어려운 수술과 힘든 재활의 시간 불안과 고통, 슬픔과 고뇌가 지배한 한 해 살고자 하는 의지와는 별도로 끝없이 찾아오는 무력감과 귀차니즘 그래도 극복해야하는 절박함 수직동굴과 수평동굴에서 느꼈던 공포보다 더했고 오미크론 감염으로 격리생활의 외로움보다 더했던 인생반전의 순간에 느꼈던 삶과 죽음의 간격은 너무나도 좁았다. 이제는 다리 재활이라는 목표가 인생의 제1목표가 되었고 손가락 장애라는 이름으로 영구적으로 불편해질 것 같다. 그러면서 잡아야 하는 긍정과 희망의 끈이여 내 삶의 충격이 나를 덮어버렸다. 오르던 산이 바라보는 산으로 바뀐 현실 다시 오르는 인생 반전을 그려본다. 1. 2022년 새해 일출 새해 일출의..

[낙상사고 투병기 137] 계단 연습 ㅡ 목발 짚고 징검다리를 건너다

도서관으로 가는 다이렉트 길 처음으로 목발을 짚고 징검다리를 건넜다. 그동안 목교를 통하여 우회했었다. 창문으로 한림도서관이 빤히 보인다. 아파트와 한림도서관 사이에 징검다리가 있다. 징검다리를 건널 수 있도록만 되어도 얼마나 좋을까? 우시장천 산책길에서 목발 짚고 걷기연습할 때에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부러웠다. 평지 걷기도 힘든 목발 초보자의 부러움이었다. 낙상사고 153일째 되는 8월 말일 울퉁불퉁한 돌계단을 내려가 징검다리 건너고 다시 불규칙한 돌계단을 올랐다. 드디어 목발을 짚고 다이렉트로 건넌 것이다. 아내가 그 모습을 핸폰에 담았다. 이제 도서관 가는 길이 훨씬 가까워졌다. 처음 계단 연습은 아파트 현관 입구의 3개 계단이었다. 휠체어 길로 돌아서 다니다가 용기를 냈다. 입구 계..

[낙상사고 투병기 136] 도란도란 - 정답게 이야기하는 소리,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

걷기 운동 유턴 지점 도란도란교 이름 뜻이 너무도 좋다. 함께 어울리는 소리 목발 짚고 걷기 운동하면서 생태나 사람들을 보면서 힘을 얻게 된다. 위로를 받고, 힐링을 하니 아픔이 경감된다. 하루에 꼭 한번은 도란도란교에서 U턴한다. 손목도 아프고, 다리가 통증을 전달해도 걸음 연습 최소 2km 목표는 해야 하니까 도란도란을 웹의 어학사전으로 검색해보니 1. 여럿이 나직한 목소리로 정답게 이야기하는 소리 2. 개울물 따위가 잇따라 흘러가는 소리 바로 우시장천 걷기연습길에서 늘 마주치는 소리이다. 정답게 이야기하며 걷는 사람들이 더없이 행복해보이고 시냇물 소리 들으며 다리 밑에서 쉬고 있을 때 편안한 힐링을 맛본다. 걷기 연습길의 환경이 너무 좋다. 이럴게 우시장천의 이모저모를 알게 되며 우리 동네라는 친근..

[낙상사고 투병기 135] 하굣길 - 명랑한 모습, 추억을 더듬는 시간

아이들이 쏟아져나오는 하굣길 하굣길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생태길 산책길, 징검다리 건너 집으로 신나게 하굣길 동영상 (2022-08-26) 목발 짚는 걷기연습길 아름답게 보이는 환경이 너무 좋다. 자연이 살아있는 생태길이다. 아이들이 쏟아져나오는 초등학교 정문 왁자지껄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목발 짚고 서서 한동안을 지켜보았다. 걷기연습하면서 늘 생각하던 것 어린들의 호기심, 어른들의 친절함 우시장천 생태환경이 선물한 것이 아닐까? 젊은 부모들이 이사를 가도 단지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도 들었고 이삿짐 차가 자주 보이는 것도 아니고 내가 느끼기에도 정말 좋은 동네이다. 50년도 더 전에 나의 초등학교 하굣길은 4km 산길이었다. 산딸기를 따먹고, 민둥산에서 슬라이딩을 하고 새집을 보고, 땅벌에 쏘이기도 하..

[낙상사고 투병기 134] 아기 걸음 - 침대방에서 거실창까지 왕복 2회

목발 없이 걷기 연습 침대방에서 거실창까지 왕복 2회 아내의 박수에 흐뭇 비록 실내지만 큰 맘 먹고 목발 없이 걸어보았다. 침대방에서 거실의 창까지 목발없이 아장아장 왕복 2회 했다. 낙상사고 후 149일째의 아기 걸음마였다. 아야! 하는 왼발아~ 좀 참아다오. 네가 참아주고 힘써주면 한라산에도 데려가줄께! 아내의 박수를 받으니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아기가 걸음마를 떼면 잘한다고 엄마가 박수쳐주듯 낙상환자의 아기같은 걷기연습도 격려가 필요하다. 아기처럼 되었던 침대생활을 벗어나려는 노력이다. 삼베옷을 벗고 셔츠로 갈아입으면서 봄날의 사고에서 여름의 땀방울을 거치며 매미소리가 잦아지는 현재를 생각한다. 가을의 걸음을 위한 걷기연습을 하러 나간다. 이제는 목발보다 수술 발에 힘을 주며 걷는다. 거실의 ..

[낙상사고 투병기 133] 고구마 잎줄기 껍질 벗기기 - 손톱 끝이 아우성

엄지 손톱으로 끝을 벌려 벗겼다. 손톱 끝이 아프다고 엄살부린다. 참 힘들게 나오는 반찬이었구나 낙상사고 후 146일째, 처음으로 아내를 도왔다. 살짝 데친 고구마 잎줄기의 껍질을 벗기는 일이다. 낙상사고 후 줄곧 케어해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다. 식탁에 앉아 잎줄기 끝을 손톱으로 제킨다. 사실 이 동작이 제일 힘들다. 잎줄기의 끝이 벌어지면 그 끝을 잡고 당기면 훌렁 벗겨진다. 처음에는 할 만 했다. 그런데 조금 하니 손끝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손톱 끝도 검게 물들었다. 오랜만에 앉았더니 앉아있기도 힘들다. 한 시간 정도하니 도저히 못 앉아있겠다. 기어이 침대에 누웠다. 아내는 한 시간 더 껍질을 벗긴다. 반찬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구나 주부의 할 일이 정말 태산처럼 많다. 청주 시절 고구마 ..

[낙상사고 투병기 132] 블로그 티스토리 이전 - 도서관 공용 pc에서

도서관 공용pc 남은 시간 72분 티스토리 이전 단추를 눌렀다. 그 동안의 댓글들이 사라지는 아픔 다음 블로그가 티스토리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아쉽고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또 댓글들이 사라지는구나 하고 원통하기도 했다. 책의 일방통행과 달리 웹의 글은 방문자의 댓글이 있어 쌍방으로의 소통이 핵심이다. 그런데 블로그가 이전하면서 그 댓글이 없어진다. 낙상사고 후 공공 도서관에서 근근히 이어갔던 포슽들 하루 최대 3시간의 범위 안에서 공용 PC를 사용했다. 걷기운동을 한 후 앉기연습도 할 겸 도서관을 찾았다. 올린 글의 댓글 때문이라도 신속히 블로그를 이전하여야 하는데 플래닛시절의 본문 댓글과 방문자 댓글을 시간채굴로 다시 보느라고 한 달이나 늦어졌다. 17년전의 사연을 모두 읽은 후 블로그 이전..

[낙상사고 투병기 131] 걸음마 시도 - 목발 없이 7cm 첫 발 떼기

목발에 의지하지 않고 걸음마 시도 정갱이뼈 통증 딛고 한 발 떼기 7cm 저녁에 보니 힘썼다고 다리가 부었다. 처음으로 깁스신발을 벗고 슬리퍼만 신고 집을 나섰다. 발이 가벼운 듯 했지만 허전한 느낌 그리고 몸에서 전해오는 긴장감 오늘은 야외에서 목발 없이 걸음 떼기 방 안에서 수없이 연습한 대로 용기를 냈다. 보도블록 1칸이 두 걸음이니, 보폭이 7cm 정도이다. 그야말로 아기의 첫 걸음처럼 후들후들 떨리고 혹시라도 넘어질라 온 몸은 바짝 신경이 곤두섰다. 휴~ 몇 발 떼기 하고보니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목발을 짚고 쉬면서 그네타는 어린이를 본다. 무릎을 자유자재로 구부리며 잘도 탄다. 자유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나 간절해본 적이 있나 걸음을 걷다 잠시 멈춰서서 사람들을 본다. 부러움을 넘..

[낙상사고 투병기 130] 죽단화 풍경 - 땀이 범벅, 걷기 연습하다가 뭐얌!

다시 더워진 날씨 같다. 죽단화가 예뻐 땡빛 아래서 촬영했다. 땀이 범벅, 걷기 연습하다가 뭐얌! 말복이 지난 후 하늘은 가을을 연습한다. 나는 목발을 짚고 걷기 연습을 계속한다. 여름은 그렇게 나를 땀으로 몰아갔다. 나를 몰아가는 세월 그 세월을 탓할 순 없다. 왜, 나 때문이니까 이제는 걸어야 하는 삶 찌들고 힘들어도 걸어야 사는 삶 그 삶의 끄나풀은 꽃이다. 원래는 야생화를 더없이 좋아하는데 재활하는 마당에 그냥 꽃이라도 좋다. 우시장천 산책길에 핀 죽단화 노란 겹꽃이 군데 군데 남아있었다. 홑꽃이면 황매화, 겹꽃이면 죽단화(겹황매화)이다. 죽단화는 옛날 시골에서 클 때 화단에서 보았던 꽃이다. 재활하며 보는 꽃은 색다르다. 재활과 관련해 보기 때문일 것이다. 목발을 짚고 걷기도 힘든데 말이다. 목..

[낙상사고 투병기 129] 위대한 걸음 -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자의 부러움

걷는 자의 직립 보행 부러운 시선의 산책길 평범함을 위대함으로 본다. 침대에 누워있을 때는 목발이라도 짚고 걸어보았으면 했다. 그런데 땀 흘리며 목발로 걷기연습 하다보니 산책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 이런 간사한 마음을 갖는 것이 낙상자의 아픔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간사한 것일까? 어쩌면 생존의 기초적 욕구를 달리 표현함일지도 모르겠다. 목발 연습한 지 두 달이 되었다. 우시장천 산책길을 왕복하는 걷기 연습이 매일 이어진다. 왕복 2km를 처음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였다. 그러나 목발 짚기가 만만치 않은 재활이다. 걷기 연습할 때마다 통증과 아픔을 참아야 한다. 가다 쉬다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본다. 잘도 걷는다. 자유롭게 걷는다. 즐겁게 걷는다. 저 모습이 나에겐 위대함으로 보인다. 저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