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29

[낙상사고 투병기 118] 걷기연습길의 고마움 - 생태길의 친절한 주민들

자전거 타는 어린이 강아지 유모차 미는 여인 한 마디 말에 힘을 얻는다. 수원 권선동의 우시장천 생태천 양쪽에 산책길이 있고 그 안쪽에 오솔길이 있다. 아파트 6개 단지 사이를 흐르고 있는데 각종 식물과 물에 사는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그 생태길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동심을 키운다. 주말이면 부모와 함께 잠자리채나 곤충채집통을 가지고 곤충이나 물고기를 잡으며 놀고 있다. 그 모습을 보는 낙상자의 얼굴에도 미소가 어린다.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성향도 굉장히 친절하다. 아이들의 애들다운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깁스하고 목발 짚을 때도 아이들이 인사를 많이 받았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두 번이나 인사를 받았다. 목발 짚으면 걷는데 "안녕하세요?" 꼬마 자전거 타면서 인사하며 지나가는 어린이 "그래" 하면..

[낙상사고 투병기 117] 삼베옷 - 한여름의 삼베옷, 시원해서 좋구나

까슬까슬하다. 땀을 빨리 흡수하고 배출한다. 삼복더위에 딱이다. 삼복더위에 목발 짚는 일 땀과 싸우는 재활길이다. 땀에 젖은 옷이 짜증을 불러오기도 한다. 삼베베개에 이어 이번에는 삼베 반바지를 입었다. 삼베는 삼으로 짠 천을 말하며, 베 또는 대마포로도 불린다. 옛날에 베는 여름에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직물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삼베옷을 보기가 어렵다. 나도 한 때 40대에는 삼베옷을 입고 싶었다. 그러나 은퇴 후 낙상사고를 난 후에야 삼베옷을 입는다. 시원한 삼베 바지를 입고 걷기연습을 했다. 옷이 까슬까슬해서 구멍이 나서 시원했다. 삼복더위 걷기연습길의 옷으로 딱이었다. 며칠 후 삼베천으로 윗옷도 만들었다. 삼베천이 부족하여 나시 형태로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아내가 만들어준 ..

[낙상사고 투병기 116] 긴급 대피 - 목발 짚으니 소나기엔 속수무책

손은 목발에 빼앗겼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니 어쩌라구?. 긴급 대피 후 아내에게 SOS 긴급 대피 동영상 (2022-08-08) 하루 종일 장맛비가 쏟아졌다. 오늘은 걷기 연습 쉬어야했는데 오후 늦게 그쳤다. 목발을 짚어 우산을 들 수 없는 처지 설마 그 사이 또 비가 내려려나? 삼베 옷을 입고 가볍게 출발했다. 장맛비가 그친 시원한 산책길 한여름의 열기를 식힌 듯 깨끗한 자연이 싱그럽다. 사쁜 사쁜 걷는 산책길 왠지 기운이 나는 것 같다. 그런데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왕 시작한 것 끝까지 가자 도란도란교에서 유턴했다. 그 때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두둑 떨어지더니 무섭게 내린다. 급히 옆 단지의 아파트로 긴급 대피했다. 고양이 한 마리도 나보다 먼저 피신해 있었다. 아파트 앞은 시뻘..

[낙상사고 투병기 115] 거미줄 - 거미줄에 걸린 삶, 낙상사고를 당한 삶

거미줄에 걸린 삶 낙상사고를 당한 삶 알 수 없는 삶의 미래 삶의 반전은 모든 생물의 가능성일 것이다. 목발 짚고 걷기 연습길에서 거미줄에 걸린 삶을 본다. 낙상사고로 뜻밖을 삶을 살고 있는 나를 보는 것 같다.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영웅적인 활동을 한다고 하나 대다수 곤충은 거미줄에 취약하다. 거미줄에 걸려 몸부림 치다가 체액을 빨린 후 말라버린 흔적에서 눈물겨운 삶의 애환을 유추해 본다. 재활이라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며 살아났다는 안도감은 희미지해지고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곤 한다. 손바닥과 손목의 통증을 넘어서 몸의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이 꿈틀거린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거미줄을 모아 끈적이는 껌을 만들고 막대기 끝에 거미줄껌을 붙여 앉아있는 잠자리에게 살며시 다가가던 추억이 ..

[낙상사고 투병기 114] 지렁이 -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산책길의 지렁이, 땡빛에 살려는 몸부림 아내가 숲속으로 보내 주었다.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우시장천 산책길은 생태길이다. 곤충과 새들을 관찰할 수 있고 야생화들도 볼 수 있다.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면서 생태길이 있음에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재활의 어려움을 힐링으로 바꿔주니 참 다행이다. 여름이 되니 산책길에 지렁이가 많이 보인다. 생태가 살아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데 자전거에 치여 죽은 모습도 간혹 보인다. 햇빛이 내리 비치는 여름 날 산책길 보도블록에 지렁이 한 마리가 꿈틀거린다. 달려가는 자전거에 치이면 죽을 것 같다. 아내의 측은지심이 발동되었다.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지렁이를 길 옆의 숲으로 보내주었다. 지렁이도 살고, 나도 아둥바둥 살려고 목발을 짚으며 연습하고 있다. (2022-08-0..

[낙상사고 투병기 113] 손님맞이 - 도서관 휴게실, 물고기 어항

나에게 도서관의 역할은 책이 아니다. 공용 pc로 블로그를 올리며 앉아있기 연습이다. 이번에는 찾아온 손님을 맞았다. 낙상사고로 주로 집의 침대에 누워있고 아파트 산책길 걷기연습과 도서관 블로그 포슽이 유일한 외출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므로 갈 곳이 없다. 집 문제로 직접 찾아가지 못하니 방문하여 승낙서를 받아야 한다는 손님을 도서관에서 만났다. 관계 서류를 확인하고 승낙서를 써주었다. 요즘은 프라이버시 문제로 손님을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만난다. 아파트 컴뮤니티에 차를 마시도록 준비된 곳에서 손님을 만난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손님을 맞으니 요즘의 현상을 실감한다. 도서관 공간에 이렇게 손님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니 놀랄 뿐이다. 그런데 더 놀란 것은 도서관 1층에 물고기 어항이 있는 것이 아..

[낙상사고 투병기 112] 손바닥 물집 - 열심히 목발 짚기한 선물이던가?

그렇게도 손바닥이 아프더니 동그란 물집 2개가 생겼다. 열심히 재활운동 했다는 선물이던가 여름의 한증막에 땀을 질질 흘리는 계절이다. 장맛비로 습기 많은 공기가 몸을 끈적인다. 목발로 걷기 연습하는 길에 고난이 이어진다. 목발을 짚을 때 가장 힘든 것은 손목과 손바닥의 아픔이다. 아픔을 완화시키려 목발 손잡이에 붕대를 감았지만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아픔을 풀어주어야 한다. 그렇게도 힘들게 했던 여름의 목발 연습길 급기야는 손바닥에 물집까지 생겼다. 그래도 재활운동은 해야한다. 물집이 생기지 않은 손바닥에 힘을 더 준다. 균형이 맞지 않은 목발 연습이 어렵다. 엉치까지 아프다고 하소연이다. 약도 바르지 않고 이튿날도 걷기 연습하고 3일째 날에는 물집이 터져 뭉그러졌다. 쓰라린 물집 흔적에 땀이 스며들었다...

[낙상사고 투병기 111] 컨디션 꽝 - 걷기 연습 목표 미달

목발 짚고 걷는 길 쉽지는 않다. 그런데 몸의 컨디션까기 꽝인 날. 너무 힘들어 걷기 연습 목표 미달이다. 기분파란 말이 있다. 아마 몸의 컨디션도 최고치에 달할 것이다. 그런데 그 반대의 상황도 있다. 몸의 컨디션이 꽝이다. 맛난 점심을 먹었는데도 흥이 나지 않는다. 간간히 비까지 내리는 날 그래도 걷기연습은 해야한다. 벨크로를 벗고 깁스신발만 신었다. 종아리가 걷는 압박에 몸서리친다. 손목과 손바닥은 더없이 아프다. 걷다 정지했다 걷다 정지했다. 굴다리에 앉아 쉬는데 처량하다. 다시 걷는데 목표까지는 못가겠다. 중간에 유턴해서 돌아오는 길 허리까지 아우성이다. 적어도 전날보다 적게 재활하지는 않겠다고 했으나 기분이 다운되니 어불성설이다. 몸이 이렇게 슬럼프에 빠지다니 재활의 어려움이 다시 실감한다. ..

[낙상사고 투병기 110] 8월 첫날 - 낙상사고 5개월 째, 이 생각 저 생각

더위가 하늘을 찌른다. 통증의 땀방울은 옷을 적신다. 그 속에서 찾은 삶의 하루 시간의 획이 또 그어졌다. 힘든 고비를 지나고 보니 감회는 "벌써" 영민한 인간이 만든 시간이란 글짜 그 시간 속, 낙상 환자의 하루 실내 자전거 타기, 식탁의자 팔굽혀펴기 등 재활운동 그리고 목발 짚고 걷기운동, 도서관 찾기와 웹소설 읽기 어쩌면 다람쥐 쳇바뀌 도는 듯한 일정이지만 오늘은 8월이라는 시작에 반깁스(벨크로)를 풀고 깊스신발을 신고 슬리퍼를 신었다. 반깁스로 종아리를 묶었던 벨크로를 푸니 시원했지만 종아리의 허전함에서 통증을 더 심하게 느꼈다. 그래서 반깁스를 할 때보다 천천히, 살며시 걸었다. 아내는 뒤에서 따라오고 목발 짚은 고통을 참으며 나의 머리는 헤멘다. 이 생각, 저 생각 "너, 내 거 할래?" . ..